이제 고양이와 살기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남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이보다 더 내맘같은 책제목이 또 있을까? <종이달>의 저자 가쿠다 미쓰요를 첫집사로 만든 회색 고양이 토토는 사랑스러웠다. 내 반려묘와 살짝 닮은 모습도 있어 남의 일 같지 않았으며 집사로 살고 있기에 모든 페이지의 글이 나의 일상과 교차될 수 밖에 없다. 소중한 마음, 미안한 마음을 동시에 갖게 만드는 작은 생명, 고양이. 예술가와 고양이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라지만 제 132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는 어떻게 고양이와 만나게 된 것일까.

[대안의 그녀]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해가 2005년, 생애 첫 반려묘인 '토토'가 태어난 해는 2010년. 만화가 사이바라 리에코네 고양이가 출산하기를 기다렸다가 데려온 일곱번째 고양이는 운동신경이 참 둔했다. 고양이스럽지 않게 침대에서 떨어지기 일쑤면서 벽에 얼굴을 처박기도 했던 것. 하지만 반년 만에 구개호흡을 하는 걸보고 방문하게 된 병원에서 토토가 보통 고양이보다 심장이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혈액이 걸쭉해지기도 쉽고, 혈전이 생겨서 발작을 일으킬수도 있어 격하게 놀거나 비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함께 살게 된지 반년 만에 헤어질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된다면 얼마나 먹먹한 느낌이들까.

하지만 토토는 축 쳐져 있는 고양이가 아니었다. 중성화 수술 후엔 수술자리를 자꾸만 핥아서 계속 병원에 다녀야했고 거울 앞에서 배고픈 얼굴을 연습(?)하는 등 명랑 고양이로 성장해나갔다. 페이지 속에서 일상의 토토 사진을 발견할 때의 기쁨이란....!! 내 고양이가 아닌데도 너무 귀여워서 환호성을 지르게 만든다.

말이 서로 통하지 않아 정확하게 그 마음을 알 수는 없지만 살아가는 동안 반려동물과 사람 사이엔 가족만이 알 수 있는 느낌이 서로 전달된다고 믿고 있는데, 토토와 와 저자 역시 같은 맘으로 함께 살고 있는 듯 했다. 토토가 좋아하는 것, 특별한 순간의 표정, 절대 하지 않는 것, 서로 닮아가는 행동들....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것들만 쌓여가는 사이. 이 행복함을 아직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달콤한 입문서처럼 읽혔으면 좋겠다.

책의 표현 중에 B.C / A.C 라는 단어가 참 좋다. 이전에는 B.C 라고 하면 '기원전'의 의미로 역사를 먼저 떠올렸을텐데, 이젠 'before cat','after cat' 의 의미로 먼저 떠올려질 것 같다. 간만에 즐겁게 읽은 애묘 에세이! 나도 이젠 '고양이와 실기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작가 가쿠다 미쓰요처럼!!! 마법의 책처럼 모두에게 그렇게 읽히면 참 좋을텐데......!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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