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esta Femenina: Homenaje A las Mujeres A Traves de Historias Tradicionales Mexicanas = Fiesta Femenina: Celebrating Women in Mexican Folktale (Hardcover) - Homenaje a Las Mujeres a Traves De Historias Tradicionales Mexicanas
Mary-Joan Gerson / Barefoot Books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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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abian Nights> 를 통해 Barefoot Books의 책들에 관심을 가진 후 사게 된, 두 번 째 책이다. 주문 후 비교적 오랜 기다림 끝에 설레는 맘으로 책을 펼쳐 든 순간 드는 생각. 

 

1. '아, 씨바 좆됬다.' 이건 도대체 어느 나라 말??? 물론, 스페인어로 된 책인지 제대로 확인도 않고 무조건 갖고 싶은 맘에, 성급하게 주문한 나의 100% 실수다. 아무리 그림이 좋을 것 같아서 샀다고는 하지만 책값이 싼것도 아니고 이를 우째. 

 

2. '에게, 이게 뭐람'  일단 표지부터 영 시시했다. <The Arabian Nights>와 비슷할꺼란 막연한 예상과 달리, 책 크기도 작을 뿐더러, 일반 책 처럼 종이 표지로 덮여 있어 <The Arabian Nights> 보다 영 없어 보인다.

 

하지만 어쩌랴. 이미 엎질러진 물. 천천히 마음을 가다듬고 책장을 넘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위와 같은 생각은 싹 사라졌다. 글 모르는 어린 아이처럼 내용도 모르고 오로지 그림에만 집중해서 무슨 이야기인지 나름 짜맞춰 가는 동안, 이 책만이 가진 독특한 그림체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무슨 무슨 곤잘레스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이름으로 보아, 아마도 멕시코나 남미 사람일 것 같은데, 확실히 <The Arabian Nights>의 그림체와는 다르다. - <The Arabian Nights>의 일러스트레이터도 다시보니 중동 쪽인 것 같다-  확실히 해당 문화의 정서를 이해하는 사람과, 타문화권 사람의 그림 사이엔 분명한 차이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멕시코의 전래 동화 (전설) 속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만을 모았는데, 이런 멕시코 냄새 물씬 풍기는 화려한 그림들이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특히 과달루페 성모 마리아 그림이 좋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가냘픈 백인 미인, 마리아의 이미지와 전혀 딴판인 검은 피부, 칠흙같은 머리, 뚱글 넓데데한 얼굴이 이색적이면서도 푸근하다. 이야기도 알면 더 좋겠지만 -스페인어를 공부하거나 일일이 인터넷을 뒤지지 않는 이상 힘들테고- 글이 아니라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눈이 즐겁고 돈이 아깝지 않은 책이었다. 

 

할 수 있는 한  Barefoot Books 의 사랑스러운 책들을 모으리라는 다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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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도서관
조란 지브코비치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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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어디 추천, 무슨 무슨 상 수상, 누구 누구 리뷰 같은 것들에 혹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책을 고르기 전에 아무래도 '어떻다 카드라~~'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 사실이다. 때론 그런 추천을 통해 알려지지 않은 보석같은 작품을 건지기도 하고, 또 그 짜릿함을 나누고자 추천도 하고, 선물도 하고 그러는 거 아니겠나. 이 책 같은 경우엔 알라디너들의 대체로 높은 별점과 화려한 수상 경력에 거의 전적으로 기대어 고른 책이라 그런지 읽은 후, 허탈감과 아주 약간의 배신감도 상대적으로 더 큰 것 같다. 

 

살짝 '환상특급' 분위기 비스무리한 게 풍기긴 하는데, 책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라는 주관적 매력 요소를 뺀다면, 도저히 상상키 힘든 기발함이나, 스토리 자체의 흡입력, '환상특급'이 주었던 기괴한 으스스함, 아니면 아예 동화같은 달콤한 아름다움같은 뭔가 이 작품만의 주특기가 없다. 구지 <위대한 도서관>처럼 맛과 관련해 비유 하자면 xx동 xx 설렁탕 맛이다. 소문난 맛집이라길래 가봤다. 손님도 많고 다들 맛있다고 한다. 소금치고 깍두기랑 곁들여 먹으면 맛있다고 생각하며 먹을 수도 있지만, 국물은 어딘지 모르게 밍밍하고 깊은 맛이 없다. 맛집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한 것 같은데 손님은 내가 생각하는 맛에 비해선 많다. 뭐 '제눈에 안경, 제혀에 입맛'의 문제겠지.   

 

<야간 도서관>과 <지옥 도서관>의 발상이 좋았는데, 실제로 저 너머 어딘가 그 누군가는 - 그게 외계인이든, 조물주든, 하느님이든간에- 모든 인간 삶의 기록이 담긴 책들을 보관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것들을 정리, 분석, 실험, 데이터 베이스화 해서 인류의 발전 방향을 예측할 법함직도 하지 않은가. 그의 입장에선 그것이 하나의 진지한 작업 같은 것일지 혹은 일종의 놀이 같은 것일지는 모르지만.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그런 식으로 관찰, 기록, 저장된다면 그리고 그 거대한 프로젝트에 나의 삶이 어떤 식으로든 - 자료의 정확도 증진, 오류의 수정 보완, 혹은 엔터테인먼트의 다양성 확보 등등등 - 기여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내가 만약 주인공이었다면 내꺼만 달랑 읽고 뛰쳐나오진 않았을텐데 말이다. 세상엔 누구나 정말로 알고 싶은 사람, 이해하고 싶은 사람, 정신세계가 궁금한 사람이 한 두명 쯤은 있지 않나. 타인의 인생 리포트를 읽는다는 것. 무섭고도 매력적인 일이다. 그리고 정말 지옥이 있다면, <지옥 도서관> 방식의 지옥. 난 완전 공감에 대찬성이다. 물론 누구에겐 지옥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천국이 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덧붙임

읽을 땐 그저 그랬는데, 가끔 책 속 장면 장면들이 영화처럼 문득 떠오르곤 한다. 시각적 이미지가 강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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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집 - 갖고 싶은 나만의 공간, 책으로 꾸미는 집
데이미언 톰슨 지음, 정주연 옮김 / 오브제(다산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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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감각도 별로고 딱히 인테리어에도 관심 없지만 그게 또 책이라면 혹하지 않을 수 없지. 이것 저것 다 제껴두고라도, 책으로 가득찬 서재 이미지를 포식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눈 호강이니 마다할 이유가 있겠나. 

 

거실, 복도, 주방, 침실, 어린이 방등으로 집의 공간을 분할하고, 각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서재들의 사진, 인테리어 포인트, 앤 패디먼이나 조지 오웰 등 익숙한 작가들의 책 관련 코멘트 등을 간간이 섞어, 글도 사진도 휘릭 휘릭 부담없이 눈요기 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모든 서재들이 '물건너' 것들이라 좀 비현실적이었다는 것. 외국 잡지에 실린 인테리어 사진 마냥 존나 럭셔리하고 우아하고 모던한데, 막상 우리 집에 적용해서 꾸며볼 수 있을꺼란 엄두는 나지 않는 그런 느낌 말이다. 구지 잘 꾸며진 아름다운 서재가 아니라도 한국의 좀 더 현실감 있는 서재를 훔쳐보고 싶은 욕구가 상대적으로 더 강해졌다. 예전에 알라딘 서재 주최 책자랑 이벤트가 있었는데, 그 때 올라왔던 책장 사진들이 개인적으론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왜? 현실적 선에서 비교 가능하니까. 과연 나처럼 보통 사람들은 얼만큼의 책이 있는지, 어떻게 쟁여놓고 있는지 은근 궁금해진다. 하지만 이름모를 잡지와 낯선 원서들의 진열을 봐도, 책 주인의 취향도 파악안되는 그저 이쁘기만 한 물건너 서재들은 별로 궁금치가 않다.   

 

신랑과도 잠시 얘기했지만, 한국 작가들의 서재만을 모아놓은 사진집이 있어도 재밌을 것 같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를 보면 가끔 서재 사진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 신경숙 작가의 서재라면, 규모만으로 따진다 쳐도, 이 책 어느 외국 서재에도 꿀리지 않겠지.-  글로 먹고 사는 프로들의 서재는 과연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예전엔, 남에게 보여주기 그럴듯한 서재 만들기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딘지 비웃어 주고 싶고, 그저 지적 허영심의 상징으로서 한 번 읽히지도 못한 책들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싶었는데, - 사실 나도 책을 좋아하니까, 당장 못 읽더라도 일단 갖고 싶은 욕심에 들여만 놓고 못 읽은 책도 아직 많다 - 독서를 싫어하더라도 책 자체를 하나의 오브제로 사랑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요즘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침 이와 관련 그럴듯한 말이 이 책에 있다.  

 

'미국 성직자 토머스 웬트워스 하긴슨은 <읽지 않은 책들> 에서 책꽂이가 부족해 목수를 불렀을 때의 일을 이야기한다. 목수가 그에게 "정말 이 책들을 다 읽으셨어요?"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은 도구 상자에 있는 도구들을 다 쓰시오?" 물론 아니다. 도구란 나중에 필요할 경우를 대비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서재는 읽은 책을 보관해두는 곳이 아니라 필요할 때를 대비하는 공구상자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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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크로메가스.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0
볼테르 지음, 이병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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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2을 읽을 때 볼테르와 샤틀레 부인과의 사랑이야기가 흥미로웠고, 평소에도 볼테르의 작품을 읽어 보리라 벼르던 차에 겸사겸사 읽게 되었다. 여자라는 핸디캡과 편견을 극복하고 자신의 호기심과 흥미에 따라 과학계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갔던 샤틀레 부인이나, 평생 이리저리 쫒겨다니는 정치적 망명자로서의 고달픈 삶을 감수하며, 정치와 종교라는 절대 권력에 비판의 칼날을 세웠던 볼테르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존 권위에 도전하고 그들 스스로 하나의 답이 됨으로써 동시대를  더 다양하고 풍요롭게 만든 정말 멋진 커플이다.  

 

1700년대에 쓰여진 소설임을 감안할 때 - 전개방식, 문체등 전반적으로 <유토피아>와 비슷한 분위기- 소설의 완성도 보다는 시대적 의의와 주제 측면에서 이 작품을 보아야 하지 않겠나. 다 읽은 느낌은, 소설의 형식을 빌린 철학 혹은 사회과학 서적이랄까. 

 

이 광대한 우주 속에서 지구와 인간의 존재는 무엇인지, 조물주의 관점에서 바라 본 우주의 다양성과 상대성은 어떤건지, 이 세상은 과연 최선의 상태에 있는 것이며 악과 고통은 왜 존재하는지, 종교의 광기와 독단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와 같은 근원적 질문들을 두 편의 짧은 분량 속에 응축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 소설 속 사건이나, 해설이 너무 직설이란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역시 18세기 작품이란 걸 감안해야겠지- 

 

개인적으로는 미크로메가스가 더 좋았는데 좀 뜬금없는 생각이긴 하지만,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 철학자들이 비슷한 명제들에 대해 사유한 결과물들이 -작품들- 이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몰라서 모르는 건지, 아님 국가의 통치 원리와 도덕 덕목에 대한 탐구 일색 풍조 속에서, 인간의 기원을 고민한 철학자들의 저작물이 있는지 말이다.

 

'원인없는 결과란 없다. 모든 것은 필연적으로 연결되고 최선을 위해 조합되어 있다'라는 기독교적 혹은 모든 종교적 세계관 속의 대책없는 낙관주의에 대한 비꼼과 풍자가 돋보이는 한 방이었지만, 뭔가 혹 할만한 가르침(?) 한 수 없이, '인간은 휴식을 위해 태어나지 않았으니 이러쿵 저러쿵 따지지 말고 일이나 하자, 즉 우리의 정원이나 가꾸자'는 뻔한 결말로 끝나는 마무리를 보며 뭔가 아쉽고 허전하긴 하다. 하긴 진리는 항상 뻔하지 않은가, 파랑새를 곁에 두고 찾아 헤매는 어리석은 습관이 항상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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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 신개정판 생각나무 ART 7
손철주 지음 / 생각의나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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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풀이삼아 읽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대치가 어느 정도는 있었던지, 몇 장 넘기지 않았을 때부터 슬슬 실망스럽더니 다 읽고 나도 마찬가지다. 제목이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길래 집필 의도를 내 딴엔 '그림 뭐가 좀 보이도록 알게 해 주겠다'로 잘못 해석했나 보다. 초고가 신문 연재였다는데, 딱 그 수준으로 보면 된다. 그림과 화가등에 얽힌 흥미성 가쉽거리의 나열. 그게 다다. 읽을 땐 재밌는데 읽고 나면 하나도 남는 것 없는 것. 이 책에 쓰여진 자질구레한 에피소드들이 과연 얼마나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그것들을 알고 나면 그림이 달라 보이게 되는건지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기대치가 높지 않다면 화장실에 두고 가볍게 읽으면 나쁘진 않을 것 같다.  

 

특히 곳곳에 언뜻 언뜻 비춰지는 작가의 닫힌 사고방식이 종종 거슬렸는데, 외국의 색깔 이름이 몰인정하고 살풍경하다거나 -프러시안 블루가 뭐 그리 짜다리 살풍경 하단건지? 우리 색깔 이름의 우수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꼭 그렇게 서양의 것을 억지스럽게 까야만 하나?-  마돈나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사들인 부분 -자기가 마돈나 속에 들어가봤나? 마돈나가 칼로의 그림이 단지 특이해서 샀던, 작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샀던, 그림을 사도록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뭔가 있었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 작품을 알아보는 자기만의 안목을 키우라더니 이런 식의 은근한 폄하는 또 뭔가? -, 자포니즘, 우키요에에 대해 원숭이 운운한 표현 - 설마 일본인을 원숭이에 빗댄건 아니겠지, 문맥상 해석이 애매하여 작품에 원숭이를 그렸다는 말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후지산 36경이든 뭐든 고흐를 비롯한 잘나가는 화가들이 일본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에 있어 뭔가 못마땅한 저자의 심사가 느껴지는 건 왜일까? 난다 긴다한 작가들이 그럴 가치도 없는 일본 작품에 목 매다는 듯한 모습을 조롱하는 투로 느껴지니, 일본의 것이라면 무조건 적대시하는 혐오증이 있으신건 아닌지- , 스탈린이나 김일성 체제하의 미술 작품들에 대한 일방적 시선 등, 뭐라고 딱 꼬집어 말 할 수는 없지만 소탈한 문체에 숨겨진 편협한 사고와 젠체 하는 태도랄까 그런게 느껴졌다면 나만의 오버인가. 

 

흥미성 가쉽거리를 맥락도 없이 이래저래 긁어 모아 짜집기 한 급조의 느낌. 그나마 인용한 작품들의 도판이 다 실린 것도 아니니 글도 그림도 빈한한 책이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하긴 내가 아는 게 없어서 안 보이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이탄 안 사길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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