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것은 없음을 안다. 하지만 어리석게도 영원을 꿈꿀 때가 있다. 특히 사랑에 빠졌을 때. 더욱이 그 사랑의 정점에 머물러 있을 때..하지만 사랑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모습이 바뀌어 간다. 푸릇하고 화사한 싱그러운 봄의 시간을 시작으로 뜨겁고 열정적인 여름의 시간과 풍성한 결실을 맺는 가을의 시간으로 그리고 잠잠해지며 고요히 내려놓는 겨울의 시간까지. 그렇게 순환하면서 깊어지고 그윽해지는 것일런지 모른다. 어느 한 계절의 시간에 머무르고자 함이 잘못된 사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안나와 브론스키, 레빈과 키티를 보며 어떠한 사랑이 닫힌 삶으로 이끄는지 혹은 열린 삶으로 이끄는지는 알 수 있었다. 세상의 말 차례차례 지워나간다면 마지막에 남는 말 하나는 그래도 역시 `사랑`일테지..어떤 하나의 아름다운 사랑만이 둥실 떠올라 도드라져 있는 모습보다는 저마다의 삶의 양식에 알맞게 변주되어 있는 모습이 더욱 아름다운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