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청전은 너무나 친숙한 이야기지만 전래라기보다는 고전에 가깝다는 선입견에 유아 전래동화에서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전래나 고전이나 사실 맥락은 같은 것인데도 심청전 없는 전래 전집이 제법 많은 것만 봐도 그동안 유아들에게 필수적(?)으로 읽히는 전래동화는 아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전래동화를 유려한 문장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새롭게 담아내어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전래와 차별화를 지향하고 있는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 그 열다섯번째 이야기가 바로 심청전이랍니다. 연약하고 예쁘기만한 게 아니라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심청과 하늘 빛, 물 빛으로 파란 표지가 시각적인 색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뭔가 다른 독특한 심청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은 호기심을 자아냅니다. 2010 IBBY 어너리스트 수상 작가인 유은실의 정겹고 귀에 착착 감기는 필체와 개성 넘치는 그림으로 이미 낯익은 홍선주 그림작가의 그림은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심청전의 재발견을 이끌어냈어요. 입에 착착 감기는 입말체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읽어주는 엄마(부모님)에게도 듣는 아이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하고 시선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그림은 보는 내내 눈이 호사하게 합니다. 특히 이 심청전이 의미가 남다른 이유는 요즘처럼 자녀 수가 적고 핵가족화된 사회에서 갈수록 퇴색되어 가는 '효'라는 덕목을 아이들이 이야기 속에서 간접적으로나마 극적으로 경험하고 느끼게 함으로써 효의 참의미와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인내와 노력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데 있습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타인에게 따뜻함을 베푸는 심청의 아름다운 마음과 어려움을 이겨내는 강인한 모습을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도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으로 느끼기에 충분해요. 고전 소설인만큼 원전은 길고 분량이 많지만 그림동화로 탄생한 이 작품에서도 원전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답니다. 그만큼 글이며 그림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겠지요. 아이들과 함께 외국 그림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우리 정서가 듬뿍 담긴 우리 전래동화를 읽어 보세요. 신비스런 이국적 분위기는 없지만 우리 정서, 우리 가치관에 가장 잘맞고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소중한 우리 멋, 우리 이야기가 가득하답니다. 비룡소의 전래동화 <심청전>은 교훈과 감동, 즐거움이 함께 어우러진 지금까지의 작품들과는 다른, 새롭고 아름다운 심청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