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인형의 눈물 웅진 세계그림책 123
마저리 윌리엄즈 지음, 고향옥 옮김, 사카이 고마코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마저리 윌리엄즈가 1922년에 쓴 이야기인 <토끼인형의 눈물>.
밝고 따스한 그림을 그리는 작가 사카이 고마코가 다시 그려
새롭게 출간된 그림책이랍니다.
사카이 고마코는 웅진주니어 아이빛 세계그림책 <노란 풍선>,<별밤곰이 찾아온 날>등으로 이미 낯익은 작가네요.

벨벳천으로 만든 예쁘고 멋진 토끼 인형을 선물 받은 아이.
처음에만 좋아하다 곧 다른 선물들에 마음을 빼앗기고 맙니다.
포근한 그림이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보는 이의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 줍니다.

벨벳 토끼는 아이 방 장난감 선반에서 살게 되었지요.
장난감들은 서로 자기가 진짜라며 토끼 인형을 깔보았답니다.
어두운 배경 속에 움츠러든 토끼의 모습...
그림만으로도 의미를 잘 전달하는 그림책이 좋은 그림책임을 실감합니다.

이 방에서 가장 오래된 장난감인 말 인형만이
토끼에게 아주 소중한 것을 가르쳐 줍니다.
이 방에서는 가끔 마법이 일어나는데
아이가 오랫동안 진짜 친구로 대하고 진심으로 소중하게 대해 주면
진짜가 될 수 있다고 말이지요.

벨벳 토끼는 아이와 숲에서 놀다가 이상한 친구들(산토끼들)과 만납니다.
그 이상한 친구들은 벨벳 토끼와 많이 닮긴 했지만
바느질 자국이 보이지 않았어요. 몸을 오므렸다 펴고 움직이기도 했지요.
이상하게도 태엽같은 것도 없는데 말이예요.
산토끼들은 벨벳 토끼가 이상하다며 진짜 토끼가 아니라고 하면서 가버립니다.

토끼는 이제 많이 낡고 더러워졌지만 행복했어요.
아이 방의 마법으로 자신은 이제 진짜 토끼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병이 나 고열에 시달립니다.
토끼는 아이 옆에서 둘이서 행복했던 일, 가슴 설레던 일들을 이야기 해 줍니다.
아이는 나았지만 바닷가 집에 가서 요양을 하러 떠나게 됩니다.
의사 선생님은 방을 잘 소독하고 아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책을 다 불태우라고 하는데요.
토끼 인형 역시 세균 덩어리라며 당장 태워버리라고 합니다.
토끼는 이렇게 마지막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지요.
내일이면 불에 태워진다니...
그토록 사랑을 받아 진짜 토끼가 되었는데...

토끼의 눈에서 진짜 눈물이 떨어집니다.
눈물이 떨어진 곳에서 싹이 나더니 꽃이 피고
아름다운 아이 방 요정이 태어났습니다.
아이의 사랑을 받던 장난감이 아이와 헤어지면 찾아와 진짜가 되게 해주는 요정이지요.

이제 토끼는 아이에게만이 아닌, 누구에게나 진짜 토끼로 보이는
'진짜' 토끼가 되었어요.
진짜라는 그 말... 정말 많은 것을 담고 있는 말이 아닌가 합니다.
그토록 되고 싶었던 진짜 토끼... 이제 벨벳 토끼는 꿈에 그리던 진짜가 되었어요.
기쁘고 흐뭇한 장면인데도 왠지 숙연해지고 눈물이 날것만 같은 장면입니다.

이제 토끼는 자신을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는 친구들과 함께랍니다.
예전엔 이상한 냄새가 나고 움직이지도 않는다며 가버렸던 다른 토끼들도
이젠 함께 있어 줍니다.
아이와의 추억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채 토끼는 이렇게 새롭게 태어났답니다.
더욱 깊은 여운과 감동을 남기는 마지막 페이지...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아이는 숲에서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이상한 산토끼를 만납니다.

...................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의
소중한 의미를 깊이 깨닫게 해 주는 가슴 뭉클한 그림책입니다.
3학년인 딸아이까지 눈시울을 적셨고 저도 그랬답니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내용과 그림에 빨려드는 매력이 있는 
감동의 깊이가 다른 <토끼인형의 눈물> , 아이와 함께 꼭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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