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식물 도감
박상용 지음, 이주용 그림 / 보림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말에 만난 신간 <꽃이 피었어요, 바닷가에!>는
휴가철 바닷가에서 보기에 그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물도감은 시중에 많지만 우리 바닷가 식물의 생태를 정겨운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이런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바닷가의 갯벌이나 모래언덕처럼 살아가기 어려운 조건에서도 척박한 환경을 이기고 생명력을 이어나가는 식물들, 그들의 살아남기 위한 갖가지 특징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먼저 갯벌과 모래언덕에 자라는 풀의 특징을 살펴본 후
잎과 꽃의 생김새까지 사실적이고 따뜻한 그림으로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보여준다.
구구절절 장황한 설명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인지되는 멋진 풀과 꽃 그림들.
속페이지 94쪽에 달하는 꽤 두툼한 책을 보는 내내 즐거운 우리 풀과 꽃들의 소박한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 웬만한 식물도감이 전혀 부럽지 않다.

갯벌은 다시 모래 섞인 갯벌과 펄 갯벌로 나누어 서식하는 풀들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바닷물의 소금기를 이겨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갯벌의 풀들은 메마른 환경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준다. 물과 영양분이 부족하고 폭풍과 비바람을 견뎌야 하는 모래언덕의 풀들 역시 마찬가지로 척박한 환경에서 최대한 적응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낱 하찮은 풀이라고 생각했던 식물들이 이렇게 힘든 환경에 적응하여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으니  숙연한 마음까지 생겨난다. 

얼마전에 만나본 보림책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과 어쩜 이렇게도 커플처럼 잘 어울릴수가....
<태안 신두리 모래언덕에 핀 꽃>에서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아름답던 풀들을 이 책에서 좀 더 가깝게 상세히 찾아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화려한 서양 꽃들보다 눈에 띄는 아름다움은 없지만 우리 풀과 꽃들이라 정겹고 더욱 친근하다.

바닷가 갯벌과 모래밭에 자라는 식물들은 그저 고만고만한 것이 다 비슷해 보이기만 했는데 이런 좋은 책을 접하고 나니 이제 바닷가에 자라나는 한포기 풀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
보잘것 없어 보이는 작은 식물들이지만 한 포기 한 포기가 소중하고 가치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아이들도 잔잔한 감동으로 알게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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