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도하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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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은 때로 '늙은 우엘벡'처럼 보인다. 저자는 인간과 관계를 혐오하고 세상이 좋아지지 않으리라는 전망을 고백한다. 이 소설에서 인간은 마치 무미한 기록처럼,덧없는 풍경처럼 그려진다. 그에게 인간은 '헛것'이며 세상은 '헛것'들의 이합집산이다. 이것을 나로선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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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2-11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늙은 우엘벡처럼 보인다는 말 적확한 표현 같습니다.

수다맨 2014-02-11 17:17   좋아요 0 | URL
그래도 저는 개인적으로 김훈보다 우엘벡이 더 뛰어난 소설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우엘벡은 뭐랄까, 역시 김훈처럼 회의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긴 하지만 자신의 시대가 가진 모순과 불합리를 냉철하게 투시하려는 자세가 있다고 봅니다. 자본주의의 이면이나, 성 해방의 역설적 지점을 특유의 직설적 문장으로 잘 짚어내지요. 적어도 우엘벡은 오늘날 문제적 현실을 (비웃긴 하더라도) 절대로 에두르려하진 않습니다.
반면에 김훈은 (세상의 모순과 불합리가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지만, 바로 그것이 언제나 영속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인간과 시대를 더 탐구하기를 포기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 소설에서 인간의 모습은, 책 속에 쓰인 허접한 기록이나 눈앞에 스쳐가는 풍경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러한 태도가 저에겐 성숙한 태도라기보단, 체념의 극단에 이르러 무감각해진 모습으로 비쳐집니다.
 
미미 美美
박선희 지음 / 북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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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건조한 듯한데 탄력이 있고, 관능적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단순히 외설적 지점으로 추락하는 게 아니라 모순적 현실과 비루한 인간의 모습을 강하게 잡아낸다. 다른 여성 작가들에게서 볼 법한 감상이나, 지나친 냉소도 없이 성실하고 덤덤하게 우리네 일상을 추적한다. 귀하고 미더운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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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 - 개정판
크누트 함순 지음, 우종길 옮김 / 창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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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코스키가 외경했던 작가인 크누트 함순의대표작. 이 작품은 한 인간이 겪는 굶주림의 쓴맛과 처절과 절망을 모두 보여준다. 한 장 한 장에 배어 있는 저자의 피 어린 절규가 읽는 이의 가슴을 강하게 옥죌 정도이다. 혹독한 체험을, 극도의 비애를 문장으로 일군다는 것, 함순은 이것을 끝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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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에게는 문제가 있다 작가는 자기 글이 출판되어 많이 팔리면 자기가 위대한 사람인 줄 안다. 자기가 쓴 글이 출판되어 중간 정도 팔려도 자기가 위대한 줄 안다. 자기가 쓴 글이 출판되어 아주 조금 팔려도 자기가 위대한 줄 안다. 자기가 쓴 글이 출판되지 않고 자가 출판할 돈도 없으면, 자기가 진정으로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위대함이라고는 거의 없다. 존재가 너무도 미미해서 보이지도 않을 정도다. 하지만 가장 최악의 작가는 자신감은 철철 넘치되 자기 의심은 전혀 없는 사람이다. 어쨌든 작가들은 피해야할 존재고 나는 그들을 피하려고 노력하지만 당최 가능하지가 않았다. 작가들은 일종의 형제애, 어떤 친교를 원했다. 그런 감정 중 어느 것도 글쓰기와 관련이 없고 타자 치는 데 도움이 안 됐다.

-찰스 부코스키, "여자들", 열린책들, 1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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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코스키의 이런 정직함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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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2-04 0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동의, 이 구절 좋죠. 사랑스러운 부코스키 할아버지 !

곰곰생각하는발 2014-02-04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 문장 제가 가져가겠씁니다. 마침 쓸 글이 있는데 인용문으로 쓰면 좋을 것 같아서... 책 찾아서 직접 타자를 칠 수도 있으나 이렇게 수다맨 님이 직접 타자를 치셨으니 전 그냥 긁는 수밖에.... ㅎㅎㅎ

수다맨 2014-02-04 08:42   좋아요 0 | URL
넵, 마음껏 가져가셔도 됩니다 ㅎㅎㅎㅎ
 
절망의 인문학 - 반제도 비평가의 인문학 현장 보고서
오창은 지음 / 이매진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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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강사의 문제를 실증적으로 다룬 장을 제외하면 나머지 부분은 심심하다. 왜냐하면 다른 진보적인 인문학 서적을 보아도 이 정도 내용은 나오기 때문이다. 저자가 스스로를 반제도 비평가라 생각한다면, 발언의 불온성과 과감성은 이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 제목은 불온한데 내용은 미지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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