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노래 창비시선 101
고은 지음 / 창비 / 199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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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기에 고은은 너무나 거품이 많은 사람이다. 과잉된 민족애, 울림 없이 크기만 한 목청, 대상과의 무모하고도 손쉬운 동일시, 지독한 매너리즘과 지루한 자기복제 등 그의 여러 단점들이 이 시집에 드러나고 있다. 이런 시를 읽고 감탄하고 감동할 독자가 과연 몇이나 있겠는가. 갑갑하고 헛헛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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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4-21 0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잉된 민족애'란 표현에 한 표 !
대표적인 계룡산 뜬구름 작가'입니다.

수다맨 2014-04-21 09:46   좋아요 0 | URL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너무나 과대평가된 시인이라 봅니다. 노벨상 운운은 완전히 코미디라 생각하구요. 이 시집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책을 출판사가 찍어줄 생각을 했는지 참 어안이 벙벙하더군요. 그의 모든 시편들을 졸작이라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어쨌거나 좀 더 냉정하게 평가되어야할 시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발해풍의 정원
박찬순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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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들떠서 난리부르스를 추는 몇몇 젊은 작가들보다 훨씬 낫다. 표제작 '발해풍의 정원'은 우리네 선조들의 역사적 상처와 사랑을 잃은 한 남성의 비감한 내면을 웅숭깊게 그려낸다. 이순의 나이에도 온갖 소재들을 모으려는 열정이 값지며, 허무주의에 휩쓸리지 않는 늠연한 작가적 태도는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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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달의 기억
서준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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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환의 초기 단편들은 그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 나쁘게 말하면 내용이 난해한 것인데, 그럼에도 신뢰가 가는 이유는 작품마다 세심한 관찰력과 충실한 문장력이 돋보이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해설에 나오는 말처럼 극단적 전위의 전통에 자신을 위치시키고 있으며, 지금껏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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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13
박가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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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의 사상을 충실히 설명하는 안내서이자, 그에 대한 냉정한 독해도 시도하는 비판서이다. 이 책의 성취를 얘기하긴 내 역량이 딸린다. 다만, 성실한 번역가(조영일)의 노력과 명민한 연구자(박가분)의 열정이 만났을때, 우리는 원서를 읽지않고도 거인의 사상을 알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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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4-04-18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마디 덧붙이자면 가라타니를 잘 이해하지 못했거나, 그의 글을 이해하면서도 석연치 않음을 느꼈던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은 반드시 읽어야한다. 경제학도이자 현대 철학에 대해서도 박학한저자의 비평적 글쓰기에 새삼 혀를 내두르게 될것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4-18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mrm그렇잖아도 수다맨 님 안산에 사셔서 별탈 없나 물어볼 생각이었습니다.
별탈없으셨습니까 ?

수다맨 2014-04-19 01:01   좋아요 0 | URL
네, 저는 별탈 없었습니다. 제 주위에 피해를 입은 분들은 다행히 없더라고요. 다만 단원고 교감인 분은 제 큰아버지와 다소 아는 사이던데, 오늘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해서 좀 놀랐습니다. 이거 점점 분위기가 암담해지는 것 같네요-_-;;;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인 2014-04-19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글쎄요... 수다맨님의 촌철살인평을 그동안 말 없이 잘 보아왔지만, 슬프게도 이번건으로 뭔가 많이 무너지는 군요... 무슨일이 있으신건지... 즐겁게 사유하시길!

수다맨 2014-04-20 11:53   좋아요 0 | URL
글쎄요, 뭐가 무너졌다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좀 더 분명하게 적는 게 좋지 않을까요. 행인 님이 남기신 댓글만 봐서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좀 헷갈리네요.
 

어머니가 정말 저를 낳으셨수?”

이 어린애 같은 질문에 어머니는 그만 어처구니가 없어서 무어라고도 대답하지 못했다. 어머니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어인 까닭인지 이이가 어째 내 어머니일까? 그렇게 도일은 느껴지는 것이었다. 혈연 관계의 인연이 그에게는 어인 까닭인지 도무지 애정적으로 느껴지지가 않았다. 직장에 있어서 자기 위의 과장이나, 부장이 갈려 새 사람이 오듯이, 부모나 형제라는 것도 그렇게 쉬 바뀔 수 있을 것처럼 도일에게는 생각되는 것이었다.

-손창섭, 공휴일, 󰡔손창섭 단편 전집1󰡕, 가람기획,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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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섭이 왠지 시몬 드 보부아르의 영향을 받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삼부녀"의 해설을 실은 평론가 방민호도 손창섭과 보부아르의 연관성을 조심스레 추측한 적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 손창섭은 보부아르가 갔던 길(가부장제와 결혼제도 비판→계약결혼)을 일정 부분 따라갔기 때문이다. 또 하나 우스운 소리를 하자면, 프랑스의 미셸 우엘벡이 손창섭을 참조하지 않았나 하는 뚱딴지 같은 생각도 든다. 버림받은 수컷과 미쳐 돌아가는 당대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이 둘은 놀랄만치 비슷하다. 다른 점을 하나 말하면 미셸 우엘벡은 시대를 잘 만났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손창섭은 탐독해볼 가치가 충분하다. 다른 책들도 더러 읽고 있기는 하지만 요 몇 주 손창섭만 계속 붙잡고 있는 이유는, 이 이가 한국인이 발견하지 못했거나 간과했던 부분들을 하나씩 짚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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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4-04-12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습니다. 우엘벡이 아무래도 손창섭을 따라한 것 같습니다. 인정 ~~~~

제가 늘 주장하지만 손창섭은 정말 시대를 잘못 타고 났습니다.
하여튼 저에게는 손창섭이 넘버1입니다.

수다맨 2014-04-12 20:03   좋아요 0 | URL
ㅎㅎ 진짜 손창섭과 우엘벡이 은근히 비슷합니다. 굳이 비교하면 우엘벡 소설에는 조금 더 거드름과 기름기가 있다면, 손창섭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처절함이 더 두드러지는 것 같아요

단편 전집을 쭉 읽다가 느낀 게 손창섭은 흔히 대표작으로 알려진 작품들(예컨대 혈서나 비오는 날)보다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예컨대 예비부부의 결혼 과정을 다룬 '서어'라는 단편에는 이런 문장이 나오더라구요.
"언제나 한 인간의 운명은 주위 환경에 지배당하지만 그 책임은 어쩔 수 없이 본인이 지게 된다는 냉엄한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위의 책 207쪽)"
개인적으로는 가부녀, 공휴일, 피해자, 서어, 인간동물원초, 신의 희작과 같은 소설들이 정말 압권이라 생각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4-12 21:39   좋아요 0 | URL
같은 생각입니다. 교과서에 오르는 손창섭 단편은 말 그대로 안전빵이고요.
진짜 글은... 뭐, 서어, 인간동원, 신의 희작 같은 경우죠. 그냥 다 좋습니다.

수다맨 2014-04-12 22:54   좋아요 0 | URL
안전빵'만' 교과서에 실린다는 사실이 좀 한심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네요 ㅎㅎㅎ 사실 손창섭이 교과서에서조차 그렇게 각광 받는 작가는 아니죠. 황순원 "소나기"나 이청준 "눈길"의 감성이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좀 더 먹히는 분위기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