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시다의 노래
전순옥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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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런 좋은 책이 절판의 운명에 처해졌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학술서임에도 뻑뻑한 이론을 나열하기보다는 개발 독재 시대에 투쟁하고 희생 당했던 우리네 여성 노동자들의 음성과 숨결을 사실적으로,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고 있다. 학술서가 인간적 감동을 자아내는 데 도달한, 흔치 않은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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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상 이상의 도서관 44
마루야마 마사오 지음 / 한길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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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루야마는 일본문화를 일러 잡거雜居 문화라고 본다. 즉 일본에 유입된 사상들(유교, 불교 등)은 서로 대결하기보다는 모순적으로 공존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런 풍토에서 발생하는 것은 결국 사상의 혼미이다. 때문에 마루야마는 사상들이 서로 부딪고 공명하는 잡종의 영역을 만들것을 강력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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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왜 위기에 빠지는가 - 알기 쉬운 공황 불황의 경제학 새움 총서 3
하야시 나오미치 지음, 유승민.양경욱 옮김 / 그린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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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감히 말하자면 공황을 단순히 평지 돌출적인 사건이 아닌, 과학적인 방식으로 분석하고 이해하는 학문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이 유일하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중에서도 비교적 소수에 속하는 `과잉생산 공황론`을 주요한 전거로 삼아 각국에서 발발했던 구조적 위기를 심도 깊게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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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5-02-13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중들을 상대로 쓴 것이라 알기 쉬우면서도 이론적 깊이도 상당하다. 공황의 역사와 폐해를 이만치 정확 명료하게 쓴 책도 찾기 힘들다. 한 원로 경제학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3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시 한 번 자본론 읽어봐야겠습니다. 철없던 시절에 읽었던 터라 다시 충전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수다맨 2015-02-14 00:41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1부만 구입해서 읽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김수행이 번역한 판본이었지요. 곰곰발님 말씀을 들으니 저 역시 재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안타까운 게, 제 기억에 의하면 자본론은 그리 어려운 책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잘 읽히는 책은 아닙니다만, 근래 유행하는 서구 철학자들 책에 비하면 훨씬 쉽게 읽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막상 맑스주의라는 것에 대해서 쉽게 말해도, 자본론 자체는 어려운 책이라 생각해 잘 접근하지 않으려는 것 같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5-02-17 13:56   좋아요 0 | URL
솔까말 자본론 어렵다는 사람은 100이면 90은 안 읽은 사람입니다. 맑스가 자기 생각을 말하기 위해서 친절하게 나열하다 보니 두께가 커진 겁니다. 어려울 것은 없어요. 철학 용어가 나옵니까. 뭐가 나옵니까. 그저 맑스 용어 몇 개만 확실히 숙지하면 경제학서로써 내용 충분히 숙지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수다맨 2015-02-17 15:54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입니다. 제 생각에 맑스는 이 책을 한 편의 이론서이자, 누구나 읽을 수 있는 대중서로 쓰고자 했던 열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기본 개념들(노동, 상품, 잉여가치, 교환가치, 이윤율 등)만 어느 정도 깨우치면 그 다음부터는 그리 복잡하지 않죠. 물론 맑스의 유작을 엥겔스가 편집한 2, 3부는 확실히 생각의 갈피가 뚜렷하게 잡히지는 않은, 일종의 노트에 가까운 것이라 읽기가 다소 힘듭니다만 맑스가 손수 교정하고 출판한 1부는 독해하는 데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춘 파산 - 2014년 제2회 한국경제 청년신춘문예 당선작
김의경 지음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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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보다 단수와 급수가 높은 말은 파산이다. 잉여가 마치 전체의 자투리 같은 인상을 준다면 파산은 삶의 극단과 비참을 뜻하는 말이기에 그 진폭이 더욱 남다르다. 빚에 내몰려 알바로 연명하는 젊은 여성의 울음과 의지를 형상화하는 솜씨가 여느 작가보다 치열하다. 간만에 역량있는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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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5-02-08 0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만 아쉬운 점을 말하자면 불필요한 대사가 다소 많으며, 전체적인 구성이 반복적인 감이 있다. 예컨대 매 장마다 봉지 돌리기→ 과거에 했던 알바 떠올리기(또는 엄마의 파산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는데 분량이 중편이면 모르겠지만,장편 분량에 걸맞는 구성이라 보긴 힘들다. 좀 더 중층적인 플롯을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 더 좋은 글이 나왔을 듯싶다.
 
임화문학예술전집 3 : 문학의 논리 임화문학예술전집 3
임화문학예술전집 편찬위원회 엮음 / 소명출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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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어느 비평가가 말하길, 비평가는 시대를 선도하는 작가를 살해할 의무가 있다고 한다. 이 지독한 말에는 시장과 문단으로부터 사랑받고 포장되는 작품을 준절히 따지고 물어야한다는, 비평의 실존과 존재 증명이 걸려 있다. 내가 알기로 한국에서 이 의무를 지켰던 사람은, 임화 단 한 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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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2015-02-11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전 덧글 감사드립니다:)

몰랐더라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알게 되고 나니 궁금하더라구요.
정가로 사기 힘들어서, 중고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직접 읽어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혹시 이 책을 읽을 때 염두 혹은 기본적으로 생각하면서 읽었으면 하는 점이 있으신가요?

수다맨 2015-02-11 14:08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 임화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나는 인간생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생활이 의욕하는 바를 의욕하는 창조와 문학의 찬동자이다. 문학이 비로소 예술의 이름으로 해당하는 것은 바로 이 창조의 정신에 의하여 가능하다.(31쪽)˝

무엇보다 임화의 가장 큰 공적은 해방 이전에 나온 시/소설/수필/평론 등에 대한 이론적 고찰을 (그 누구보다 집요하게) 시도하면서, 나아가 정치와 문학이 서로 매개되고 융합될 수 있는 동거의 장(場)을 자신의 글에서 마련하고자 했다는 겁니다. 때로 그의 문학론은 문학이 정치로 복속되는 양상에 관대한 태도를 보여, 후배 평론가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제 생각에는, 비평이 창작의 부속 장르가 아니라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서, 당대에 나왔던 창작(시, 소설)의 권위와 성취에 비수를 겨누고, 시대 정신을 견인하고 운반하는 터전으로 의미 부여를 했다는 점에서 임화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평론가라고 인정 받을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