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길 서러워라 - 단비뉴스의 대한민국 노인보고서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14
제정임 엮음 / 오월의봄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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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로스는 어느 책에서 '노년은 대학살이다'라고 쓴적이 있다. 이 책은 로스의 문장이 주는 울림에 공명하는 우리 노인들의 실상보고서다. 돈이 없어서, 병들어서, 만날 사람이 없어서, 늙었다고 무시당해서 비통을 견디는 노인들의 육성이 생생하다. 한국에서 늙는다는 것, 그것은 죄악이자 절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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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5-12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제가 아는 제정임이 그 제정임입니까 ? 확인해 봐야지.. 흠흠.

맞군요..
한국노인문제는 마치 단물만 빼먹고 뱉어버린 껌 같습니다..

수다맨 2016-05-12 10:42   좋아요 0 | URL
˝안철수의 생각˝에 근사한(?) 서문을 달아준 그 제정임이 맞습니다.
이 책에서도 제정임은 서문만 달았고, 나머지 글들은 젊은 기자들이 현장을 찾아서 듣고 본 내용을 기록한 것입니다.

어느 나라나 노인 문제가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한국은 특히나 심각한 것 같더군요. 황혼육아, 고독사, 절대빈곤, 고령 노동, 성문제 등과 관련된 여러 사연들이 나오던데 참으로 짠하더군요. 말씀하신대로 이 나라는 (선거가 열릴 때만 여/야당에서 노인들을 어버이로 대접해주지) 평소에는 고령 노인들을 단물 빠진 껌 정도로 여기는 듯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5-12 10:57   좋아요 1 | URL
한국 정치는 늘 느낀느 거지만 국민을 씹다 버린 껌 취급하죠.. 절실히 느낌니디ㅏ..
 
내 젊은 날의 숲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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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은 나이가 들수록 자연 예찬자의 노선을 걷는 듯하다. 인간이 문명과 자본에서 벗어나 저 거대하고 고요한 자연 속으로 가야 한다는 진의가 문장마다 배어있다. 소설은 서사의 재미를 드러내기보다 생장과 소멸, 풍요와 고요를 보여주는 자연 풍경의 묘사에 중점을 둔다. 눈물겹게 수려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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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노동, 목소리 - 지금껏 보이지 않았던 11인의 출판노동 이야기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 1
고아영 외 10인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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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문학적 각색을 멋지게 해낸 글보다 마음속 고충을 담담히 풀어낸 수기에 눈길이 간다. 출판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육성을 담은 열한 편의 글에는 책을 만드는 이의 자부심과, 한 명의 노동자로서 살아가는 애로가 뒤섞여 있다. 출판사와 작가의 후광 뒤에는, 언제나 이들의 장인적 수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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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7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김금희 외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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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기에는 이 상은 전위적 열정과 전통적 품격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경향을 보인다. 전년도 대상작이 실험정신으로 충만했다면 이번 수상작은 담백한 언어로 가난한 연인의 로망스를 그린다. 진부와 감상이 없진 않되 인간 삶에 맺힌 사랑과, 슬픔을 찬찬히 그려내는 역량은 값지고, 신뢰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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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6-04-1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금희 작가의 글은 이번에 두 번째(첫 번째로 읽었던 글은 `조중균의 세계`라는 단편이었던 듯하다)로 읽었다. 첨예하고 단단한 느낌은 없었으나 곡진한 필치로 오늘날 힘없고, `빽`없는 이들의 가망 없는 나날을 과장도, 환상도 없이 그려내는 공력은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부디 오래 글을 쓰시길 바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년보다 수준이 더 나은 작품집이라고 본다.
 

편혜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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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사고를 겪어서 불구가 된 남자의 공포와 몰락을 그려낸 소설이다. 개인의 마음에 드리운 그늘을 포착하는 솜씨는 진보한 반면에 상황 설정과 관계 설정은 성글게 보인다. 무엇보다 장모의 악의적 행동을 뒷받침할만한 개연성과 사실성의 부족은 이 소설을 한낱 잔혹극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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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맨 2016-04-07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조받지 못한 자가 결국에는 블랙홀(空洞)로 빨려들어갈 수밖에 없는 모습을 그려내고자 하는 공력과 노력은 무척이나 값지다. 그럼에도 좀 더 흥미로운 서사(불구→몰락은 식상하지 않은가)를, 입체적인 인물상(장모는 그냥 악마처럼 보인다)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
이 작품보다 단수가 높다고 여겨지는 소설은 오에 겐자부로의 장편인 ˝인생의 친척˝이다. 이 소설에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정신적 상처(아들 둘이 동반자살을 했다)를 받은 구라키 마리에란 이름의 여인이 나온다. 그녀는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여러 가지 책들을 읽고, 연극을 상연하고, 성적인 쾌락에 탐닉하며, 종교적인 단체에 가담하기도 하고, 농민공동체에 들어가서 고된 노동을 하기도 한다.
편혜영의 소설(물론 주인공이 장애인이므로 행동은 제한적이 될 수밖에 없다)이 육체적 고통→인생 몰락의 수순을 예리하게 형상화하고 있다면, 오에는 정신적 고통→치유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일상의 재건과 동지들과의 만남→ 성스러운 영면의 과정을 입체적으로 서술한다.
내가 편혜영의 근작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것은 어느 인간의 비극과 몰락을 치밀하게 그린 점은 좋으나, 장편으로서의 미덕과 특장이 별로 보이지 않았다는 데 있다. 박하게 말하면 이 책은 단편을 장편으로 늘여쓴 듯한 인상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