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의 충격 - 책은 어떻게 붕괴하고 어떻게 부활할 것인가?
사사키 도시나오 지음, 한석주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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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을 흔히 소셜 네트워크, 소셜 미디어의 시대라고 한다. 정보의 바다를 주도하던 웹 1.0의 세대가 쌍방이 소통하는 웹 2.0의 세계로 진화하고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으로 통칭되는 휴대폰으로 실시간 정보를 주고 받는 시대에 벌써 돌입했다.

  아마 우리나라 각 가정에 MP3 플래이어가 한 대 이상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MP3는 만드는 회사나 종류가 다양해 소비자가 골라쓰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애플 아이팟이 MP3 시장은 물론 인터넷 음원 시장까지 석권해 버렸다. 그렇다면 애플은 어떤 전략으로 MP3 시장과 인터넷 음원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을까? 올 연초 애플은 아이패드를 출시했다. 이번에는 전자책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자책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그 물음에 대답하는 책이 있다. 『전자책의 충격』이 바로 그것. 저자는 앞으로 전개될 전자책 시장의 주도권 싸움을 인터넷 전송을 중심으로 거대한 디지털 생태계(에코시스템)를 구축한 인터넷 음원 시장의 선례와 지금까지 전자책 시장이 걸어온 과정을 통해 분석하고 예측한다.

  애플이 인터넷 음원의 세계를 석권한 전략은 다름아닌 플랫폼. 애플은 아이팟으로 MP3 시장에 뛰어들면서 세가지 조치를 취한다. 먼저 파일 공유와 불법 다운로드로 몸살을 겪고 있던 뮤직 시장이 저작권에 너무 집착한 것에 주목한다. 그래서 저작권 관리를 느슨하게 푼다. 유료로 구입한 것은 몇 번이고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그와 동시에 아이튠스라는 음악관리 프로그램에 아이튠스 뮤직스토어에 바로 접속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음악관리 프로그램만 열면 바로 뮤직스토에 접속이 되어 곡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추가한 것이다. 마지막 조치는 가격을 내린 것. 보통 한장에 15달러 하던 앨범을 곡당 99센트로 내린다. 결국 애플은 앨범 위주로 판매되던 기존 음반시장을 곡(음원) 단위로 쪼개 원하는 것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앰비언트 환경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인터넷 음원 시장의 맹주가 되었던 것이다.(그 결과 음악은 평평해 졌다. 유명인과 무명인의 구분이 없어지고 대신 내가 듣기 좋은 음악이라는 개념만 남았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가수들도 이젠 노래만 부르지 않는다는 것을 주목하자.)

  저자는 전자책 시장도 결국 플랫폼이 결정할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책은 음악과 다르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점도 분명 다르다는 것을 책을 통해 밝힌다. 예를 들자면 출판사를 통하지 않는 자가출판이 도래한 것이라던지, 온라인 서평 등 소셜 미디어가 만드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정보제공자 정도로 보면됨) 등장이다.

  전자책의 생태계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플랫폼도 중요하지만 이것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읽기에 적합한 기기의 보급, 유명 작가와 무명 작가의 접근의 평준화, 그리고 전자책과 독자의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새로운 매칭 모델, 즉 소셜네트워크라고 저자는 밝힌다.

  지금 전자책 시장의 판도는 세계적으로는 아마존, 애플, 구글의 삼파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로북, 교보문고에 이어 올해 인터파크를 시작으로 예스24, 알라딘, 리브로, 반디앤루니스, 영풍문고 등 온.오프라인 서점은 물론, 신문사인 조선일보 텍스토어, 그리고 국내 최대 통신사인 KT까지 북카페로 전자책 사업에 진출했다.

  사실 올 4월에 KT에서 쿡 북카페를 통해 지식나누미 1기를 모집한 적이 있었다. 100명을 모집해서 아이리버에서 쿡 북카페에 적합하도록 제작된 스토리-W 를 한 달 가량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었다.

  체험기간중에 몇 가지가 느낀 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이었다.

   1. 전자책 단말기의 호환성이다. 이는 아마존과 애플의 경우도 다르지 않지만 우리나라에는 많은 업체가 전자책 시장에 진출했기에 단말기 종류에 따라 호환이 되지 않는 경우를 해결해야 한다. 각 업체의 전자책 파일의 포맷도 마찬가지다. 아마 이것이 전자책 단말기 판매가 가속이 붙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2. 콘텐츠의 확보다. 다양한 콘텐츠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면 호기심으로 전자책 시장을 찾았던 소비자까지도 종이책 시장으로 돌아와 버린다. 이는 단말기 개발에 투자했던 단말기 업체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간다. 왜냐면 읽을 것이 없어 비싼 단말기를 안 사기 때문이다.

   3. 가격의 문제다. 전자책은 종이책의 70% 정도로 가격이 결정된다고 한다. 지금 종이책은 출간과 동시에 10% 할인은 기본이 되었다. 그리고 1년이 경과한 책은 각종 이벤트를 통해 대폭 할인되어 시장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극단적인 생각일지는 몰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비싼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전자책 시장은 구간과 신간의 구분이 없어지는 시장이라고 할지라도 제지와 잉크 등 소모품이 들어가지 않는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비싼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책을 통해 충격을 받은 부분은 자가출판이다.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것. 바로 아마존디지털텍스트플랫폼(Amazone Digital Text Flatform)을 통해서다. 자가출판은 종이책과 같이 책의 제작과 유통에 필요한 비용을 필자가 직접 부담하는 자비출판과는 다르다. 그냥 글을 쓰고 아마존 계정에 올리고 책표지를 선택하면 책은 자동적으로 아마존 킨들스토어에 등장한다. 작가라는 용어보다는 저자라는 용어가 더 적합한 시대가 온 것이다.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아쉽지만 KT에서 쿡 북카페를 통해 전자책 시장에 진출할 때 자가출판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니 조만간 기대해도 되지 않나 싶다. 이 책을 출간한 커뮤니케이션북스(http://www.commbooks.com)에서도 책을 내고 싶은 분들께 도움을 준다고 하니 활용하면 되겠다.

  그러지 않아도 최근 트위터에 푹 빠져 스마트폰을 살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 터에 정말 좋은 책을 한 권 읽었다. 책의 미래가 어떻게 될 지, 그리고 앞으로 출판업계는 어떻게 지각변동 할 것인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그리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책의 뒷부분 약 50페이지 가량 우리 나라 전자책 시장에 대한 언급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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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이 학교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마을이 학교다 - 함께 돌보고 배우는 교육공동체 박원순의 희망 찾기 2
박원순 지음 / 검둥소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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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 스스로 소셜 디자이너라는 희망연구소 박원순 소장은 우리에게 기부문화의 대명사로 통한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아름다운 재단과 아름다운 가게 상임이사를 거쳤고, 21세기 신실학운동을 주창하면서 희망연구소 설립에 앞장서 왔고, 지금은 지역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는 일에 주력하여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해답을 구하고 있다.

  『마을이 학교다』라는 책은 위기에 놓인 공교육에 대한 대안을 찾아나선 박원순 소장이 발품으로 찾아 조사한 내용을 알리는 일종의 보고서다. 흔히들 공교육이 위기라고 하지만 선듯 이에 대한 대안에 찾아나서는 이는 드물다. 이미 고착화 된 교육제도의 틀이 너무나 완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부모가 현실에 무릅을 꿇고 만다.

  박원순 소장은 대안학교, 작은 학교, 아동 청소년 교육 공동체, 그리고 새로운 교육 모델 등 통해 이에 대한 다양한 교육적 실험들이 시도되고 있음을 책을 통해 보여준다.

  책을 통해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것은 교육 민주화이다. 교사들과 교장선생님만이 결정하는 학사과정이 아니라, 아이들과 학부모가 같이 참여하여 논의하고 결정하고 집행해 나가는 구조. 그래서 책에서 소개하는 학교에는 대부분 교과서가 없다. 대신 교과서를 직접 만들어서 공부한다. 그리고 현장 수업의 비중이 높아 교실 안에서 보다는 교실 밖 현장교육을 통해 공동체문화와 살아가는 방식을 배운다.

  아마 아이들 교육이 가장 선진화 된 곳이라면 나는 서슴없이 유대인을 든다. 아이가 자기 전에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는 것도 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세계를 돌아보면 특정분야의 전문가는 대부분 유대인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부모들은 무조건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아이의 특성을 살려주려는 생각보다는 남들보다 성적이 뛰어나야 하고, 좋은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 역시 대학생, 고등학생 이렇게 아들 둘을 키우는 학부모로 이런 생각을 배제하지는 못했던 것이 후회가 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느낀 것은 이러한 획일적인 교육제도를 바꾸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대안학교를 통해 서로가 네트워크를 이루고, 서로 정보를 교류하면서 교육이 변하고 있는가 하면, 공교육 안에서도 '작은학교교육연대'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실험이 벌어지는 곳도 있다. 청소년이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공간을 시도하는 곳도 있고, 작은 도서관, 평생교육 등과 같이 새로운 교육 모델을 찾는 곳도 있다.

  박원순 소장은 이 곳들을 통해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않는 지식이나 재미, 정보 등을 지역사회가 채워주고, 이를 통해 지역도 살아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그래서 대안학교나 작은 학교의 부족한 부분을 지역에서 찾고, 지역은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윈윈 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을 내세운다. 벌써 기본적으로 성공한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책에서 밝힌다.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대안을 찾아서 선각자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의 교육제도가 이를 뒷받침 해주지 못하는 것이 많이 아쉬웠다. 교장공모제와 교원의 인사제도, 그리고 폐교가 만들어지면 인센티브를 주는 한심한 제도들. 지나치리만큼 노동부분의 유연화를 강조하는 정부가 어째서 교육정책이나 학교문화는 유연하지 못하고 경직되어 있는지 반문하고 싶어진다.

  청소년 교육문화공동체 '청춘'을 소개하는 글중에서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학부모가 아이들에게 협박하며 하는 말이 "네가 지금 하는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니?"라는 것이다.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 사실상 기존의 틀을 강요하는 것이다. 하지만 '청춘'은 이렇게 말하고 싶어 한다. 후회하더라도 가 보자고,. 분명 후회할 텐데 그대로 가 보자고. 자신의 삶을 후회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인생은 어차피 후회를 동반하게 마련이다. 그래도 자기가 선택한 삶을 후회하는 게 선택하지도 않은, 강요받은 삶을 후회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나은 길 아니겠는가.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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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책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4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 지음, 조원규 옮김 / 들녘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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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인간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책에 담긴 지식이 마음의 양식이 되고, 인생을 살아가는 길을 인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은 한편으로는 치명적인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위험이라는 것이 책이 가지는 상징성과는 무관한 경우에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르헨티나 작가인 카를로스 마리아 도밍게스가 쓴 『위험한 책』은 에밀리 디킨슨의 구판본 시집을 사서 길을 걸어가면서 읽다가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 블루마 레논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교통사고에 의한 죽음이 아니라 문학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었고, 그래서 생을 문학에 바친 것으로 표현된다.

 

  책의 위험성에 대해 다른 사례를 예를 들기도 한다. 서재에서 떨어지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머리를 맞아 반신마비가 된 레오나드우드 교수, 서재 한쪽 구석에 꽃혀 있는 책을 빼내려다 다리가 부러진 주인공의 친구 리처드. 이뿐만이 아니다. 어떤 이는 지하 공공도서관에서 폐결핵에 걸렸고, 주인공이 아는 칠레산 개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라는 책을 몽땅 삼켜 소화불량으로 죽고 말았다.

 

  소설은 교통사고로 죽은 주인공의 애인 블루마에게 어느날 아침 소포 한 꾸러미가 오면서 본격적으로 주인공의 여행이 시작된다. 주인공의 여행을 통해 등장하는 인물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나 저자는 등장인물의 진술 등을 통해 책에 집착하는 어떤 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헤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최고의 소망은 자신만의 반듯한 서재를 갖는 것일께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주인공이 찾아가는 카를로스 브라우어라는 사람은 책에 대한 사랑이 집착의 수준을 넘어 책을 벽돌과 시멘트와 섞어 집을 짓고 그 속에서 산다. 나머지 소설을 통해 밝혀지는 부분은 아마도 직접 책을 읽고 느껴는 편이 나을 것 같아 여기서는 생략하고자 한다.

 

  비블리오필(bibliophil)이라는 용어를 책 뒷부분에 있는 번역자의 글을 통해서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애서가, 서적수집가, 장서가 라는 다양한 뜻으로 불리는 것같아 네이버 검색을 통해 찾아보았다. 좋게 표현하자면 '책을 사랑하는 사람. 희귀하거나 아름다운 책을 수집하는 사람'이란다. 나쁘게 말하는 곳도 있었다. 도서광으로 번역하는데 '책을 좋아해서 훔치지만 읽지 않고 소장만 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한다.

 

  책은 한손으로도 편하게 쥘 수 있는 크기이고, 분량 또한 많지 않아 들고다니면서 읽었다. 읽으면서 계속 주위를 돌아보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물론 그럴리야 없겠지만 책 표지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로 인해 나도 블루마와 같은 어처구니 없는 죽음을 당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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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VS역사>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책 vs 역사 - 책이 만든 역사 역사가 만든 책
볼프강 헤를레스.클라우스-뤼디거 마이 지음, 배진아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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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오스 이론 가운데 가장 비중 높게 다뤄지는 나비효과. 나비효과란 북경의 나비의 날개짓과 같은 작은 변화가 대기에 영향을 주고 이 영향이 증폭되어 지구 반대편 미국 뉴욕에 허리케인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이론을 말한다. 그렇다면 책의 나비효과는 무엇일까? 아마도 책의 저자가 원했던 방향으로 증폭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그 반면에 작가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악용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책 vs 역사』는 인류 역사를 바꾸거나 역사에 중대한 영향을 준 50권의 책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분류하고 소개하는 책이다. 기억의 역사가 시작된 고대, 종교를위한 책에서 학문을 위한 책으로 탈바꿈하는 중세, 그리고 중세 암흑기를 이겨내고 세상을 정복한 책이 쏟아져 나오는 근대, 마지막으로 생활의 매체로 기능하게 되는 현대. 책은 이렇게 크게 네 단계로 나눠져 있으나, 책의 저자는 이 분류가 절대적인 것이 아닌 만큼 소제목에 집착하지 않기를 원한다.

  우선 제법 두툼한 책인데 비해 너무나 작은 글씨로 인해 책 읽기가 조금은 불편했고, 이 책의 공동 저자가 모두 독일인이기 때문에 50권의 책중 독일과 관련있는 책이 30% 이상을 차지했고, 실재 분량으로 따지자면 그보다 훨씬 상회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책 제목을 『독일인의 책 vs 역사』라고 하는 것이 어쩌면 더 타당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막스와 모리츠>, <계몽의 변증법> 등, 몇 권의 책은 책 제목에 부합될 만큼 비중이 있는가 하는 의문도 생긴다.

  그래도 독일의 철학 계보 그리고 문학과 사상의 계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점, 각 책의 소개마다 저자에 관한 간단한 소개, 책의 줄거리, 책과 관련된 정보들을 따로 제공하여 이해를 도운 점, 그리고 삽화나 관련 사진을 수록하여 흥미를 이끈 부분 등은 호감이 간다.

  책을 통해 흥미 있게본 부분은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설명하는 부분에 책과 관련된 정보에 등장하는 헤겔의 청년 시절 친구인 시인 휠덜린이다. 휠덜린은 소설 <히페리온>을 통해 자신의 삶을 그려낸다. 휠덜린이 제시한 구원은 헤겔이나 마르크스와는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또 한가지 흥미있는 것이 있다면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대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잭 케루악의 <길 위에서>다. 세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다름아닌 남 좋은 일만 했다는 거다. 구텐베르크는 자신의 발명품으로 벌어들인 돈을 자금 출자자에게 갖다 바쳤고, 대니엘 디포는 <로빈슨 크루소>를 고작 50파운드에 인쇄업자에게 넘겼고, 잭 케루악은 <길 위에서>를 썼지만 살아 생전에 땡전 한푼도 구경하지 못했다.

  책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아주 잘 보여주는 부분이 있어 인용하고자 한다.

  (중략)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시대인 지금, 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책은 자유가 머무는 장소, 생각을 할 수 있는 장소, 뭔가를 전복시키고 파괴할 수 있는 장소,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장소다. 상상 없이는 생각도 있을 수 없고, 생각 없이는 자유도 있을 수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책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역사를 만들게 될 것인지는 두고 볼 문제다. 그러나 인터넷이 초창기에 유발했던 병적인 도취감이 사라진 지금의 상황을 가만히 살펴보면, 인터넷이 책을 몰아내는 것은 불가능하게 보인다. 모르긴 해도, 세계를 움직이는 생각은 앞으로도 계속 책을 통해 전파될 것이다 책은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가장 뛰어난 매체이자 불굴의 매체로 그 위상을 유지해 왔다. 책을 없애는 것은 가능할 지 몰라도, 책에 담긴 핵심적인 내용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책은 이렇듯 핵심적인 내용을 보존함으로써 우리 삶의 매체가 되었다.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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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의 법칙
이상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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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도서관에서 1일 사서를 하는 중 서재의 많은 책 중 흥미 있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책이었다.
사실 작년에 삼성경제연구소(http://www.seri.org)에서 같은 제목의 엑셀 파일을 다운 받아 내용을 읽고 공감한 터라 유난히 눈에 띄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파일에는 다니엘 레비틴과 말콤 글레드웰이 공동 집필한 『아웃라이어』에서 인용한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었다.


 "위대함을 낳는 매직 넘버, 1만 시간의 법칙.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스케이트 선수, 피아니스트, 체스선수, 숙달된 범죄자, 그 밖의 어떤 분야에서든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이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세 시간, 일주일에 스무 시간씩 10년간 연습한 것과 같다. 어느 분야에서든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탄생한 경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결론을 먼저 도출해 낸 상태라 몇 줄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을 책으로 엮었다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작용했다.

 한 사람이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는 세 가지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주변의 지원(Support), 타고난 운(Luck), 투입한 시간(Time)이 바로 그 것.
이중 지원과 운은 타고나야 하기 때문에 바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반면 시간은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1만 시간을 똑같이 들여도 성공하고 못하는 차이를 '연습의 질'로 표현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작은 목표를 성취하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전문가의 대열에 다가가는 것을 선순환의 법칙이라고 한다.
반면에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일하는 것 자체가 지루한 반복으로 느껴지고, 결과적으로 무기력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악순환의 법칙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선순환의 법칙에 빠져들기 위한 7가지 실천전략을 소개한다. 최고의 전문가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다.
책을 전부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7가지 실천전략의 제목 정도는 언급해야 할 것 같아 나열해 본다.


 1. 머리 좋은 놈이 즐기는 놈 못 이긴다. 맞는 말이다.
 2. 결심과 실천과 지속의 세 박자가 성공을 부른다. 결국 꾸준해야 한다.
 3. 옷의 크기에 따라 몸도 변한다. 능력은 한 치수 높게 준비하자.
 4. 소걸음으로 먼 길을 간다. 막연한 목표는 버리고 구체적으로 세우자.
 5. 핵심에 매달려라. 우선순위를 정하라. 그리고 몰입하라.
 6. 나는 다르다 고로 성공한다. 남과 다름이 바로 경쟁력이다.
 7. 실패는 오케이 패배는 노케이. 실패는 실패일 뿐 좌절하지 말자.




 저자는 책에서 일곱 번째 실천전략에서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다 몰락한 사례를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 GM, 사진 필름의 명가 이스트먼 코닥, 대중잡지의 대명사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꼽는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보다는 기업이 번창하다가 갑자기 몰락하는 것을 설명하는 부분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기업이 처음 설립된 신생기에는 경영자나 직원 모두 강한 의욕으로 회사 성장에 전력을 다한다. 이어지는 발전기에는 경영자의 리더십 하에 회사가 발전을 거듭한다. 경영자는 내부의 비판을 적극 받아들여 급변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한다. 성숙기에는 꾸준히 성과를 낸 경영자의 카리스마가 회사 기반을 훨씬 탄탄하게 다진다. 직원들은 경영자의 리더십이 충실하게 따르고 회사는 더 성장한다.

 문제는 이 때부터다. 경영자의 카리스마에 압도된 직원들은 좀처럼 비판의 목소리를 내거나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다. 꼭 필요한 조언을 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진다. 이런 시기가 지속되면 기업은 쇠퇴기로 접어들게 되고 경영자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차원을 넘어 신격화된다. 신격화 단계에서는 절대적인 믿음이 요구될 뿐 비판은 용납되지 않는다. 경영자의 말이 곧 조직의 법이 되고 경영자 주위에는 오로지 '예스맨'만 남는다. 비판과 조언이 실종되고 경영자의 독단과 명령으로 회사가 운영되면서 점차 외부 변화에 둔감해진다. 결국 유연성이 떨어지고 작은 외부 충격에도 기반이 붕괴돼 몰락의 길로 빠진다. (p185~186)

 리콜 때문에 세계적인 유명세를 탄 토요타와 철저하게 무노조를 지향하는 삼성이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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