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의 역습 - 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
티에리 수카르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우유를 좋아한다. 하지만 우유를 마시면 속이 거북하고 소화를 잘 시키지 못해 많이 마시지는 못한다. 내 몸이 우유를 싫어하는 체질인 줄 알았다. 유당불내증이라는 병도 있는 줄 알았지만 몸에 좋다는 우유를 못 마시는 것이 정말 내 몸이 비정상이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저지방우유를 매일 한 팩씩 먹기 시작했다. 그것도 꼭꼭 씹어 먹으라는 충고를 잘 지키면서 말이다. 4개월 정도 먹은 것 같은데 몸이 별 진척이 없다. 잦은 음주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는 차에 이 책이 내 눈에 들어왔다.

책에 따르면 전 세계인들이 우유를 먹기 시작한 것은 1900년대 초부터 라고 한다. 그 이전에는 북유럽의 일부 목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만 먹었다고 한다. 그런 우유가 1950년대에 들어오면서 폭발적으로 사용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차대전의 포화가 멈추고 난 후 그동안 부족했던 먹거리와 영양분을 고단백 육류로 보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과정, 즉 낙농업자가 국가에 어떤 방식으로 로비를 진행하였는지, 그리고 국민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홍보를 하여 완전식품임을 믿게 만들었는지에 관해 밝힌다. 그랬다. 학교 급식을 통해 그리고 군대 배식을 통해 우유가 널리 배급되었던 것은 나 또한 초등학교 시절에 겪었다. 다만 잘 사는 애들만 먹었고, 나처럼 가난한 애들은 구경만 했을 뿐이지만 말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유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완전식품이 아니다. 더구나 골다공증이나 당뇨, 소아비만 등에 효능이 있다는 것도 과학적인 근거가 전혀 없는 단순한 주장에 불과하다. 오히려 일부 연구에서 보듯이 골다공증, 간암, 당뇨, 소아비만과 같은 병을 더 유발시키는 식품이라는 것이다.  

 

여러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이러한 사례를 밝혀 나가면서, 낙농업자의 주장을 하나씩 쳐 부숴나간다. 사실 하나씩 확인해 나가는 과정이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너무 속아왔다고 생각하니 어이가 없다. 특히 우유의 단백질원으로 함유하고 있는 카제인이라는 물질이 오히려 간암이나 유방암을 더 부추겼다는 연구결과에서, 내가 아는 식품첨가제 카제인이 우유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그리고 몸에 해롭다는 트랜스지방이 유제품 가공과정에서 생겨난다는 사실도, 그리고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트랜스지방은 몸에 해롭지 않다고 주장하는 낙농업자의 이야기까지, 더 할 말이 없었다.

그동안 국제적인 학술회의를 통해 수많은 학자들이 낙농업계의 장학생으로 대변했다는 사실도 그렇게 생소한 것은 아니었다. 비근한 예로 담배업계의 정부에 대한 로비나 소송에 대한 행태를 봐도 그랬다. 담배가 인체에 백해무익함을, 그리고 치명적인 질병과 인과관계가 있음을 담배회사들이 얼마나 우리를 속여 왔는지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때도 담배업계 장학생들이 담배는 건강과 무관하다고 연구결과를 뒤집어 발표하고, 눈 가리고 아웅 해 온 사실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담배회사가 없어졌을까? 오히려 반대다. 담배회사는 버젓이 살아있고, 자국에서는 판매를 금하면서도, 후진국 어린이, 청소년들을 향해 열심히 판촉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 글을 읽고 어떤 방향으로 결론을 낼까 고민하다가 몇 몇 인터넷 사이트를 돌아보았다. 검색창에 “우유 완전식품이다”라고 검색어를 넣고 결과를 기다렸다. 여러 사이트가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는 곳이 두 곳이 있었다. 한 곳은 <희망의 밥상> 이라는 책을 인용한 나누며 사랑하고라는 곳이고, 다른 한 곳은 SBS방송 ‘잘 먹고 잘 사는 법’ 이라는 프로그램을 책으로 낸 <잘 먹고 잘 사는 법>이라는 책에 인용한 글이 그것이었다.  

 

끝으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는 우유를 절대 마시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우유나 유제품을 가능한 한 적게 섭취하라는 것이다. 칼슘에 대한 공포는 다른 음식으로 얼마든지 섭취가 가능하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우유를 안 먹을 것이다. 내가 고관절이라는 장애가 있기 때문에, 내 몸이 소화해 내지 못하는 식품이기 때문에, 우유가 사람이 아닌 송아지에게 가장 적합한 음식이기 때문에, 하지만 그 이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유에 대한 경고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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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02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