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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시간의 법칙
이상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3월
평점 :
작은 도서관에서 1일 사서를 하는 중 서재의 많은 책 중 흥미 있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책이었다.
사실 작년에 삼성경제연구소(http://www.seri.org)에서 같은 제목의 엑셀 파일을 다운 받아 내용을 읽고 공감한 터라 유난히 눈에 띄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파일에는 다니엘 레비틴과 말콤 글레드웰이 공동 집필한 『아웃라이어』에서 인용한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었다.
"위대함을 낳는 매직 넘버, 1만 시간의 법칙.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스케이트 선수, 피아니스트, 체스선수, 숙달된 범죄자, 그 밖의 어떤 분야에서든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이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세 시간, 일주일에 스무 시간씩 10년간 연습한 것과 같다. 어느 분야에서든 이보다 적은 시간을 연습해 세계 수준의 전문가가 탄생한 경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결론을 먼저 도출해 낸 상태라 몇 줄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을 책으로 엮었다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가 작용했다.
한 사람이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는 데는 세 가지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주변의 지원(Support), 타고난 운(Luck), 투입한 시간(Time)이 바로 그 것.
이중 지원과 운은 타고나야 하기 때문에 바란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반면 시간은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고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1만 시간을 똑같이 들여도 성공하고 못하는 차이를 '연습의 질'로 표현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작은 목표를 성취하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게 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전문가의 대열에 다가가는 것을 선순환의 법칙이라고 한다.
반면에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 일하는 것 자체가 지루한 반복으로 느껴지고, 결과적으로 무기력에 빠지게 되는데 이를 악순환의 법칙이라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선순환의 법칙에 빠져들기 위한 7가지 실천전략을 소개한다. 최고의 전문가 반열에 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말이다.
책을 전부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7가지 실천전략의 제목 정도는 언급해야 할 것 같아 나열해 본다.
1. 머리 좋은 놈이 즐기는 놈 못 이긴다. 맞는 말이다.
2. 결심과 실천과 지속의 세 박자가 성공을 부른다. 결국 꾸준해야 한다.
3. 옷의 크기에 따라 몸도 변한다. 능력은 한 치수 높게 준비하자.
4. 소걸음으로 먼 길을 간다. 막연한 목표는 버리고 구체적으로 세우자.
5. 핵심에 매달려라. 우선순위를 정하라. 그리고 몰입하라.
6. 나는 다르다 고로 성공한다. 남과 다름이 바로 경쟁력이다.
7. 실패는 오케이 패배는 노케이. 실패는 실패일 뿐 좌절하지 말자.
저자는 책에서 일곱 번째 실천전략에서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다 몰락한 사례를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 GM, 사진 필름의 명가 이스트먼 코닥, 대중잡지의 대명사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꼽는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보다는 기업이 번창하다가 갑자기 몰락하는 것을 설명하는 부분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기업이 처음 설립된 신생기에는 경영자나 직원 모두 강한 의욕으로 회사 성장에 전력을 다한다. 이어지는 발전기에는 경영자의 리더십 하에 회사가 발전을 거듭한다. 경영자는 내부의 비판을 적극 받아들여 급변하는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한다. 성숙기에는 꾸준히 성과를 낸 경영자의 카리스마가 회사 기반을 훨씬 탄탄하게 다진다. 직원들은 경영자의 리더십이 충실하게 따르고 회사는 더 성장한다.
문제는 이 때부터다. 경영자의 카리스마에 압도된 직원들은 좀처럼 비판의 목소리를 내거나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다. 꼭 필요한 조언을 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진다. 이런 시기가 지속되면 기업은 쇠퇴기로 접어들게 되고 경영자는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차원을 넘어 신격화된다. 신격화 단계에서는 절대적인 믿음이 요구될 뿐 비판은 용납되지 않는다. 경영자의 말이 곧 조직의 법이 되고 경영자 주위에는 오로지 '예스맨'만 남는다. 비판과 조언이 실종되고 경영자의 독단과 명령으로 회사가 운영되면서 점차 외부 변화에 둔감해진다. 결국 유연성이 떨어지고 작은 외부 충격에도 기반이 붕괴돼 몰락의 길로 빠진다. (p185~186)
리콜 때문에 세계적인 유명세를 탄 토요타와 철저하게 무노조를 지향하는 삼성이 문득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