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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의 충격 - 심리학의 종말
이일용 지음 / 글드림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지능(知能)에 대한 정의는 참 다양하다. 민중국어사전에 의하면 두뇌의 작용, 지혜와 재능으로 나온다. 여기서 두뇌의 작용이란 생물체가 미지의 상태․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이라고 부연설명이 첨가되어 있다. 또 위키 백과사전에는 도전적인 새로운 과제를 성취하기 위한 사전지식과 경험을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사실 우리가 흔히 거론하는 지능이란 사전적인 의미와는 좀 다르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바로 IQ가 아닌가 싶다. IQ intelligence quotient 점수(지능지수, IQ Score) 즉 머리가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점수. 그런데 이를 잘못된 개념이라고 반박하는 책이 나왔다. <지능의 충격>이라는 제목의 책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심리학의 종말’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내가 이 책에 끌렸던 이유는 다음과 같은 책 소개 글이었다.
‘사고력의 원리’와 ‘지능의 정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책에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이 학습과 사고, 그리고 인생 3가지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이 3가지를 각각 독립적인 학문으로 다루어야 하지만 현실에는 그런 학문이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스스로 이 3가지 학문인 학습학, 사고학, 인생학을 직접 만들기로 한다. 이후 1995년부터 20년간 연구를 통해 깨닫게 된 사실은 ‘지능’이라는 개념의 올바른 이해 없이는 이 3가지 학문의 이론을 정립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지능의 정체’를 밝혀낸 과정을 이 책을 통해 공개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내린 결론은 ‘지능’이란 ‘스스로 욕구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이며,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욕구’를 발생시키고, 다른 한쪽에서는 이 ‘욕구’가 무엇인지 모르면서 추론하고 예측하는 2단계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어떠한 생명체도 스스로 욕구를 창출할 수 없으므로 새로운 욕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욕구를 다른 욕구로 ‘착각’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 그런데 만약 생명체에 ‘기억’이 있으면 욕구를 ‘착각’할 수 없기 되기 때문에 ‘지능’의 의미가 없어져 버린다. 왜냐하면 ‘기억’이 있다면 ‘욕구’를 모른다는 사실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억’은 없으며, 우리가 ‘기억’이라고 알고 있는 것도 사실은 ‘생각의 흔적’이라는 것이다.
책을 다 읽고 제일 먼저 든 느낌은 당황스러움이었다. 어렵지 않은 용어를 사용해 쉽게 이해는 가는데 공감이 가지 않는 것이다. ‘지능’에 대한 심리학이나 뇌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한 글이 하나도 없었고, 저자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할 과학적인 근거 역시 없다는 사실이 그랬다. 다만 스스로 터득한 사고학의 추론, 즉 가설을 제시하고 이것이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역설 추론법’과 ‘기본형 반전법’ 등 자신이 만든 사고학의 2가지 사고기법을 근거로) 밝힐 뿐이다.
그래도 찬사를 보내고 싶은 것은 참고할 자료 없이 오로지 스스로 사고를 통해 이러한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저자가 ‘지능 개발법’과 ‘사고력 개발법’을 나중에 나올 사고학 관련 책에서 제시한다고 하니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