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 추억을 잃어버린 모든 이에게 우리시대 대표 문인들이 전하는 특별한 수업 이야기
김용택.도종환.양귀자.이순원 외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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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에게나 학창시절 잊지못할 수업이 있기 마련이다. 그 수업이 현재의 자신이 있기 위한 특별한 날이었다면 특히 더 그렇다. 살아가면서 가끔 그런 기억을 떠올리지만 이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만큼 그 내용이나 형식도 다양하다. 

  시인과 소설가들이 자신의 기억속에서 다양한 수업 이야기가 이채롭다. 자신의 치부를 과감히 들어낸 것이 있는가 하면, 잔잔한 감동이 밀려드는 경우도 있다. 특히 나도 모르게 빵 웃게 만드는 부분도 있다. 자신이 받은 수업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도종환 시인의 경우처럼 가르치는 교사로 참여한 수업의 이야기도 나온다. 온라인 수업이 있는가 하면 독자의 편지에서 인생 수업을 받는 경우도 있다. 

  책 속에 같이 배치되어 있는 흑백사진은 학창시절의 나를 회상하기에 충분하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문인들의 이야기만 소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문인 외에도 다양한 직업군의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실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뭐 이 책을 펴낸 의도가 문인으로 국한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특히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은 서진연 작가의 '겨자나 와사비나'였다. 이는 작가가 되기위해 이순원 작가의 온라인 강의수업을 받는 도중 일어난 재미있는 이야기다. 일명 귓속말 사고라는 건데, 온라인 수업이 채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정인끼리 귓속말 주고 받다가 저도 모르게 공개로 떠버리는 사고를 말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사고는 채팅창과 고스톱창을 동시에 띄워 놓았다가 <에이씨, 쌋다!>라는 말이 전체 채팅창에 뜬 순간 빵하고 터지고 말았다. 

  또 과학책 겉장 꼭대기 오른쪽에 '문교부장관 검정필' 이라는 문구를 보고 문교부 장관 이름을 검정필이라고 한 이순원 작가의 '콘사이스여 안녕' 이야기도 어쩌면 내 어렸을 적에 일어났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었다.

  책에 나오는 문인은 모두 18인으로 우리시대를 대표하는 문인이라는데, 뒷 부분에 작가 약력을 보니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 읽은 책중 문학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앞으로는 문학서의 비중을 높여야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살다보면 힘든 일도 생길 수가 있고 학창시절이나 과거를 추억하면서 기분을 전환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꼭 힘든 시기가 아니라도 괜찮다. 학창시절로 되돌아가 잠시나마 향수에 젖어 빙긋 웃고있는 당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빙긋이 웃을 수 있는 기억을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체험이다. 경험 해 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통해 간접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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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
김광주 지음 / 가디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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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대부분 재테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이를 공격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 과거 고금리 시대에는 은행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만으로도 쏠쏠한 재미를 보았지만, 지금처럼 저금리 시대에는 은행 정기적금만으로는 별 재미를 보지 못한다. 결국 재테크를 해야 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대부분이 못한다. 

  수입은 꾸준히 들어오는데, 모이는 돈은 없고, 마이너스 통장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면 참 난감하다. 그렇다고 매주 사는 로또 대박이라도 나면 모를까 이 마저도 나랑은 상관없는 일같이 보인다. 왜 돈이 모이지 않을까? 그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 있다. 『평생 주머니에 현금이 마르지 않는 비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국내에 캐시플로 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체계화시켜 각종 강연을 하는 캐시플로 디자이너이자 캐시플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김광주 원장이 쓴 책인데, 책 표지에 의미심장한 표현이 단박에 눈을 사로잡는다. 

  "필요할 때 현금이 없어 쩔쩔매는 사람, 열심히 벌어서 금융회사에 퍼주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

  캐시플로 디자인이란 평생 돈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으로 재무설계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재무설계는 적어도 55세까지 지속적인 임금상승을 전제로 생애 전체의 현금흐름을 균형 있게 배치한다. 이에 비해 캐시플로 디자인은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현실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잉여현금 관리에 중점을 둔다. 그래서 장기적인 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이 포함될 수도, 유보 또는 제외될 수도 있다.

  자신의 현 자산 상태와 앞으로 벌어들일 돈과 쓰게될 돈이 얼마인지를 계산해보면 앞으로 지출을 줄여야 할지 아니면 저축이나 투자를 더 늘려야 할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캐시플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10년 이상 가입해야 하는 개인연금보험이나 각종 변액보험, 종신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 질 것을 요구한다. 완주할 수 없다면 원금도 보장받기 어렵다. 그래서 가입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까지 완주하는 가입자는 개인연금보험이 20%, 종신보험이 30%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책에는 예.적금에서부터 펀드, 부동산, 각종 보험, 공적연금 등 다양한 상품들에 대해 장단점과 가입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들이 나열되어 있어 전문가 상담 못지않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또 라이프 플랜과 캐시플로 디자인의 실전사례도 보여주기 때문에 책에 나온 형식을 활용하면 자신의 라이프 플랜과 캐시플로 디자인을 직접 해 볼 수도 있다.

  책 한 권 읽었다고 당장 인생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돈의 흐름에 대해 관심두지 않고 사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깨닳게 되었다. 증권사나 은행, 보험회사에 아무런 방어수단 없이 노출되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게 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저자 홈페이지
 - 머니마트 http://www.moneymart.co.kr
 - 캐시플로 아카데미 http://www.cashflowacademy.co.kr
 -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cashflowacademy.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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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라이프 - 인생 최악의 7일, 누구나 삶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필 맥그로 지음, 이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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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살다보면 행복을 앗아가는 여러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언제 어떻게 닥칠 지 모르는 위험들. 물론 그 중에는 사람이면 반드시 죽는다는 것과 같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게되는 불행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불행에 대비해 준비를 한다면 어쩌면 일상의 평범하지만 행복한 삶으로 되돌아 오는 것도 쉽지 않을까?
 

  『리얼 라이프』는 인생을 살다보면 닥칠 최악의 7가지에 대해 어떻게 해쳐나갈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표지의 설명대로 '삶을 역전시키는 위기극복의 메뉴얼'이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저자는 오프라 윈프리가 소송으로 힘든 기간을 보낼 때 이를 도와준 것이 계기가 되어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고, 지금은 <닥터 필 쇼>라는 토크쇼로 미국 대륙에 하루 한 시간씩 방송을 송출하는 유명인이다. 물론 토크쇼 시청율은 <오프라 윈프리 쇼>에 이어 2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또 인생 강의 한 번에 10억의 강연료를 받는 파워 명사이기도 하다.
 

  책을 통해 저자는 우선 위기가 닥쳤을 때를 가정하여 올바른 정신으로 감정을 조절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고 한다. 그런뒤 스트레스 관리를 먼저 요구한다. 불화와 이혼의 원인일 수 있는 '사회적단절 스트레스', 업무나 학업에서 받는 '성과 스트레스', 그리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포자기의 상태에 빠지는 '비관주의 스트레스' 이 모든 스트레스를 관리하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무려 12가지나 되지만, 하나하나 따지고 보면 못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약간의 시간만 배려하면 된다.
 

  저자는 책에서 자신이 상담을 통해 알게된 '인생에 닥치는 최악의 7일(7가지)'을 설명한다. '상실', '공포', '적응성 붕괴', '질병과 사고', '정신질환', '중독', '존재의 위기'. 각 최악의 사례는 누가 보더라도 내 인생에 닥친 위기라고 말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사례에 따라 준비하고 해결해나가는 방법이 다른 것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독이다. 대부분의 사례는 모두 자신이 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중독의 경우는 치료받을지 아니면 관계를 단절할 것인지 과감한 결단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위의 7가지 사례에 몇 가지가 추가되는 경우도 있고, 몇 가지는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다음 옮긴이의 말과 같다고 생각된다.
 

  "언제나 나에게서 시작할 것. 우선 나를 중심으로 해서 나한테 도움이 되도록 해. 그것이 바로 궁극적으로 내가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을 위한 길이야. 그것이 현실이잖아. 실제 인생이라고. 리얼 라이프!" - p486

 
  필 박사가 가르쳐주는 스트레스 관리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1. 자책은 정도껏 해라, 자신을 용서해라
   2. 사소한 일은 웃어 넘겨라, 오버하지 마라
   3. 규칙적인 운동을 해라
   4. 자신만의 긴장푸는 방법을 개발하라(예, 명상 등)
   5.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심호흡을 하라
   6. 자기 확신의 주문을 만들고, 자주 반복해라(예, 나는 준비되어 있다)
   7.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음식(술, 카페인, 지방, 설탕 등)을 가려라
   8. 숙면을 취하라
   9. 자기를 칭찬해라
  10. 최소 하루 한 번은 큰 소리로 웃어라
  11.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라
  12. 똑똑해져라(내가 할 수 있는건지, 할 수 없는 건지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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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 신판
조영래 지음 / 아름다운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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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 앞에는 항상 나를 쳐다보는 사람이 있다. 조그마한 액자 속의 사람, 이름도 없고 다만 사진 밑에 작은 글씨로 ‘전태일을 따라서 인간 해방으로’라는 글씨가 있다. 맞다. 액자 속에 있는 것은 전태일 열사의 사진이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열사의 평전을 처음 읽는 것도 아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아니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많이 달랐다 해야 옳을 것 같다. 책 뒤표지에 있는 글이 내 심정을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우리는 전태일을 옳게 읽고 있는가?

 

  노동운동이 죽었던 이 땅에 새롭게 나타나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고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사람. 전태일. 그가 바라던 세상은 사람이 사람으로 사람답게 존중받는 사회였다. 1970년 11월 13일에 벌어졌던 사건이었다.

 

  흔히들 매년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라고 말한다. 이는 제과회사에서 특정과자를 판매하기 위해 만든 가공의 날이다. 그런데 사실 이 날이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창립일인 것을 아는 이는 별로 많지 않다. 심지어는 이 땅에서 노동자로 살고 있는 사람들조차도 빼빼로 데이는 알지만 민주노총 창립일은 모른다. 왜 그럴까? 이는 이 땅의 수많은 노동자가 40년 전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몸을 던지며 외쳤던 것을 잊어버리고, 노예의 삶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살아온 결과이지 않을까.

 

  근로기준법이 있었지만 그에 대해 몰랐던 바보들, 그리고 법대로 만들어 보고 싶어 했던 바보들, 노동운동을 하면 신세 조지는데 그것도 모르고 설치는 바보들. 그랬다. 그들 모두 바보들이었다. 하지만 정작 바보는 우리들이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는 바보들, 노예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바보들, 바꿀 수 있는 세상을 시도 한번도 해보지도 않고 바꿀 수 없다고 자책하는 바보들이었다. 그래서 열사는 예수가 인류의 원죄를 지고 십자가에 못 박혔듯이, 그는 자신의 몸을 불살라 가혹한 환경에 놓여 있었던 이 땅의 모든 노동자의 작업환경을 개선코자 했던 것이다.

 

  열사가 산화한 지 40년이 지난 오늘, 과연 근로기준법은 지켜지고 있는가? 그 많은 세월동안 자본가는 엄청나게 비대해졌지만 여전히 근로기준법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노골적으로 법을 어기면서 수많은 노동자를 바보로 만들어 가고 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수많은 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 그 긴 세월동안 정권과 자본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고, 손배가압류, 직장폐쇄, 심지어는 불법해고에 이르기까지 오히려 더 악랄해졌다. 아직도 휴게실조차 없어 화장실 한쪽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 청소용역 노동자가 있는가 하면, 최소한의 생명보호를 위한 조치도 없이 죽음의 작업장으로 내 몰리는 노동자들. 40년 전의 사회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열사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노동자도 인간이며 인간답게 존중받으며 살아가는 완전 용해된 사회를 우리들에게 완성해 주기를 바란 것이다. 그래서 해마다 11월이 되면 열사가 우리에게 남긴 그 뜻을 절대 잊지않기 위해, 그리고 그 뜻을 완수하기 위해 노동자대회를 여는 것이다.

 

  그동안 열사의 고귀한 사상을 망각하고 살아왔다는 자책이 나를 괴롭힌다. 노동운동에 관심을 가진지 10년이 되어가지만 나약한 정신으로 목숨을 건 투쟁 한 번 제대로 못해 본 내게, 열사의 꾸짖음이 귀에 들리는 듯 하다. 그래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더 치열하게 투쟁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열사가 남긴 것을 이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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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과 장미 - 권리를 위한 지독한 싸움
오도엽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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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성모병원, 명지대학교, 동우화인캠, 자티전자, 경남제약, 한국주택금융공사, 레이크사이드CC, 한솔교육, 자티전자, 기륭전자 등 참으로 많은 회사들의 이름이 나온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장투(장기투쟁) 사업장이다. 이들 사업장 중 내가 가본 곳도 더러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덜 부끄러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세상이 불공평한데 대해 원망을 해 보기는 처음인것 같다. 입에서 연방 터져나오는 욕 때문에 옆에 있는 가족이나 동료들이 힐끔힐끔 쳐다 본다. 그래도 어쩌랴, 기분같아서는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은 마음뿐인걸. 그러면서 책 속에 등장하는 이웃들의 어려움이 마치 내가 당하는 것 같은 심정이 들었다.

 

  지금이 20세기도 아닌데 아직도 사람이 사람답게 대우받지 못하는 사업장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은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 노동조합이 뭔지도 몰랐고 최저임금이 뭔지도 몰랐던 순진한 노동자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거였다. 단지 노동조합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해고 되어 거리로 쫒겨났다. 그리고는 끈질긴 복직투쟁이 시작된다.

 

  책에는 22곳의 투쟁 사업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다. 그중에는 아름답게 타결이 된 곳도 있고, 처참하게 져서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된 경우도 있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렇게 처참하게 싸우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 주는 것 만으로도 이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아니 이들이 이렇게 싸우고 있는 이유라도 알아주는 것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민중의 도리가 아닐까 싶다.

 

  『밥과 장미』는 2006년 5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만들어 진 책이다. 저자는 책의 내용이 편파적이고, 감정이 그대로 살아 있는 삐라와 같은 것이라고 당당히 밝힌다. 있는 자들은 변호할 필요도 없다면서 말이다. 왜냐면 있는 자들은 얼마든지 법과 언론을 통해 저들이 숨기고 싶은 사실을 숨겨올 수 있고 자신들의 방패막이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가 한편으로는 불평등한 사회에 대한 서글픈 외침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어쩌면 다시 빛을 발하는 희망을 이야기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책의 저자 이야기에 따르면 밥은 원래 법이었다. 결국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법에 의해 무참히 깨지고 짓밟히는 처참한 광경들이 이 책 여기 저기에서 나온다. 법을 어겨도 처벌받는 것이 다른 노동자와 사용자. 아니 처벌받는 사람은 노동자뿐이다. 사용자는 지켜도 그만 안지켜도 그만. 그래서 노동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 노동조합 마저도 없다면 누가 이들의 아픔을 같이 아파해 가면서 싸워줄 것인가.

 

  지금 프랑스에서는 고등학생들까지 시위에 가세해서 연금법 개악에 반대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로 연일 떠들썩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비정규직 양산법을 비정규직 보호법이라고 떠드는 정부 못지않게 이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국민들이 너무 많다. 도급, 하청, 용역, 파견, 외주 구분조차도 분명치 않는 비정규직의 또다른 이름들. 860만명을 육박하는 비정규직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이것이 오늘날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는 것이 너무도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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