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풍차를 돌려라 - 매달 꼬박꼬박 복리 효과를 누리는
윤승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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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인슈타인도 극찬했다는 복리의 마법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마법의 효과를 누리려면 제법 긴 세월이 필요하다. 그래서 알고도 장기간 예치하는 정기예금에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 언제 돈이 필요한 상황이 전개될 지 모르기 때문이다. 펀드나 주식도 역시 관심은 가지만 원금을 날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때문에 가입하기가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원금을 날릴 위험도 없고 현금 유동성도 보장되면서 복리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는 금융상품이 없을까? 저축과 같은 지극히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목돈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있다고 주장하는 책이 나왔다. 그 주인공이 바로『예금풍차를 돌려라』는 책인데 이 책의 저자가 현직 은행원이라 점에서 조금 의아하다. 은행에 그 많은 상품들이 있지만 이런 상품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사실 대부분이 복리의 마법을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 것은 기간인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은 1년이라는 단기간이다. 또 복리도 은행에서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대신 유동성 확보에서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묘한 매력을 가졌다.

 

  방법은 간단하다. 매월 특정일을 정해 저축 가능한 최대 금액을 1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한 달 후 똑같은 정기예금에 추가로 가입한다. 이렇게 1년이 지속되면 모두 12개의 정기예금 통장이 생긴다. 이 다음부터가 중요한데, 만기가 된 정기예금을 찾아서 1년 만기의 새로운 정기예금에 가입한다. 대신 이때 가입하는 금액은 만기된 정기예금(원금+이자)에 저축 가능한 최대 금액을 추가한 금액이 된다.(이해가 가지 않은 분은 아래 '왕계장의 저축도'를 참고하기 바람) 이렇게 매달 정기예금을 갱신해 나가는 것이 이 책 제목인 예금풍차다.

 

  그런데 이런 간단한 방법을 왜 몰랐을까 한탄할 필요는 없다. 이 방법도 결코 쉬운 방법은 아니다. 왜냐하면 절약·저축·투자라는 재테크의 기본에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200만원의 월급을 받는 사람이 그 중 100만원을 예금풍차인 정기적금에 들려면 어지간한 절약으로는 어림없다. 그래서 저자는 절약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을 풍차 돌리기를 위한 준비단계로 둔다. 책에서 말하는 1단계다.

 

  본격적으로 풍차 돌리는 저축 단계에 접어들면 해야 할 일이 추가된다. 마지막 단계인 투자를 위한 자기계발에 돌입하는 것. 이 책에서 읽도록 추천하는 경제 관련 서적만 해도 무려 100권이나 된다. 뭐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은 6년차 은행원인 '이주인' 대리를 통해 주변 동료들에게서 예금풍차에 대해 배우면서 실천해 나가는 소설 형식으로 전개된다. 또 중간 중간에 삽화를 삽입하고, 이야기와 관련 있는 팁이나 금융 정보를 추가하여 흥미를 더한다. 그래서인지 딱딱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오히려 관심이 더해지고 술술 읽혀지는 매력을 가졌다. 게다가 책의 말미에 연금저축 고르는 법, 신용카드 사용법, 보험 가입, 통장 쪼개기 등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보너스로 제공한다.

 

  사실 책 띠지에 있는 '직장생활 5년차, 예금풍차만 알면 당신도 1억 모을 수 있다!'는 메시지 때문에 호기심에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 책을 다 읽고나니 진작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왜냐하면 책의 앞부분에 예금풍차를 먼저 사용해 보고 추천글을 쓴 대부분의 연령이 33세다. 그기에 비하면 나는 직장생활 20년차가 넘는데도 이들보다 모아둔 것이 적다.

 

  절약·저축·투자라는 기본을 통해 제대로 된 재테크를 꿈꾸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 혹시 매월 목돈으로 정기예금을 가입할 능력이 안 된다면 적금풍차를 돌리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으니 그 방법도 고려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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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인문학 -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진실한 대답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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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한 경쟁에 내몰리는 중고등학교 시절에 누구나 귀가 따갑게 들었을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 라는 이야기. '대학만 가게되면 모든 게 다 해결된다'는 이야기. 그러나 사실 누구 말마따나 죽어라고 공부만 열심히 하다 막상 대학에 가면 갈수록 높아져만 가는 취업의 벽때문에 스펙 쌓기와 취업 준비에만 열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하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거의 대부분이 영락없이 '88만원 인생'으로 전락되고 만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청춘은 고달프다.

  청춘을 대상으로 나온 책들을 보면 '어떻게 하면 성공하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꿈과 목표를 정하고 희망을 가지고 어렵고 외롭고 힘들더라도 참고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야 한다'는 교과서적인 내용이지만 읽는 동안 만큼은 세상 다 가질 것같은 착각에 빠져 들기도 한다. 그런데 청춘이 살아야 할 삶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책이 내 시선을 끌었다. 『청춘인문학』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청춘의 시각에서 청춘이 안고있는 문제를 분석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내린다.

  책에 따르면 청춘의 삶은 진정한 삶을 찾아가는 연습, 시도와 노력, 그리고 훈련을 감행해야 할 시기라는 것. 그래서 막연한 꿈과 목표를 가지고 열정을 불사르는 청춘보다는 '삶'에 대한 욕심을 가지는 것이 청춘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성공하는 일부가 있지만 세상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것은 보통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꿈과 열정을 가지고 청춘을 걸 용기가 있는 사람, 다시말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 자신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만족'하는 삶을 찾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해답은 삶의 복권인데, 이를 위해 제시하는 방법은 몇가지 안된다. 우선 소비 생활을 점검,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욕망을 관리하라는 것이다. 또 진정한 취미를 가짐으로써 새로운 욕망을 가지거나 삶을 중심에 둔 이야기 모임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밖에도 예술을 통하거나 여행을 통해 그리고 필요한 것들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강조하는 것은 인간관계. 삶을 공유하는 진정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춘이 훌쩍 넘은 나이에 청춘의 시각을 맛보게 되어 색다르고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책 제목에 '인문학'이라는 용어 때문에 조금은 난해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읽고보니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인문학'에 문외한이라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청춘을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맨토 같은 글이 아니라 청춘의 시각에서 청춘을 위해 쓴 책이라 청춘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른 책이다. 그래서 일생에서 가장 의미있어야 할 청춘기에 방황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꿈이 무엇일까? 참 정의내리기가 쉽지 않다. 다만 우리가 믿는 꿈이 환상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 자기계발서에서 아래와 같은 글은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같아 인용한다.

  결국 우리 대부분은 일반 직장에 취직해서 일반적인 가정을 꾸리게 된다. 일반적인 가정, 보통의 삶을 가진다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많은 이들의 꿈이다. 우리 시대에 그러한 꿈이야말로 가장 어렵다는 것은 널리 퍼진 관념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계속해온 말은 바로 '그 꿈'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 꿈 자체의 가능성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이전에, 그러한 꿈이 과연 단순한 환상에 불과한 건 아닌지, 정말로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꿈인지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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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입니다
딕 호이트.던 예거 지음, 정회성 옮김 / 황금물고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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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아버지입니다』라는 책을 읽을 기회를 잡았다. 매달 모이는 독서모임인 책나루(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네이버 카페 부산 경남 회원들의 모임)에서 우연히 업어온 책인데 낯설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 직장에서 교육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정말 감명 깊게 본 동영상이 있었는데 철인3종경기에 나선 어떤 아버지의 이야기였다. 철인3종경기에 참가하는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는 강사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그 영상에 나온 아버지의 철인3종경기 기록은 아마추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혼자가 아닌 몸으로 달린 경기였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자신의 아들이 단지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아버지는 아들을 고무보트에 태워 끌면서 수영을 했고, 이어 아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달렸고, 나중에는 아들의 휠체어를 끌면서 마라톤을 완주한 아버지. 정말이지 감동 그자체였다. 사실 그 당시는 그냥 감동만 받았을 뿐 아버지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다 『나는 아버지입니다』라는 책을 접하게 된 것이다.

  나 자신도 작은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나는 청각 장애아를 둔 부모이기도 하다. 그래서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들의 이야기나 스스로 장애를 극복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다만 그런 서적을 읽을 기회를 자주 갖지 못하는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지금까지 몇 권에 불과한 책만 읽었을 뿐이다. 그러던 내게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생긴 것은 어쩌면 그동안 너무 편하게 살아온 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자성의 계기가 되었다.

  아버지 딕 호이트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미국인으로 고등학교 동창인 주디와 결혼해서 처음 얻은 아들이 선천적으로 '경련성 사지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 이때부터 딕과 주디 부부는 장애 아들을 평범한 아이처럼 키우기 위해 장애아를 차별하는 사회와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다행히 아들 릭은 특수 컴퓨터를 개발하는 대학의 한 연구팀에 도움으로 가족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시작하게 되고, 이후 엄마 주디의 투쟁이 시작되고 결국 릭이 14살이 되던 해에 공립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공립학교를 다니던 릭에게는 체육 교사인 사토리 선생이 있었다. 장애가 체육 수업을 빠지는 핑계가 되지 못한다는 사토리 선생. 급기야 릭은 휠체어를 타고 체육 수업에 들어가게 되고, 사토리 선생과 친구들과 함께 농구 경기까지 구경하게 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릭은 특수 컴퓨터에 라크로스(하키 비슷한 구기 운동) 경기 도중 다른 선수와 부딪쳐 목이 부러지고 목 아래의 몸이 마비된 지미 바나코스 선수를 위한 자선 달리기 대회에 대한 글을 쓰게 되는데, 여기에 쓴 릭의 글은 '아빠와 달리고 싶다'는 글이었다. 이를 본 아버지 딕은 뭉클해진 가슴으로 아들과 함께 그러겠다는 약속을 하게 되지만 그는 이미 37살이나 먹은 아저씨라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대회를 완주하게 된다.

  한편 완주 이후 릭이 특수 컴퓨터에 입력한 글은 '달리고 있을 때 저는 장애인이 아닌 것 같았다'는 이야기. 이후 둘은 '팀 호이트'라는 이름으로 1977년 10월 스프링필드10킬로미터 단축마라톤을 시작으로 1984년 보스톤 마라톤에 이르기까지 달리기는 계속된다. 그러다 1983년 8월에 열린 팰머스 대회에서 데이브 맥길리브레이라는 철인3종경기 선수의 제안으로 시작된 철인3종경기. 이후 '팀 호이트'는 철인3종경기에 매진하게 된다.

  보통사람들도 하기 힘든 마라톤 64차례 완주, 철인3종경기 6차례, 단축 철인3종경기 206차례 완주, 미대륙 6000킬로미터 횡단 이러한 대기록은 아마 당분간은 깨지지 않을 것이다. 가히 기적을 넘어 전설이라고 해도 과분하지 않을 정도다. 결국 이들 부자가 던진 희망은 예스 유 캔(Yes You Can)이라는 메시지.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나도 할 수 있다는 신념을 선물했던 것이다.

  사실 이 책을 통해 오래 전이었겠지만 미국에서도 장애아에 대한 편견이 그렇게 심했다는데 많이 놀랬다. 주인공인 아들 닉은 1962년 생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직도 그런 사회적 편견이 심한 우리 사회가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감명 깊게 읽은 구절이 있어 아래에 인용한다.

  "장애인이나 그 가족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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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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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의(惡意)』는 『붉은 손가락』 『숙명』에 이어 세 번째로 읽게 된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 소설이다. 작가는 나오키상, 에드가와 란포상, 일본 추리작가협회상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이 일본 미스터리 소설에 제일인자이며 베스트셀러 작가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책마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달랐다. 그래서인지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 이번에는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할지 참 궁금함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의 스토리는 정말 단순하다. 베스트셀러 작가 히다카 구니히코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사체로 발견된다. 머리에 둔기로 맞은 흔적과 그의 목을 조이는 전화코드, 그리고 외부의 침입흔적이 없는 완전 밀폐된 공간에서의 살인사건.  유력한 용의자로는 그의 친우이며 아동문학작가인 노노구치 오사무와 그의 젊은 아내 리에, 그리고 히다카의 이웃집에 사는 나미라는 여자다. 이 사건을 맡은 사람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서 그 유명한 가가 교이치로 형사다.

 

  그런데 어의없게도 범인은 너무나 빨리 잡혀버린다. 하지만 놀라운 비밀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소설은 점점 재미있게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

 

  요즘 학교폭력과 왕따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소설에서도 학교폭력과 왕따문제의 심각성을 후반부에서 가가 형사가 직접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제법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다룬다. 물론 소설 스토리와 연관을 지어 자연스럽게 전개하면서 이를 이유 없는 악의라고 정의까지 내린다.

 

  추리소설의 묘미는 아무래도 끝까지 읽지 않고 속단해버리면 반전에 반전이 벌어지는 뒷 이야기를 알 방법이 없다는 거다. 그래서 끝까지 읽지 않을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른 추리소설과는 조금 다른점이라면 아무래도 글의 전개다. 노노구치의 수기와 가가 형사의 기록을 번갈아 보여주는 형식으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소설에 등장하는 글쓰는 작가들의 세계를 언급한 점이다.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착각마저 드는 재미있는 추리소설이다. 갑자기 또 추리소설이 땡기기 시작한다. 한 동안 책을 너무 멀리 놓은 것 같은데 읽어야 할 책들이 산더미 같은데 즐거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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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 곽노현 에세이, 곽노현 트위터 글과 옥중 편지 모음
곽노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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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쓴 에세이 『나비』를 읽었다. 나비는 아주 작은 애벌레에서 시작하여 갑갑한 고치 속의 번데기 생활과 고치를 똟는 지난한 과정을 지나야만 아름다운 나비로 변신하게 된다. 이는 인간의 성장 및 교육 과정을 상징한다는 것. 그래서 찬란한 나비로 비상하게 하는 것이야 말로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은 지난 2011년 10월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의 구속수사를 받기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린 글들과, 옥중에서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구성되어 있다. 트위터 글은 대부분 특정한 상황이 주어진 상태에서 자신의 생각을 보태는 정도의 글이지만 교육감이 평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표현되었고, 옥중 편지 역시 처음에는 소소한 주변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후반부에 가면 공교육에 대한 교육 철학이 무엇인지 상세히 묘사되었다.
 
  교육감은 서문에서 공교육의 목표를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한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 기회균등을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고, 모든 개인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그리고 세 번째 목표는 자유와 권리에 수반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할 줄 알게 하는 것이다.
 
  얼마 전이었나? 페이스북에서 유니세프에서 발표하는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본 적이 있었다. 18세 이하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물질적 행복, 보건과 안전, 교육, 가족과 친구관계, 주관적 행복, 건강 등 6가지 영역으로 나눠 행복 정도를 측정하는 건데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학업성취, 교육참여, 고용으로의 전환 등으로 따지는 교육영역에서 부동의 세계 1위다. 그것도 OECD 평균을 무려 23%나 오버하는 1위다. 그런데 부끄럽게도 주관적 행복은 세계 꼴찌다.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내몰리기 시작하는 무한 경쟁.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그런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보 교육감이 나온 곳에서는 대부분 획일적인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학교 폭력으로 인해 자살하는 아이들보다 성적을 비관해서 자살하는 아이들이 더 많은 사회. 이런 사회를 과연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교육감의 바램대로 서울시 공교육이 바로서고 학교를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민주주의의 올바른 체험장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특히 요즘은 농촌체험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아는데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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