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 곽노현 에세이, 곽노현 트위터 글과 옥중 편지 모음
곽노현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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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쓴 에세이 『나비』를 읽었다. 나비는 아주 작은 애벌레에서 시작하여 갑갑한 고치 속의 번데기 생활과 고치를 똟는 지난한 과정을 지나야만 아름다운 나비로 변신하게 된다. 이는 인간의 성장 및 교육 과정을 상징한다는 것. 그래서 찬란한 나비로 비상하게 하는 것이야 말로 교육감의 교육철학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책은 지난 2011년 10월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의 구속수사를 받기 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올린 글들과, 옥중에서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구성되어 있다. 트위터 글은 대부분 특정한 상황이 주어진 상태에서 자신의 생각을 보태는 정도의 글이지만 교육감이 평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표현되었고, 옥중 편지 역시 처음에는 소소한 주변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후반부에 가면 공교육에 대한 교육 철학이 무엇인지 상세히 묘사되었다.
 
  교육감은 서문에서 공교육의 목표를 크게 세 가지로 제시한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 기회균등을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고, 모든 개인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그리고 세 번째 목표는 자유와 권리에 수반되는 책임과 의무를 다할 줄 알게 하는 것이다.
 
  얼마 전이었나? 페이스북에서 유니세프에서 발표하는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본 적이 있었다. 18세 이하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물질적 행복, 보건과 안전, 교육, 가족과 친구관계, 주관적 행복, 건강 등 6가지 영역으로 나눠 행복 정도를 측정하는 건데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학업성취, 교육참여, 고용으로의 전환 등으로 따지는 교육영역에서 부동의 세계 1위다. 그것도 OECD 평균을 무려 23%나 오버하는 1위다. 그런데 부끄럽게도 주관적 행복은 세계 꼴찌다.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내몰리기 시작하는 무한 경쟁.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그런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진보 교육감이 나온 곳에서는 대부분 획일적인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교 폭력의 심각성이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학교 폭력으로 인해 자살하는 아이들보다 성적을 비관해서 자살하는 아이들이 더 많은 사회. 이런 사회를 과연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교육감의 바램대로 서울시 공교육이 바로서고 학교를 아이들에게 돌려주고 민주주의의 올바른 체험장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특히 요즘은 농촌체험과 연계하는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아는데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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