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시간 영화관 밖으로 나오니 하늘 저 끝 어디선가~ 반가운 눈이 내리고 있었다. 추운 날씨지만 눈이 오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포근해진다. 특히 크리스마스 이브에 내리는 눈은 왠지 하늘에서 내려준 축복처럼 여겨진다.
사랑과 용서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 성경 66권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사랑과 용서이다. 예수님의 사랑처럼 조건없는 사랑, 자기를 희생하는 아낌없는 사랑...즉, 아가페의 사랑을 말한다. 레 미제라블의 바탕이 되는 사상 역시 결국 사랑이다.
그 사랑을 바탕으로 자유와 평등,정의와 용기...신념과 혁명 그리고 관용과 용서를 이야기 한다.
다시 본 레미제라블은 희망을 노래하는 영화였다.  슬픔과 미움, 증오와 아픔을 이겨내는 힘은 사랑과 희망이라는 빛이었다.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니~
연기하면서...피아노 반주에 맞춰 배우들이 라이브로 부른 모든 노래들을 다시 들을 수 있어  좋았고... 한 장면도 놓치지 않고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뽑은 최고의 장면은... 
혁명의 아침이 밝았다.  정부군의 협박에 두려워 하던 많은 사람들이 결국 바리게이트를 떠났고...함께 동참해 주리라 믿었던 시민들은 모두 창문을 꼭 잠궜다.
그 때... 길거리 소년 가브로쉬가 혁명의 노래를 선창하고 나머지 사람들 역시 이 혁명에 자신의 목숨을 바칠 것을 다짐하며 함께 노래하는 장면이다. 어린 소년의 맑으면서도 힘있는 목소리가 자유을 간절히 원하는 혁명군들의 순수한 이념과 너무 잘 어울렸다.  어른 배우들이 함께 합창하는 장면도 뭉클하지만~
가브로쉬의 노래에 사람들이 많이 감동 받았다. 


두 번째 장면은 혁명 전날 밤... one day more를 부르는 장면이다.  혁명을 앞두고... 평생을 자베르에게 쫓기며 살아온 장발장의 고뇌와 혁명의 싹을 잘라내야 한다는 자베르의 신념...그리고 왕정의 횡포에서 벗어나 다시 자유와 평등을 되찾고자 하는 혁명군들의 희망...
여기에 혁명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리우스의 선택
사랑하는 마리우스의 마음이 코제트에게 향해 있음을 아는 에포닌의 절망... 이들의 아픔이 너무나 잘 녹아 있는 이 노래~ 다시 보니 각 인물의 입장이 너무 절절이 느껴진다.
어떤 사람들은 음악이 영화를 이해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했지만~ 난 오히려 음악이 있어 완전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꼬옥 뮤지컬로도 보고 싶다.  이 번 겨울 이 영화를 안 보고 지나간다면~ 그건 엄청난 기회를 눈 앞에서 놓치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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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가 아니라 레 미제라블과 함께였다.  주말을 기점으로 이 백만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에는 가장 비참한 곳에서 운명 앞에 절망하던 장발장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변화하는 모습에 폭풍 감동 했다면~
두 번째는 왕정복고 앞에서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바리케이트를 쳤던 청년들과 시민들의 신념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예로부터 3이라는 숫자는 동양 사상에서 완전수로 알려져 있다.  가장 안정적인 수가 바로 3이다.  가만 들여다보면....남자와 여자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 3을 이루고, 오죽하면 가위바위보도 삼 세판이다.
따라서 이런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역시 세 번은 봐야 한다.


어제 마지막이라는 다짐을 받고...나는 레미제라블을~가족들은 타워를 봤다.
귀족청년들이 앞장 섰던 혁명은 실패하고...마리우스를 제외한 혁명군들은 모두 장렬한 죽음을 맞이 한다.  바리케이트가 있었던 자리에는 마지막까지 자유와 평등을 외쳤던 앙졸라와 혁명군들의 피가 흐리고...그 붉은 피는 결국 두려움에 떨고 있던 시민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든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모든 인물들이 한 목소리로...한 곳을 바라보며 불렀던 혁명의 노래~
 "바리케이트 너머에는 갈망하던 세상이 있는가?"라는 가사가 있다.
그들이 갈망하던 세상...온전히 자신들의 삶을 걸고 이루려 했던 세상은 어떤 곳일까?
아마도 동학농민운동과 4.19의 정신 그리고 5월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으로 연결되어 우리나라 민주화를 성취해 낸 수많은 자들이 원했던 세상과 통하지 않을까? 


나는 그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나라의 헐벗은 농민들과 이한열과 박종철 그리고 광주에서 민주화를 외치며 이름없이 죽어간 많은 사람들이~ 겹쳐보였다.
그들이 원했던 세상... 사자와 양떼들이 함께 뛰노는 곳, 어린아이가 독사굴에 손을 넣어도 물리지 않는 곳...이런 낙원은 정말 세상 저 너머 천국에만 있는 것일까?
가난한 자들이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 빌붙어 힘겹게 매달려 사는 삶이 아니라~
소수의 가진 자들이 허리를 좀 더 굽혀  눈높이를 맞추고, 주머니를 조금만 가볍게 할 수는 없는건가?
김수영의 시처럼 껍데기는 가고...알맹이만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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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레 미제라블은 불쌍한 사람 또는 가난한 사람이라는 뜻을 가졌으며 주인공 장발장을 의미한다.
빅토르 위고의 레 미제라블은  최고의 문학작품인 동시에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이다.  
토요일 저녁 가족들과 함께 본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 방대한 서사의 힘과 온 마음을 울리는 노래에 세 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뮤지컬을 영화로 다시 만들었기 때문에 모든 대사가 노래로 이루어졌다.  설명 위주의 긴 대사보다 노래 한 곡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 감동 !  감동!  또 감동이다.


굶주리는 누이의 어린 자식을 위해 빵 한 조각을 훔친 장발장은 1%의 관용도 베풀지 않았던 법의 냉혹함 아래~ 감옥에 갇혀  19년이라는 세월을 보낸다.  물론 빵을 훔친데 대한 벌은 5년이었지만...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는 두 번의 탈옥 시도로 젊음을 온통 감옥에서 보내게 된다.
하지만 출옥 후 세상은 자유를 꿈꾼 장발장에게 조금도 틈을 내어주지 않고 그들 혹독하게 몰아간다. 그러던  중... 시골 마을 작은 성당의 신부를 통해 처음의 따뜻한 사랑과 신으로 부터의 구원을 얻게 된다. 세상에 대한 분노와 경멸...냉대와 불신에 가득 찬 그가 한 신부님의 조건 없는 사랑으로 변화된 것이다.

그 후, 철저히 자신을 숨기며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살았던 그는 판틴이란 여인을 만나며 또 한 번 삶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똘똘 뭉친 냉혈한 경감 자베르의 눈을 피해...  판틴의 딸인 코제트를 키우는 장발장~
코제트를 통해 세상의 빛을 다시 얻은 장발장...그런 두 사람을 끊임없이 쫓는 자베르...
대부분의 사람들이 레 미제라블의 주제를 사랑과 관용만이 인간을 변화 시킨다 또는 법보다 인간이 먼저...라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내가 감동 받은 부분은 19세기 전제국가였던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시민혁명 부분이다.
불평등과 지독한 가난...엄청난 빈부의 격차로 인한 도시 빈민들의 비참한  생활~ 아무런 보살핌도 받지 못한 체 떠돌아 다니는 아이들...
그들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행동하는 젊은 혁명가들의 투쟁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 나라 역시 너무 많은 어려움과 희생을 치루고 자유를 얻었다. 
그러나 막상 얻어진 자유는 그 순간부터는 공기와 같아서 고마움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  다시 빼앗겼을 때 절실히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다시 빼앗긴 자유를 되찾으려면 엄청난 희생이 뒤따를 것이다.  
요즘 경제 성장만 너무 중요시 여기는 정치적 슬로건을 보면 때로는 너무 화가 난다.  얼마나 더 소유해야 만족하겠는가?  이제 성장보다 더불어 나누며 사는 삶이 필요할 때이다.  


장발장 역시 시민 혁명에 가담하게 되고...그 현장에서 자신을 평생 괴롭혔던 자베르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얻지만... 복수 대신 용서와 사랑으로 그를 살려 준다.
오래 전 성당의 신부님처럼... 아니 그 신부님의 사랑보다 더 크고 넓은 사랑으로~
장발장의 변화를 절대 인정하지 않았던 자베르의 마음조차 사랑으로 변화 시킨다.  얼음장처럼 차가웠던 자베르가 혁명군에 가담한 어린 소년의 죽음을 보며...자신의 훈장을 소년의 가슴에 올려준다. 명장면이다.


너무 많이 울어서 머리가 띵했다.  좀처럼 영화 보면서 안 우는데... 그냥 눈물이 났다.
음악의 힘,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빅토르 위고의 원작이 갖는 놀라운 흡입력... 강력 추천이다.  
오늘 받은 도서상품권 선물로 레 미제라블 원작 다섯 권을 주문했다.  영화보다 깊이 있을 원작도 너무 기대된다.  오늘 밤~ 떨림과 감동으로 잠이 안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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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 the World : 힐 더 월드 -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지구행복 프로젝트
국제아동돕기연합 UHIC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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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tv를 켜고, 전기밭솥에 있는 밥과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을 꺼내 먹었고...

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에 물세제를 듬뿍 넣고 드럼세탁기 버튼을 눌렀다. 

세탁기가 휘리릭 거리며 빨래를 해결하는 동안 컴퓨터를 켜서 뉴스 검색을 했다.  그 사이 의미없이 켜놓은 텔레비전은 계속 혼자서 소음을 만들어 냈다. 

머리감고 샤워하는데 별 고민 없이 온수를 맘껏 사용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던킨도넛에서 원두커피 한잔 사먹었다...등등...오늘 하루 내가 무심코 먹고 마시고 사용했던 많은 도구와 먹거리들 그리고 에너지들이 얼마나 큰 재앙으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지를 경고하는 책이다.


또한 우리의 안락한 삶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눈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보여주는 책...힐 더 월드~
우리의 무관심과 조금이라도 편하게 살고 싶은 이기심과 욕심 그리고 무절제와 무책임이 낳고 있는 결과를 보면서 놀라움과 두려움을 느꼈다.  
여전히 아프리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깊숙하게 관여하고 있는 유럽과 미국의 거대한 그림자...
전쟁은 외부의 침략으로 민족을 강력하게 결집시키지만,  내전은 같은 민족을 증오와 불신 속에 가두어 버린다. 
또한 핸드폰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콜탄의 원산지가  아프리카이며~콜탄을 생산하기 위해 15세 미만의 아이들이 하루 12시간 이상을 채굴현장에서 강제 노동을 하고 있다.
우리가 마트에서 쉽게 구입해 먹는 달콤한 초콜릿....
그 원료인 카카오 열매를 타는 농장에서 아이들은 하루 15시간의 노동에 시달린다.  전 세계에 열  살 이하의 아동 노동자가 2억  1800명이나 된다는 사실에 할 말을 잃었다.
지구에 모든 사람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식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기업의 횡포와 선진국들의 자국의 농민만을 보호하고자 하는 정책때문에 5초에 한명의 어린이가 죽어가고 있다.  

이 지구에는 수만가지의 종들이 촘촘한 먹이사슬로 얽혀 있다.
그리고 그 먹이사슬 가장 위에 인간이라는 종이 있다.  하지만 이 인간들은 너무 욕심이 많다.  
이미 배를 충분히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절제하지 못하고 욕심을 부리고 나눌 줄도 잘 모른다.
질 좋은 모피를 얻어내기 위해 밍크를 산 채로 가죽을 벗겨 낸다ㅠㅠ 이걸 안다면 그렇게 당당히 모피코트를 입고  걸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름다운 여배우 오드리 햅펀은  "날씬해지고 싶다면 다른 사람과 나눠 먹으세요" 라며 소식을 실천했다고 한다.  이런 절제의 삶을 스스로 실천하며 유니세프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아프리카의 빈곤,  공정무역, 에너지 문제, 다국적 기업의 횡포,  멸종위기의 동물학대, 자원전쟁, 아동학대 그리고 육식위주 식생활의 문제점들을 실제 사진과 함께 설명해 주고 있어 이해가 쉽다.


특히...아이티에서 진흙에 약간의 마가린과 소금을 반죽해 구워 먹는다는 사실에 맘이 넘 아팠다. 밀가루가 구하기 어려워~ 쉽게 구할수 있고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오랫동안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진흙쿠키....한 살 아이들 부터 섭취 한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아직도 왜 아프리카나 북한을 돕냐구 묻는 사람이 있다면...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최소한 우리 나라에서는 진흙을 구워 먹는 절대 빈곤자는 사라졌다.  이제는 이런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돌 볼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책이다.
부모님이 먼저 읽고 권해주면 좋은 책~ 가족들이 함께 읽고 이야기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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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 - 소외된 삶의 현장을 찾아서
박영희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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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후부터 푸짐하게 눈이 한바탕 내렸다.  그리고 바로 코 앞에 있던 겨울이 와락 우리 앞에 섰다.  눈과 함께 얼마나 바람이 맵게 불던지 옷을 여며도 어디선가 찬 바람이 스며들어 절로 몸이 움추려진다.  이 추위를 맨살로 견뎌야 하는 나무와 땅과 강물... 그리고 산 속 깊은 곳에 살고 있는 작고 여린 생명들은... 이 시간들을 아무 말 없이 불평하지 않으며 견뎌내고 있을 것이다.   이 시련 뒤에 오는 봄을 알고 있기에 그들은 불평의 몸짓없이 참고 이겨낸다. 
자연에 속한 그들은 함께 이 겨울을 버텨내겠지만... 

도시 한가운데 버려진 유기견들과 들고양이들...평화의 상징물에서 어느새 천덕꾸러기가 된 도시 비둘기들... 인간만이 춥고 외롭고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버려진 그들도 오늘 이 밤... 이 밤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 외롭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마태복음 말씀 중에  하늘을 나는 새와 들에 핀 백합화 비유처럼 분명 그들의 필요를 공급해 주실 것을 믿는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눈이 와서 기쁘고 즐겁기 보다는 걱정과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다.  
남편의 출. 퇴근길에 대한 염려... 내일이면 빙판길로 변할 도로에 대한 짜증...한동안  미끄러운 길을 절절매며 걸어야 겠구나 싶어 내리는 눈에 별다른 감흥이 없어진다.  그리고 이런 맘이 또 서글퍼진다. 
어제까지 게으름을 부렸던 시간들이 아쉬워서 오늘은 따로 시간을 내어 새 책 한 권을 잡았다.  아파서 우는 게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부지런하고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늘 절망하고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르뽀집이다. 
폐지와 고물을 줍는 노인, 목숨을 담보로 하는 퀵서비스 기사, 하루살이 일용직 노동자, 13시간 운전하지만 늘 빚에 시달리는 화물차 기사들, 조선족과 외국인 노동자들의 삶을 다루며 작가는 우리 사회를 아직 민주주의라고 말하기에는 이르다라고했다. 시간을 되돌리거나 빨리 돌릴 수 있다면 어서 이 겨울을 지나가게 해주고 싶다.

책을 읽고...올 겨울에는 정말 최대한 춥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했다.  대책없이  멀어져가는 양극화의 대안으로 슈마허는 자발적 가난을 역설했다.  창문을 꼭 닫고 커텐을 내려서 최대한 바람이 들어오는 걸 막고 따뜻하게 옷을 챙겨 입었다.  난방을 켜지 않고 되도록이면 버텨보려고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있었다.
민규는 이불을 꺼내와 뒤집어 쓰고  앉았고.. 사과를 먹는데 넘 차가워서 아이스크림 먹는 기분이었다.  결국 열 한시 쯤 난방을 하면서... 집은 따뜻해지고 움추린 어깨는 펴졌다.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자본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슬프다.  

얼마 전에 전기료 체납으로 전기가 끊긴 노부부가 대신 켜 놓은 촛불 때문에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는 기사를 보며... 너무 마음이 아팠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동화 중에 하나가 성냥팔이 소녀이다.  오돌오돌 떨며 맨발로 성냥을 파는 소녀 옆을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사실 그 책의 주제는 현대의 인간성 상실 쯤이 되지 않을까?
올 겨울이 좀 덜 춥기를~ 그리고 내가 성냥팔이 소녀 옆을 지나치는 무심한 사람이 되지 않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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