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가 아니라 레 미제라블과 함께였다.  주말을 기점으로 이 백만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볼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에는 가장 비참한 곳에서 운명 앞에 절망하던 장발장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변화하는 모습에 폭풍 감동 했다면~
두 번째는 왕정복고 앞에서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바리케이트를 쳤던 청년들과 시민들의 신념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예로부터 3이라는 숫자는 동양 사상에서 완전수로 알려져 있다.  가장 안정적인 수가 바로 3이다.  가만 들여다보면....남자와 여자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 3을 이루고, 오죽하면 가위바위보도 삼 세판이다.
따라서 이런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역시 세 번은 봐야 한다.


어제 마지막이라는 다짐을 받고...나는 레미제라블을~가족들은 타워를 봤다.
귀족청년들이 앞장 섰던 혁명은 실패하고...마리우스를 제외한 혁명군들은 모두 장렬한 죽음을 맞이 한다.  바리케이트가 있었던 자리에는 마지막까지 자유와 평등을 외쳤던 앙졸라와 혁명군들의 피가 흐리고...그 붉은 피는 결국 두려움에 떨고 있던 시민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든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모든 인물들이 한 목소리로...한 곳을 바라보며 불렀던 혁명의 노래~
 "바리케이트 너머에는 갈망하던 세상이 있는가?"라는 가사가 있다.
그들이 갈망하던 세상...온전히 자신들의 삶을 걸고 이루려 했던 세상은 어떤 곳일까?
아마도 동학농민운동과 4.19의 정신 그리고 5월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으로 연결되어 우리나라 민주화를 성취해 낸 수많은 자들이 원했던 세상과 통하지 않을까? 


나는 그 마지막 장면에서 우리나라의 헐벗은 농민들과 이한열과 박종철 그리고 광주에서 민주화를 외치며 이름없이 죽어간 많은 사람들이~ 겹쳐보였다.
그들이 원했던 세상... 사자와 양떼들이 함께 뛰노는 곳, 어린아이가 독사굴에 손을 넣어도 물리지 않는 곳...이런 낙원은 정말 세상 저 너머 천국에만 있는 것일까?
가난한 자들이 소수의 가진 자들에게 빌붙어 힘겹게 매달려 사는 삶이 아니라~
소수의 가진 자들이 허리를 좀 더 굽혀  눈높이를 맞추고, 주머니를 조금만 가볍게 할 수는 없는건가?
김수영의 시처럼 껍데기는 가고...알맹이만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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