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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에너지 - 신묘한 나라의 놀라운 사람들
홍대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1월
평점 :
최근 한국인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양극단으로 나뉘어있는 듯하다. 소위 '국뽕'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국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하늘 높이 솟구쳐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헬조선이라며 한국에서의 삶을 지옥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한다.
전자의 경우 비판이 필요한 부분에도 "그래도 우리나라는 어디어디보다 살기 좋아~"라거나 "이 정도는 별거 아니지."라며 가볍게 넘기려 하고, 후자의 경우 응원과 박수를 보내야 하는 부분에도 "그래봤자지. 우리나라는 글렀어."라거나 "고작 저런 거 가지고?"라며 혀를 찬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어느 쪽이든 지나친 것은 좋지 않기에, 우리는 긍정할 부분은 긍정하고 부정할 부분은 부정하며 더욱 발전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나라 한국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보다 자세히 알아가는 것이 필요한데, 그 초석을 다져주는 것이 바로 책 <한국인 에너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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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에너지>는 과거부터 시작해 현재를 거쳐 미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여러 방면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와 문화, 언어 등 다양한 방면을 통해 우리가 오랫동안 기억하고 되새기며 근간으로 삼아야 할 것들과 반성하고 바뀌어야 할 부분,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부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나뉘며, 각 장의 주제와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1. 한국인 에너지는 무엇인가?
첫 번째 장에서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근간의 에너지와 문화유전자에 대해 살펴본다.
이 장에서는 한 번 불이 붙으면 끝없이 타오르는 한국인의 에너지를 신명과 신기에서 찾으며 저자 나름대로의 해석을 들려주고, 미국인 작가 펄벅의 말과 영웅 고 이수현 씨의 일화, <산해경> <설문해자> 등 여러 중국 서적들을 바탕으로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이 감탄했던 한국인의 어질고 착한 본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국인의 자유분방한 기질과 뛰어난 손재주 등 한국인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또 여러 방면에서 성과를 볼 수 있게 해주는 한국인의 문화유전자에 대해 알아본다. 나아가 각각의 에너지와 본성과 문화유전자들이 미래에 어떤 역할들을 해나게 될 것인지 전망을 살펴본다.
총 6개의 장 중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 장으로, 예로부터 이어져온 한국인의 다양한 성향과 기질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한국인만의 장점들을 되새기며 장점을 되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다만 저자의 해석에 공감이 가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들도 더러 있다. 한국인의 예술성을 자유분방한 기질에서 보는 부분, 한국인의 손재주를 젓가락 사용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는 부분, 한국인을 우뇌의 달인, 감잡기의 선수들로 보는 부분은 주장도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와 예시도 조금 모호하게 느껴진다.
2. 얼과 혼을 잃어버린 한국인
두 번째 장에서는 현대에 들어 한국의 문화와 특징보다 외국의 것을 더 좋아하는 현대의 행태에 살펴본다.
이 장에서는 대화할 때 영어를 꼭 섞어서 말하고, 한식보다 양식을 더 있어 보인다고 생각하며, 한국의 기념일보다 외국의 기념일을 더욱 챙기는 등 일상에서 나타나는 문화 사대주의적인 태도를 짚어본다.
이는 의식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일상 속에 녹아 있는 우리의 태도들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준다. 나아가 지난날의 태도를 반성하고 바로잡을 다짐을 하게 되는 계기도 되어준다.
3. 사랑하는 나의 조국 대한민국
세 번째 장에서는 현재의 우리나라가 있기까지 희생하고 또 노력해온 영웅들을 알아본다.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 분들과 오랜 세월 한국의 귀한 문화를 지켜온 분, 나아가 다른 나라의 소중한 생명들을 위해 노력해온 분 등 여러 영웅들을 짧게나마 알아보고 감사함을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이 장은 특히 모국뿐 아니라 타국을 위해 노력해온 영웅과 한국인이 아님에도 한국을 위해 애써준 외국인 영웅도 함께 다룬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 땅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영웅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든든하고 따뜻한 마음이 들면서 단단한 무언가를 딛고 서있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또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나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4. 한국 속의 세계, 세계 속의 한국
네 번째 장에서는 옛 기록들을 바탕으로 과거 우리나라가 세계 각국과 교류한 역동적인 국가였음을 알아본다.
이 장에서는 우리나라가 작은 땅덩어리에 고립된 작은 나라에서 그친 것이 아닌 세계로 뻗어나가 여러 국가들과 교류한 개방적이고 역동적이며 발전적인 나라였음을, 우리의 근간은 보다 대단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으면 알 수 없을 만한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덕분에 우리의 역사에 대해 좀 더 다양하게 알아볼 수 있다.
5. 문화유산, 새로운 국부창출의 보고
다섯 번째 장에서는 한국인도 잘 모르고 있는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성장해나갈 방법들을 제시한다.
강리도와 비봉리 목선같은 우리도 잘 모르는 뛰어난 업적, 고인돌에 숨어 있는 별자리,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이런 게 있었어?!"라며 놀랄만한 것들이 가득하다. 게다가 저자는 '뛰어난 우리의 전통이니 알고 지키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를 발판으로 더욱 성장해나갈 수 있을지 나름의 고민과 생각들을 들려준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바라본다는 점이 제법 매력적이다.
6. 팍스코리아나를 향해
마지막 여섯 번째 장에서는 과거 로마가 지중해의 주인이 되어 약 200년간 평화를 누렸던 '팍스로마나' 시대처럼 우리도 미래 '팍스코리아나'의 꿈을 키워야 한다는 말과 함께 어떻게 하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그 방법들을 살펴본다.
이 장을 읽다 보면 팍스코리아나라는 것이 조금 낯설긴 하지만 제법 괜찮은 꿈임을 알게 되고,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들이 제법 설득력 있음을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이 미래의 성장을 위한 것임을 새삼 느끼면서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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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느낀 <한국인 에너지>의 강점은 너무 깊지도, 그렇다고 너무 얕지도 않게 깊이를 잘 지키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 덕분에 새로운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고, 읽느라 급급하지 않고 내 생각을 덧붙여 가며 독서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여러 방면에서 한국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던 것도, 단순히 사실과 지식을 알리는 것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시각과 해석, 주장이 더해진 덕분에 나 역시 자연스럽게 내 생각과 시각을 더해볼 수 있었던 것도, 깨닫고 생각하고 반성하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도 이 책이 가진 다른 장점들 덕분이었다. 각 장마다 따로 덧붙인 장점들까지 있을 정도니, 그만큼 괜찮은 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마냥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고(긍정에 좀 더 치우쳐 있긴 하지만) 다양한 시각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살펴보는 책이자 우리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대해 살펴보고 한 발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어주는 책 <한국인 에너지>.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한 번 읽어보면 제법 재미있는 시간과 함께 여러 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도서만을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이 없으면 국가는 미래를 향해 ‘항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표류‘하게 될 뿐이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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