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너에게 - 엄마가 아들에게 전하는 사회생활에 꼭 필요한 60가지 팁
송정연.송정림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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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처음 하는 일은 서툴고 부족할 수밖에 없고, 때론 실패를 하거나 아예 망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실수 없이 능숙하게 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자주 잊어버린다. 특히 스스로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밀며 왜 그것밖에 못하냐고 다그친다. 안 그래도 처음이라 힘든 자신을 더욱 힘들게 하고, 헤매고 있는 스스로를 자꾸만 채찍질한다.


그런 우리에게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너에게>는 처음이니까 서툴러도 괜찮다고 말을 걸어온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너니까 서투를 수 있다고, 대신 이렇게 해보면 더 좋을 거라고. 마음을 다독여줌과 동시에 실질적인 조언을 함께해 준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너에게>는 방송 작가로 오랫동안 일해온, 앞서 길을 걸어간 인생 선배인 두 저자(송정연, 송정림 자매)가 들을 위해 들려주는 애정 어린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덜 겪기를 바라며, "모르는 것이 많아 자기도 모르게 무례" 하지 않기를, "상처받고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며, 아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적어놓은 것이다.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으며, 첫 번째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맺기, 두 번째는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셀프컨트롤, 세 번째는 멋진 사회인이 되기 위한 애티튜드, 네 번째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한 성장과 성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먼저 관계 맺기 파트에서는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여러 관계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흔히 '사회생활'하면 떠올리는 상사와의 관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 간의 관계, 남녀 이성 간의 관계, 부부간의 관계 등 다양한 관계들에 대한 조언을 들려준다. 이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앞으로 맺게 될 관계들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계기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다.


또한 저자는 긍정과 부정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측면에서 관계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해준다. 어떻게 하면 좋은 대화를 나누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 반대로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거절하고 좋지 않은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지를 함께 이야기해 준다. 나아가 소중한 사람과 이별했을 때 그 슬픔을 다스리는 방법까지 담고 있어서 아들을 위하는 엄마의 마음이 확 와닿았다.


두 번째 셀프컨트롤 파트에서는 막막하고 힘든 사회생활 속에서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는 일이 잘 안 풀리고 조바심이 들 때, 자꾸만 걱정이 될 때, 힘들고 지칠 때 어떻게 하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지, 탈모가 시작되거나 불면증이 찾아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인생 선배로서의 경험을 듬뿍 담아 조언을 들려준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 운동해라'처럼 틀에 박힌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주제로 구체적인 경험을 담아 건네는 조언이 참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이 파트에서는 어쩌면 아들은 이미 잊어버렸을 과거의 순간들을 추억하며 건네는 이야기가 콕 하고 박혀들었다. 힘든 고3 시절 음악으로 버틴다던 아들의 말을 추억하면서 반대로 인생이 자꾸 힘들게 할 때 음악을 잊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글은 내 마음까지 찡하게 만들었다. 아, 이게 사랑이구나, 하는 생각에 몰입도가 더욱 높아졌다.


세 번째 애티튜드 파트에서는 사회생활에서 꼭 알아야 할 매너와 멋진 어른이 갖추어야 할 에티켓들을 알려준다. 이 파트에는 사회생활의 가장 기본이지만 어색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인사하는 방법부터 명함을 주고받는 방법, 이메일을 주고받는 방법 등과 더불어 식사 에티켓, 옷차림 에티켓, 미술관/음악회 에티켓 같은 실용적인 내용들이 가득 담겨 있다.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들이라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또 꼼꼼하게 읽은 파트였다.


마지막 네 번째 성장과 성취 파트에서는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어떤 것들을 고민하고 또 실천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성공을 바라기에 앞서 내가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해주고, 내게 있어 돈이란 어떤 것이고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지 생각하게 해주며, 보다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엄마의 생각을 얘기해 주는 등 성숙한 내가 되기 위해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들을 알려주고 그와 관련된 조언들을 아끼지 않고 들려준다. 모든 조언이 확 와닿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오늘의 내 모습을 점검하고 미래를 위해 생각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참 좋았던 파트였다.


*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너에게>를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점은 책 속에 녹아있는 온기와 애정이 마음을 충만하게 해준 것이다. 소주제 하나하나에는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문장 사이사이에는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애정이 담겨 있어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웠다. 아들에게 직접 말을 건네는 것 같은 어체 덕분에 내가 그 대상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더 집중했으며, 그만큼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잔소리와 조언은 한 끗 차이라고, 때론 좀 과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나 '이건 좀...'싶은 부분도 있었다. '아들이 이런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마음 때문인지 지나치게 정론처럼 느껴지는 부분들도 있어 나도 모르게 입술을 삐죽 내밀기도 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애정과 바람을 알기에 그냥 넘겨버리는 대신 일단은 마음속에 저장하게 됐다. 말로 했다면 "이렇게 해야 해!"라는 결론만 남아 잔소리로 느껴졌을지도 모를 것들이 앞뒤 이야기와 함께 글로 전달됨으로써 가슴에 담아두고 차근차근 곱씹어 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가장 좋았던 것은 사회 초년생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 처음이라 서툴러 하는 것들에 대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된 것이다. 덕분에 어떤 상황에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지금 시점에서 어떤 고민들을 해보면 좋을지 등을 알 수 있게 됐다. 읽는 순간에도 읽고 난 후에도 많은 것이 남은, 매력적인 책이었다.




*도서만을 제공 받아 재미있게 읽고 쓴 리뷰입니다.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다른 사람 마음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자. 그래서 지구 한 귀퉁이를 조금이라도 밝게 하자. (생략) 빨리 이뤄지면 좋겠지만 아니면 천천히 다지면서 더 단단해지렴. 속도나 범위는 나중 일이야. 우선 방향을 잘 정해놓고 그대로 가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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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1 - 정원사의 선물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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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기회로 미지의 세계에 가게 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낯선 세계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경험들은 흥미와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이야기 속에 푹 빠져들게 만든다. 주인공에 감정이입해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하다가 '내가 주인공이었다면'하며 상상하기도 하고 나만의 세계를 창조하기도 하는 등 즐겁고 충만한 시간을 보내게 해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오즈의 마법사>, <피터팬>이 그런 것처럼, <기괴한 레스토랑>이 그런 것처럼.






<기괴한 레스토랑>은 회중시계를 든 말하는 토끼를 쫓다가 이상한 세계로 떨어진 앨리스처럼 오드아이를 가진 신기한 고양이를 쫓다가 기괴한 레스토랑으로 가게 된 시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연, 아니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계기로 미지의 세계에 가게 된 시아의 모험은 신비롭고 기묘한 매력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시아의 모험은 처음부터 험난하다. 그저 고양이를 따라 굴에 뛰어들었음이 다인 시아는 독특한 외향의 남자로 변한 고양이, 아니 요괴 루이의 협박으로 요괴들이 살면서 한 번쯤은 가 볼 수 있기를 소망하는 거대하고 화려한 요괴들의 레스토랑에 입성하게 되고, 졸지에 레스토랑의 주인 해돈에게 심장을 받쳐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병들어 죽어가는 해돈의 병을 낫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심장이 필요한데 그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 바로 시아라는 것. 시아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고, 그 결과 한 달이라는 유예기간을 얻는다.


이제 시아에게 남은 시간은 한 달. 한 달 동안 레스토랑에 머물며 식당 일을 하면서 해돈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내기로 계약한 소녀는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여러 직원들을 만나 그들과 함께하며 답을 찾아 헤맨다. 해돈에게 인간의 심장이 치료약이라고 알려준 마녀와 함께 사는 것도, 해돈의 병이 나아야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요괴가 목숨을 위협해오는 것도, 모든 게 다 낯설고 기괴하기만 한 레스토랑에서 머무는 것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게 없는 상황 속에서 시아는 과연 답을 찾을 수 있을지, 긴장감 가득한 여정이 이어진다.


*


<기괴한 레스토랑>의 재미있는 점은 곳곳에서 익숙한 부분들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패러디라고 해야 할지 오마주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읽다 보면 다른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동물을 따라 굴속으로 뛰어들어 다른 세계에 가게 되는 부분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 하고, 요괴들을 위한 크고 화려한 레스토랑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온천여관을 떠올리게 한다. 또 루이가 인간 세계로 나가 해돈에게 바칠 심장을 가진 시아를 데려오는 것은 <별주부전>을 떠올리게 한다.


사실 이러한 요소들은 장단점이 있는데, 익숙한 부분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초반부 시아의 모험에 빠져들기 전에 자꾸만 다른 작품들이 떠올라 몰입을 방해한다는 단점이 있다.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면서 <기괴한 레스토랑>만의 독립적이고 신선한 이야기가 이어져서 몰입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좀 아슬아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매력적인 점은 요괴들이 품고 있는 저마다의 이야기와 그들이 시아와 함께 나누는 대화에 있다. 요괴들의 사정과 그들이 시아와 나누는 대화는 끝을 향해 빠르게 달려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생각에 빠지게 만든다. 과거 때문에 울지만 또 그 과거에서 위로를 얻는다는 말, 어둠은 싫어하는 것들만 가려 주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어 하는 것들까지 모두 가려 버린다는 말, 외로움을 파고드는 달콤한 감언이설 등 결말을 향해 지나가는 길이 아닌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지는 것들이 책 곳곳에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시아가 한 요괴와 함께 나누는 '정의'에 대한 설전으로, 그들의 대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키는 것(방어)과 빼앗는 것(공격)의 차이, 정의를 말할 수 있는 자격,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일어나는 문제점 등 판타지 소설을 보며 생각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을 생각하면서 이 책에 다시 한번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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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시아의 말과 행동을 응원하다가, 고작 열여섯밖에 되지 않은 소녀의 어리숙함에 고개를 내저으며 '만약 나였다면'하고 상상하다가, 시아의 발길이 닿지 않은 레스토랑의 숨겨진 공간들을 창조해가면서 즐거이 읽었다. 낯선 세계에서 펼쳐지는 신비롭고 기묘한 모험은 모험 그 자체의 재미와 매력에 또 다른 재미와 매력들이 더해져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1권이 끝나자마자 바로 2권을 찾다가 2권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급 우울해졌을 정도였다.(총 3권이라는데, 2권과 3권은 언제 나오려나... 부디 목 빠지기 전에 나오기를)


그만큼 기묘한 분위기도 마음에 박혀드는 문장도 상상 그 이상의 전개도 모두 마음에 들었던 책.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면, 독특한 재미와 매력을 가진 책을 찾는다면 <기괴한 레스토랑>을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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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읽고 쓴 리뷰입니다.

어둠은 네가 싫어하는 것들만 가려 주는 것이 아니야. 네가 보고 싶어 하는 것들까지도 모조리 가려 버려. 그럼 그건 어떡해?

사람은 자신이 감춰 버린 본성을 다른 사람이 드러내면, 그 사람을 비판함으로써 자기 자신은 정의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만족감을 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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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 - 살면서 꼭 한 번은 만난다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이지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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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을 만나기도 한다. 일명 '또라이'로 불리는 사람들로(그 이상의 '악마'들은 제외), 그들의 언행과 생각은 상대방에게 황당함과 어이없음을 넘어 짜증과 분노를 일으킨다. 사람에 따라 분노 대신 열광을 불러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이들은 대개 분노유발자들로, 욕을 짓씹으며 가능한 빨리 이들의 곁에서 도망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법. '또라이'보다 더 대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악의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사람을 미치게 만들고, 또라이처럼 화를 내고 욕을 하기엔 애매하지만 사람 속을 은근히 뒤집어 놓는 이들. 일명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은 이처럼 엮이는 순간 사람을 성가시고 피곤하게 만드는 이들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크게 세 가지 줄기로 나누어 처음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들의 유형을 살펴보며 깊게 공감하게 만들고, 그들의 심리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며 그들에게도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만든다. 그리고 내 마음 편하게 이들을 상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줌으로써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


엮이면 피곤해지는 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놓고 욕할만한 또라이는 아닌데 계속해서 사람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첫 번째 파트의 제목처럼 "알고 보면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끊임없이 신경을 자극하며 사람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유형은 굉장히 다양하다. 유난히 회복탄력성이 낮아 사소한 것에도 크게 반응하는 탓에 주변 사람들도 조심스럽고 예민하게 만드는 사람, 자격지심으로 타인을 끊임없이 깎아내리거나 직원이 자신을 빼놓고 알아서 잘하면 기분 나빠하는 사람, 눈치라고는 죽을 쑤려고 해도 없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저가 하고 싶은 말은 뭐든 막 하고 업무에도 지장을 주는 사람, 지나치게 방어적이라서 '그럼 관둬!'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르게 만드는 사람…. 저자는 첫 번째 파트와 두 번째 파트를 통해 이들의 유형을 살펴보고 정리하는데,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느라 목이 아플 정도다.


그냥 보면 나를 성가시고 피곤하게 만드는 존재들일 뿐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에게도 사정이 있다. <엮이면 피곤해지는 사람들>의 세 번째 파트를 읽다 보면 그들의 사정을 알 수 있는데, 단순히 성격의 문제가 아닌 심리적인 문제가 있음을 이해하면서 조금이나마 그 사정을 헤아릴 수 있게 된다. 왜 이 사람은 습관적으로 타인을 깎아내리는 말을 하는지, 왜 저 사람은 눈치가 없다 못해 소멸할 것 같은 언행을 보이는지, 왜 그 사람은 지나치게 방어적이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는지…. 하나씩 알아갈수록 답답함이 조금 해소되면서 어떻게 하면 나도 상대방도 기분 나쁘지 않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 흐름에 맞춰 네 번째 파트에서는 어떻게 하면 내 속 편하게 상대방을 대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사실 특별한 해결책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이 부분에서 조금 실망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해결책이란 그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저자는 왜 이 방법이 해결책인지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어디까지나 내가 편하기 위해서임을 밝히고 이를 중심으로 왜 이것이 좋은 해결책인지를 알려주기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적절한 이야기와 배치로 공감을 통해 책에 대한 흥미도를 높이고, 이해를 통해 해결책에 대한 동의를 높인다는 점에서 참 잘 만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자인 저자가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도, 대놓고 이상한 사람이 아닌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은근히 신경에 거슬리는 이들을 주제로 한 것도 모두 이 책의 매력이었다.


무엇보다 마지막 다섯 번째 파트의 존재가 책에 대한 나의 평가를 더욱 높여줬다. 저자는 솔루션을 제공해 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파트를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지게 해주는데, 이 부분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사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아, 이거 내 얘기잖아.'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그래서 스스로가 엮이면 피곤해지는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좀 더 자세하게 알려주는 파트가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이는 이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대체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걸까 속이 탄다면, '어쩌면 나도?'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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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자 효과 - 당신이 침묵의 방관자가 되었을 때 일어나는 나비 효과
캐서린 샌더슨 지음, 박준형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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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심리학 서적을 보다가 큰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인간의 심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던 그 책은 '방관자 효과'라는 용어와 함께 제노비스 사건을 다루었는데, 그 내용을 읽는 내내 나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는 기분을 느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제노비스 사건은 뉴욕 도심 한복판에서 키티 제노비스라는 한 여성이 무참히 살해당한 사건이다. 살인사건 자체도 꽤나 충격적이지만 그보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당시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무려 38명이나 되었다는 것. 사건을 목격한 38명의 사람 중 그 누구도 살인을 저지하거나 경찰을 부르는 등 도움을 주지 않았으며, 혹여나 누군가 자신을 신고할 것을 걱정한 범인이 자리를 떴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동안 그 누구도 제노비스에게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수많은 분노와 비판이 그들에게 쏟아졌다. 뒤늦게 책으로 이 사건을 접했던 나 역시 같은 인간으로서 그게 가능한 일인지, 이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의문과 울분을 느꼈을 정도였다.


훗날 이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꽤나 과장되었음이 밝혀졌지만, 사건이 불러일으킨 충격과 이슈는 여전하다. 오히려 이후 이루어진 여러 연구들을 통해 당시 그 사건을 목격했던 이들이 특별난 인물이라거나 악인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인물들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더 큰 충격으로 변했다.


이처럼 우리는 언제 돌변할지 모르는 평범한 사람인 채로 평범한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 다만 현재 우리는 앞선 사건을 통해 군중 속에서 침묵하는 존재가 되었을 때의 위험성을 알고 있고, 그러한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는 여기서 더 나아가 앞으로 찾아올지도 모를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와 연구도 계속해서 하고 있다. 우리는 그 결과를 책 <방관자 효과>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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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자 효과>는 제목 그대로 우리가 어떠한 상황에 놓였을 때 침묵의 방관자가 되기를 택함으로써 일어나는 나비 효과와 어마어마한 비극들을 집중해서 살펴보는 책이다. 여는 서적들처럼 그러한 사건이 있었으며 이것은 인간의 심리를 보여준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연구와 통찰을 통해 사람들이 왜 침묵하기를 택하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파헤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까지 함께 살펴본다는 점이 이 책의 강점이다.


첫 번째 파트인 선한 사람들의 침묵에서는 고민하고 괴로워하면서도 끝내 나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상황(환경)과 사람의 심리적 요인에 대해 살펴본다. 이 파트에서 우리는 군중 속에 있을 때와 혼자일 때, 권위 있는 인물이 존재할 때와 존재하지 않을 때, 스스로가 하고 있는 행동 혹은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옳지 않다고 확신할 때와 확신하기 어려울 때, 익명성을 얻을 때와 책임감을 얻을 때, 피해자가 자신과 관련이 있는 인물일 때와 아닐 때 등 수많은 환경적, 심리적 요인들이 평범한 사람을 침묵의 방관자가 되도록 만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파트에서 꼭 언급하고 싶은 것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5세 아동들 역시 또래 아이들과 있을 때와 혼자 있을 때 다른 양상을 보이며 책임 분산에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고작 5세밖에 되지 않은 아이들도 상황에 따라 눈치를 보며 침묵하기를 택한다니! 이타적인 행동과 남을 돕는 마음에 대한 교육이 얼마나 일찍부터 얼마나 구체적이고 잘 이루어져야 하는지 알고 또 고민하게 된 부분이었다.


또 다른 것은 우리가 상대방의 눈치를 보며 침묵하기를 택할 때 '(상대방은) 이걸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거야'라는 오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싫어하지만 상대방은 그러지 않을 거라는 생각. 예를 들어 "캠퍼스 내에서 과도한 알코올 섭취에 대해 개인적으로 불편함을 느끼지만, 친구를 포함한 다른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고 믿는 경향(137p)", 그리고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다른 학생들이 술을 더 많이 마신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진 학생들은 알코올 섭취를 늘리는 경향(141p)"이 생긴다는 것. 오해가 일으키는 여러 문제들과 이 문제를 해결하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오해를 바로잡고 객관적인 시각을 갖게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내 가슴에 콕 박혀들었다. 이는 앞으로의 삶에서 내가 더 나은 선택을 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었다.


두 번째 파트인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방관에서는 예외적이라고 할 수 있는 어떠한 사건들 대신 우리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침묵이 일어나는 장소인 학교와 직장의 사례들을 살펴본다. 누구나 가해자 혹은 방관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집단의식, 잘못된 조직 문화, 반대 의견을 냈을 때 따라올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등 침묵하게 만드는 여러 원인들을 살펴보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달라져야 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파트에서는 앞서 언급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또래 친구들은 그럴 거라는 생각이 오해라는 것을 정정하는 것만으로도(단순히 큰 포스터를 학교에 부착하거나 20분짜리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따돌림이 감소하고 성차별적인 발언이나 행동이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목소리를 높이고 옳지 못한 상황에 개입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반복하면 사람들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실을 인지하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훈련을 통해 방법을 습득한 사람은 저항하고 행동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는 것. 이 단순하면서도 당연한 방법이 우리 사회를 바꿀 것이라는 사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세 번째 파트인 행동하는 양심이 되는 법에서는 침묵 대신 저항을 택한 이들의 사례와 함께 도덕적인 용기란 무엇인지, 무엇이 이들을 도덕 저항가로 만드는지 살펴보고, 도덕적인 용기를 가진 도덕 저항가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이 파트에서 우리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자존감, 타인이 아닌 스스로의 생각과 판단으로 행동하는 자세, 훈련을 통해 길러낸 공감, 연대, 실천 등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믿음을 가지고 훈련하고 실천함으로써 우리 사회는 방관 대신 행동하는 사회,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함을 보여준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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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비극을 일으킨 침묵과 방관에 대한 사례가 이토록 많다는 것에 꽤 큰 충격을 받았다. 평범하디 평범한 저자의 아들의 사례와 더불어 여러 사례들을 보면서 타인은 물론 나 자신에 대한 불신, 인간 자체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보여주는 사례 역시 많음을 확인하고, 그 방안이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님을 확인하면서 잃었던 믿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 침묵하는 이도 인간이지만 저항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도 인간임을, 결국 인간이 인간을 위하고 사회를 더 이롭게 만들 수 있음을 확인하며 깊은 안도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다만 앎과 행동은 별개의 문제이니 만큼 나 먼저 의식하고 훈련하며 실천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야 은 잊지 말아야겠지.


비극을 보며 슬퍼하고 무서워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줬다는 점에서 <방관자 효과>는 내가 올해 읽은 책 중 잘 읽은 책으로 꼽고 싶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책을 제공 받아 자유롭게 읽고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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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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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친구들과의 대화 주제로 결혼과 출산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보내오는 청첩장이 늘어나고, 누구는 벌써 아이가 있다더라는 소식들을 듣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화제로 오르게 된 것이다. 물론 끼리끼리라고(...) 나나 내 친구들은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이 없어서 대화는 대개 막연한 상상으로 흘러가는 편이다. 나는 이런 결혼을 하고 싶어… 근데 결혼은 할 수 있을까?


그 끝은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끝나기 일쑤라 나는 홀로 결혼 자체에 대한 생각을 더해보곤 했다. 우리의 삶에서 결혼이 대체 무슨 의미일까, 사랑이 곧 연애가 되고 연애가 곧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이 왜 자연스러운 흐름일까, 같은 생각들. 생각은 계속해서 이어졌지만 어느 하나 명확하게 끝나는 법이 없어 오히려 답답함이 가중될 따름이었다. 그래서 '결혼하지 않으면 사랑이 소멸된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묻는 책을 만났을 때 어쩌면 그 답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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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는 과거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던 저자가 7년 만에 내놓은 신작 소설로, 단순하게 말하면 사랑을 주제로 한 연애소설이다. 책은 신혼여행지에서의 고백으로 삶이 완전히 뒤틀려버린 영임과 하욱 부부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정우와 태윤, 은희, 용재, 네 남녀의 복잡한 관계와 파도처럼 밀려오는 삶에서 자신의 것을 찾으려 애쓰는 한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순하게 말하면 연애소설이지만 그 속에는 보다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다. <결혼하지 않는 도시>는 각각 다른 세대의 인물들을 통해 시대의 변화와 그에 따른 연애상, 결혼상의 변화를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그 변화를 보다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인지 이들의 사랑은 몽글몽글한 핑크빛 로맨스나 한순간에 삶을 뒤흔들어놓는 강렬한 로맨스 대신 차갑고 날 선 시선들로 담겨 있다.


먼저 영임과 하욱 부부의 이야기. 신혼여행 중에 남편의 삶이 거짓으로 점철된 것임을 알게 된 여자가 사랑을 믿지 않는다며 들려주는 이야기는 10장을 채 넘기기도 전에 사람을 흠칫하게 만든다. 첫 시작부터 무차별적으로 쏟아져내리는 냉소적이고 경멸 섞인 시선들은 폭력적으로까지 느껴진다. 이러한 생각과 감정을 안고 남자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 가능한 일일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임은 결혼을 하고, 속았음을 알았음에도 이혼하지 않은 채 자식을 갖는 것에 집착하고, 결국 겉보기에는 완벽한 가족의 형태를 만들어 살아간다. 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라 그 시대를 살아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병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는 얽히고설킨 네 남녀의 이야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단순히 복잡하다는 말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충동과 거짓으로 점철되어 진실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이들의 이야기는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다. 얽히고설킨 이들의 모습은 사랑 그 자체에 대해 의심하게 만든다. 이들의 사랑은 과연 어떻게 이해하는 게 맞을까. 어떤 것이 진실인 것일까. 그들이 한 것은 사랑이 맞는 걸까. 이와 같은 온갖 혼란 속에서도 이들의 이야기가 '결혼'으로 종착된다는 사실은 섬뜩하기까지 하다.


반면에 한나의 이야기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앞선 이들의 이야기가 결국 결혼으로 종착된다면 한나는 <결혼하지 않는 도시>라는 책의 제목처럼 결혼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려움 속에서도 홀로 아이를 낳아 아이와 둘이 살아가고, 그러한 삶 속에서 사랑을 발견하는 그의 모습은 뭉클하게 다가온다. 이는 성소수자인 그의 친구 찰스와 "결혼하지 않으면 사랑이 소멸된다고 생각하세요?(264p)"라고 묻는 태영도 마찬가지로, 이들의 각기 다른 사랑과 삶의 모습은 보는 이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아마 현재 나와 같은 세대의 이야기라서 더욱 공감이 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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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를 보면서 변화해온 시대상과 결혼상을 쭉 되짚어볼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앞으로의 삶과 결혼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물론 명확한 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어떠한 가능성을 본 기분이랄까. 나쁘지 않았다.


다만 인물들의 시선이 지나치게 극단적으로 느껴져서 조금 힘들었다. 독서를 시작한 지 5분도 채 되지 않아 '이거 왜 이렇게 폭력적이야?'라고 생각하며 머리를 부여잡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우울감에 몸도 마음도 축 늘어질 정도였다. 그나마 한나의 이야기로 마무리되어서 다행이었지 아니었다면 하루 종일 한숨만 내쉬었을지도. 앞서 주제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긴 했지만 자칫 <결혼하지 않는 도시>라는 책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생길 만큼 극단적이었다.


그래도 마냥 핑크 핑크 예쁜 사랑 얘기가 아니라서,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또 그들의 이야기가 세대별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펼쳐지는 대신 시점과 중심인물이 시시각각 바뀌면서 전개되어 이 책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이야기는 물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전개 방식까지 복잡함과 혼란스러움을 가중시켜 책에 집중하게 만들고 곱씹게 만들었다. 덕분에 새로운 자극과 여러 가지 생각을 얻을 수 있었으니, 예쁘고 직관적인 사랑 얘기 대신 새로운 양상의 이야기를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 읽어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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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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