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
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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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인파가 밀집되는 오프라인 매장을 피해 안전한 집 안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을 선호하던 연령층들도 랜선 쇼핑을 시작하고, 대표적인 오프라인 매장인 전통시장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 뛰어드는 등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어떻게 되었을까. 온라인 시장이 커졌으니 오프라인 시장은 작아졌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브랜드의 색과 매력, 가치를 내세운 오프라인 매장들이 늘어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주행, 역발상'이라는 뉴스가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의 편리성도 좋지만 오프라인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프라인 공간이 온라인의 편리성을 이길 만큼 매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이상 무언가를 사기 위한 공간이 아닌 경험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다 치밀한 전략과 오랜 고민이 필요하다. <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는 그러한 공간을 만드는 데 성공한 국내 매장들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간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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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는 공간 디렉터 정은아의 신작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발맞춰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공간들을 분석, 공간과 관련된 여러 인사이트를 전달한다. 공저로 지은 전작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가 코로나 이전, 공간에서 취향 소비를 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그와 관련된 사례들을 살펴보았다면 이번 신작은 코로나 이후 시대에 맞게 달라진 심리와 공간들을 살펴본다.


"PART1. 괜찮았던 것이 괜찮지 않아진 세상"에서는 제목 그대로 이전과는 달라진 현시대와 그에 맞게 변화한 공간들을 살펴본다. 온라인 시장 규모가 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프라인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알아보고 그에 맞게 변화한 공간들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 파트에서는 크게 네 가지 공간을 살펴볼 수 있는데, 먼저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과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시대 상황에 맞게 변화한 공간들을 살펴본다. 실내에서도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는 물리적 거리를 만들고, 프라이빗 한 공간을 만들고, 위생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으면서 하나의 훌륭한 인테리어가 되는 쇼케이스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을 적용한 사례들을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마스크 사용 증가, 온라인 쇼핑 증가 등으로 늘어난 쓰레기들을 보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을 위해 변화한 공간들을 살펴본다.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들과 제로웨이스트 상점들을 통해 친환경적인 브랜드와 공간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본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던 영역이라 알고 있는 브랜드들을 보며 반가움을 느꼈다. 다만 분량이 적은 것이 아쉬워 '클린뷰티'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비대면 소비 방법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는 구독 서비스를 활용해 사람들을 공간으로 찾아오게 만드는 온 오프라인 융합 형태를 살펴본다. 짧고 가볍게 알아보는 정도이긴 하지만 이런 전략도 있구나, 생각하며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거리가 멀더라도, 시간을 들여 기다려야 하더라도 기꺼이 찾아가고 싶게 만드는 공간들을 살펴본다.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쓸 필요 없이 프라이빗 한 시간을 보낼 수 있거나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공간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소개된 터키식 모래 커피를 경험할 수 있는 '샌드 커피 논탄토'와 자연과 어우러진 서점이자 카페 '어쩌다 산책'은 다음에 방문해 볼 곳으로 따로 체크해놓았다. 각각의 개성과 매력을 가진 공간들을 알게 된다는 점이 독서를 더욱 재미있게 해주었다.


"PART2. 매일 새로운 오늘, 우리가 공간을 소비하는 법"에서는 소비자들의 심리에 맞춰 새로이 등장한 공간들을 살펴본다. 이 파트에서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취향을 사러 공간을 방문하는 소비자들과 그들에 맞춘 공간들을 시작으로 판매를 위한 것이 아닌 경험을 위해 존재하면서 공간에서의 경험이 브랜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공간들, 온 오프라인이 융합되고 서로 간의 긍정적인 순환을 만들어내는 공간들을 알아본다.


이 파트 역시 각각의 개성과 매력이 넘치는 공간들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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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를 무척 재미있게 본 터라 저자의 신작 소식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그 기대만큼 즐겁고 유익한 책을 읽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을까, 미래 내가 공간을 만들게 된다면 어떤 공간을 만들면 좋을까, 다음에 어디를 방문해 볼까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면서 읽느라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렸을 정도였다.


변화하는 시대와 공간을 살펴보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책 <머물고 싶은 순간을 팝니다>. 사람들이 찾아오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사람, 새로운 공간을 찾고 싶은 사람, 요즘 트렌드를 알고 싶은 사람 모두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자유롭게 읽고 쓴 리뷰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이는 콘셉트와 그 안에 들어 있는 콘텐츠, 그리고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브랜드스러움‘이 일관성 있게 표현되어야 소비자에게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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