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전 Z 밀리언셀러 클럽 84
맥스 브룩스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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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를 재밌게 봤고, 좀비가 나오는 영화도 좋아하기 때문에 상당한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맥스 브룩스의 세계 대전 Z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이 책은 좀비의 출현, 전염, 확산, 그리고 좀비에 대한 반응과 대응, 마지막으로 반격까지 전지구적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좀비로 인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좀비종합세트라고나 할까요. 스티븐 킹의 셀처럼 개인에게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글을 진행시키는 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네요.

좀비가 처음 출현하는 게 중국입니다. 놀라운 뉴스가 자주 나오는 나라라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나라도 놀라운 뉴스 면에서는 지지 않습니다만 땅이 좁아서 말이죠. 중국은 땅이 넓어서 사막 어디쯤에 좀비가 서식하고 있을 법 합니다. 드래곤이 튀어나와도 별로 놀랍지 않을 것 같아요.^^

책에 써진 좀비의 확산 경로도 그럴싸하게 느껴집니다. 그렇죠. 만약 좀비가 나타난다면 그런 식으로 나라 간에 전파가 되겠군요. 각국의 대응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진짜 현실에서 좀비가 나타난다면 책에 쓰인 반응과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글을 읽고 있는 도중에는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좀비의 존재를 믿기만 한다면 말이죠.

각국의 문화와 상황에 따라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좀비대응책이 흥미롭습니다. 그 중에서 한국과 북한의 상황을 관심있게 읽었는데(분량이 많지는 않습니다.) 북한에 대한 묘사가 재밌네요.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건 아니고 한국의 중앙정보부 관리의 말을 통해서 조금 나오는데, 서구인들이 북한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서 그런지 아니면 신비하게 생각해서 그런지 여기서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잘 모르겠다는 식으로 나오네요. 세계 최고의 폐쇄국가 이미지가 여기서도 이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작가가 글을 쓰기 전에 준비를 꼼꼼하게 한 것 같습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용이 그럴듯합니다. 좀비가 정말 나타났다고 가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읽어 보세요. 즐거운 독서가 될 겁니다.

브래트 피트가 영화화하고 있다는데, 그럴만 합니다. 영화로 만들기 딱 좋은 내용입니다. 영상으로 어떻게 옮겨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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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디타운
F. 폴 윌슨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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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재밌습니다. 하드보일드 탐정이 SF를 배경으로 활동하니 색다른 맛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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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디타운
F. 폴 윌슨 지음, 김상훈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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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뒷골목을 돌아다니는 가난한 탐정은 위험한 사건에 휘말려 두들겨 맞고 목숨도 위협 받는다. 그는 삐딱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따뜻한 정이 흐르고 있다.

하드보일드 소설에서 볼 수 있는 탐정의 유형입니다. 다이디 타운의 탐정 시그는 이런 하드보일드 소설의 탐정과 많이 닮았습니다.  그런데 하드보일드의 세계에서 익숙한 탐정이 SF와 만나니 색다른 맛이 나네요. 아주 맛이 좋습니다.

다이디 타운은 세 편의 연작 중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기 독립된 이야기이면서 나중에 하나로 이어져 큰 물줄기를 이룹니다. 첫 번재 중편 거짓말은 소설의 배경인 다이디 타운을 소개하면서 사회의 하층부를 이루는 소외된 자들을 비춰줍니다. 최하층부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복제인간 진 할로-C는 시그에게 애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인간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소유물 취급을 당하는 클론의 의뢰라 시그는 내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돈에 쪼들려 할 수 없이 의뢰를 받아들이는데 그게 예상외로 위험한 일입니다. 시그는 사회의 불의에 맞서는 정의파 탐정은 아닙니다. 그냥 돈 때문에 의뢰를 수임한 것 뿐인데, 갈수록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군요. 그런 면이 뒤로  가면서 더욱 도드라집니다.

두 번째 이야기 와이어는 또 다른 최하층민 업둥이를 다루고 있습니다. 미래의 지구는 인구를 줄이려고 적극적인 산아제한정책을 펼칩니다. 부부는 한 아이 밖에는 낳을 수 없고, 그 이상 출산을 하게 되면 정부가 말살시켜 버립니다. 그래서 두 번째 아이를 낳으면 대개 버리는데 그 아이들이 서로를 돌보면서 만들어진게 업둥이단입니다. 그들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아이이기 때문에 아무런 권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구걸과 도둑질로 연명을 합니다. 시그는 업둥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가 빌딩에서 추락사한 업둥이 사건에 휘말려 듭니다. 시그는 와이어에서도 고생을 직사게 합니다. 기대했던 대로 말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 아이들은 와이어에서 이어진 이야기로 모든 일들이 맞물리면서 다이디 타운은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마지막에 사건이 너무 쉽게 해결된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싫지는 않네요.

다이디 타운을 한 줄로 평하라면 SF와 하드보일드의 행복한 만남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런 식의 섞임을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전 만족합니다. SF와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제 취향에 딱 맞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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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리아드 (양장, 한정판)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송경아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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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스를 읽으면서 영미권 SF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느꼈기 때문에 램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았습니다만 아쉽게도 번역된 것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반갑게도 신생 출판사 오멜라스에서 사이버리아드가 나왔습니다. 책이 예쁘게 나와서 들고 있으니 흐뭇한 기분이 드네요.

내용도 좋았습니다. 우주적 차원의 농담이라는 점에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떠올리게 만드는 작품이었는데, 생각할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이쪽이 좀 더 인상적이네요.

사이버리아드는 트루를과 클라포시우스라는 전능해 보이는 창조자(창조주는 아닙니다) 로봇이 벌이는 소동과 모험을 그린 글입니다. 두 창조자 로봇이 티격태격 하면서 협력하는 모습이 재밌네요. 은근히 서로를 비아냥거리고 놀리는 게 유쾌합니다. 특히 전반부의 이야기가 그랬는데 뒤로 갈수록 티격태격 하는 게 없어져서 섭섭했습니다.

사이버리아드에 실린 이야기는 대체로 좋았는데, 그 중 특히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두 번째 외출 혹은 크롤 왕의 제안과 다섯 번째 외출 혹은 크루를의 처방입니다.

두 번째 외출에서 크롤 왕은 두 창조자 로봇을 불러다가 기가 막힌 사냥감을 만들어내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 만들지 못하면 죽이겠다고 협박합니다. 창조자 로봇은 왕이 원하는 대로 대단한 사냥감을 만들어냅니다. 이야기가 끝날 시점에서 그 사냥감이 하는 말이 아주 재밌었습니다. 다섯 번째 외출 혹은 크루를의 처방에서 크루를의 처방은 정말 기가 막히네요. 역시 그것에는 당할 수가 없습니다.

사이버리아드는 우화, 만담, 옛날이야기 같은 글입니다. 뒹굴 거리면서 읽기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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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실수 1
프랭크 탤리스 지음, 김시현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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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 인기 좋군요. 프로이트를 언급하는 미스터리를 꽤 읽었는데 치명적 실수에도 프로이트가 등장합니다. 비중은 약해서 등장하는 장면은 얼마되지 않지만, 수사에 정신분석이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막스 리버만은 정신분석학을 신봉하는 빈의 젊은 의사입니다. 정신분석학의 태동기라서 그런지 기성 의사들은 좀 삐딱하게 보는군요. 환자의 치료법을 두고 윗사람과 갈등도 일어납니다만 이건 뭐 중요한 건 아니고 포커스는 정신분석으로 수사를 한다는 건데, 그럴싸하게 보이네요.

정신분석으로 수사를 한다기에 어쩌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닙니다. 치명적 실수는 정통 미스터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정통 미스터리가 뭐냐고 묻지는 마시길. 저도 모릅니다^^). 경찰이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을 알아채는 똑똑한 탐정, 밀실 살인, 자물쇠 트릭, 범인을 잡은 후의 설명, 등등 고전추리의 맛이 납니다. 그래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빈의 매혹적인 여성 영매 뢰벤슈타인은 폭풍우가 치는 밤에 살해당합니다. 방은 안에서 잠겨 있고 창도 높아서 범인이 밖으로 나갈 길은 없습니다. 비밀 통로도 없는 밀실에서 죽은 이의 혼을 부른다는 영매가 살해당하자 경찰은 당황합니다.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서 살해당했다는 의견도 나오는 가운데, 라인하르트 경위는 친구 막스 리버만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막스 리버만과 경위의 대화를 읽다보면 간혹 셜록 홈즈와 왓슨의 대화가 떠오르는데, 경위는 왓슨과 달리 똑똑하네요. 막스에게 한 방 먹이기도 하고 말이죠. 그 장면 재밌었습니다.

마술을 볼 때는 신기해도 트릭을 알고 나면 에이 별 거 아니네 하고 생각하듯이 치명적 실수에 쓰인 트릭도 알고 나니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드네요. 읽을 때는 무척 궁금했는데 말이죠.

치명적 실수에는 사건 수사 뿐만 아니라 막스 리버만의 연애가 상당히 비중있게 등장하는데, 그의 갈등이 이해가 갑니다. 똑똑한 여성이 아무래도 매력적이죠.

분량이 꽤 되는데 챕터가 짤막짤막한 때문이지 술술 잘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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