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이영도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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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에서 장르 문학 단편선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SF 2권(유 로봇, 얼터너티브 드림), 추리 스릴러 2권, 호러 4권, 그리고 환상 문학 2권.(개인적으로 SF 쪽이 좋았습니다).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는 두 번째로 나온 환상문학 단편선입니다. 이영도 님의 단편이 반갑네요.

샹파이의 광부들(이영도)-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입니다. 대사와 상황묘사로 독자를 웃기는 작가의 재담이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입니다. 조피크 산에 터널을 뚫은 샹파이 난쟁이들이 그 정도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세계에서 가장 긴 터널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리고 있습니다. 협상장의 소동과 그 해결과정이 유쾌합니다.(주인공의 활약이 더 보고 싶으시면 네이버 캐스트 오늘의 문학에 연재된 에소릴의 드래곤을 읽어보세요)

이후의 단평은 책에 수록된 순서대로 적었습니다.

학교(박애진)-중, 고등학교 시절을 돌이켜 볼 때 지랄 맞았다고 느끼는 분들 많을 겁니다. 저도 그런 편인데, 작가도 학교에 불만이 많으셨는지 지옥 같은 학교를 만들었습니다. 주기적으로 투표를 해서 뽑힌 사람이 희생자로 죽어나가는 무시무시한 학교입니다. 주목을 끌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투쟁이 인상적입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노래하는 숲(은림)-특이하게도 토란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단편입니다. 작품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이 토란이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해장국, 육개장 뭐 이런 게 생각나서 혼났습니다. 책을 읽을 때 배가 무지 고팠었거든요.^^

위의 세 단편이 다른 단편보다 분량이 많은데 재미도 다른 단편보다 좋았습니다.

노인과 소년(김보영)-한 편의 우화를 읽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유형이 아니라서 그냥 그랬습니다.

천국으로 가는 길(김선우)-천국으로 가는 길이 알려진 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는데 그래도 천국에 대해서는 모르고 사는 게 속 편할 것 같네요.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김이환)-양말 줍는 소년을 재밌게 읽었고(추천작), 표제작이기도 해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재밌지는 않네요. 개인적으로 이런 식의 구성을 싫어합니다.

은아의 상자(정보라)-편지 형식의 글입니다.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은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 결혼생활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들려줍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읽다가 답장을 보고 점수를 올렸습니다.

뮤즈는 귀를 타고(임태운)-천재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은 뮤즈의 정체를 파헤치는(?) 글입니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에 대한 의견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만 재밌게 읽었습니다.^^

장미 정원에서(김지원)-뒷맛이 좀 남는 단편입니다.

소설을 쓰는 사람에 대한(정희자)-제목 그대로 소설을 쓰는 소설가에 대해서 쓴 글입니다. 다양한 소설가의 사연이 흥미롭습니다. 개인적으로 1반복까지 재밌게 읽었고 2변이 이후는 그냥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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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2 - 두 명의 목격자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3
최혁곤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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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단편집이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단편집을 통해서 주목한 작가가 몇 명 있는데 배명훈, 김이환 작가입니다. 배명훈 작가는 타워라는 장편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김이환 작가는 절망의 구라는 작품으로 멀티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런 예에서 볼 수 있듯 여러 작가의 작품을 모은 단편집은 새로운 작가를 소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황금가지는 물론 다른 출판사에서도 단편집이 꽤 나왔는데, 비교를 해보면 SF,판타지 계열의 작품을 모은 단편집이 전반적으로 우수합니다.(개인적 판단입니다.^^) 추리 스릴러 쪽은 완성도 면에서 떨어진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장 먼저 소개되었고, 오래 되었으며 팬 층도 넓다고 생각한 추리 장르가 창작 면에서 약세를 보이는 건 기묘한 일입니다. 애석하기도 하구요.

두 명의 목격자-사물을 화자로 선택한 독특한 형식이 눈길을 끄는 작품입니다. 표제작이라 기대를 많이 했는데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습니다. 사물의 의인화란 형식은 좋았는데 내용을 이루는 사연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신파스런 느낌이 들어서 좀 그랬습니다.

보물섬 스트라이크 볼링 게임-보물을 찾기 위해서 섬에 모였다가 고립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배경부터 전형적인 본격물입니다. 내용도 본격스러워서 퍼즐 풀이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거다 하는 한 방이 없어서 아쉽습니다.

야수들의 땅-로마를 배경으로 한 역사추리물입니다. 글이 안정적이고 마지막에 남는 여운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미스 클리너-인터넷에 소설을 올렸는데 현실에서 같은 방식의 살인이 발생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루는 소설가의 이야기입니다. 아기자기한 맛이 나는 스릴러입니다.

메이데이-노동절 제정의 배경이 되었던 폭발사고의 이면을 파헤치는 단편입니다. 예상한 대로 결말이 흘러가서 아쉽습니다.

대리자-감정을 투박하게 쏟아낸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소 거친 느낌도 들지만 감정 폭발이 나쁘지 않네요.

살인자의 쇼핑 목록-사이코 드라마 보는 느낌입니다.

빛의 살인-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단편입니다. 만약 제가 죽는다면 제 가족 중 한 명이 범인일 겁니다, 라는 말을 남기고 노인이 죽습니다. 시작 부분만 놓고 본다면 이 책에 실린 단편 중에서 가장 흥미롭습니다.

순결한 순례자-독백은 잔잔한데 내용은 잔잔하지 않네요.

일부러 그렇게 모았는지 이 책의 단편은 다양한 형식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단편집이라고 말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한국 추리 스릴러의 현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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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예언자 4 - 오드 토머스와 흰 옷의 소녀 오드 토머스 시리즈
딘 R. 쿤츠 지음, 김효설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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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예언자 4편 오드 토머스와 흰 옷의 소녀가 나오면서 2,3 편의 표지가 갈렸습니다. 2,3편은 1편과 달리 책날개가 없어서 불만이었는데 바뀌니까 더 낫네요. 책등도 전보다 예쁘고. 그런데 예전 표지 책을 소장한 사람들은 기분이 좋을 것 같지 않습니다.^^

3편의 악의 수도원에서 나온 오드는 캘리포니아의 해변 마을에 정착합니다. 은퇴한 할리우드 배우의 집에서 요리사로 일하던 그는 예지몽을 꾸게 됩니다. 바다와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드는 끔찍한 꿈입니다.


방파제로 산책을 나갔던 그는 꿈속에서 보았던 여자를 만나게 되고 잠깐 대화를 나눕니다. 그때 위험한 기운을 풍기는 사내 셋이 다가옵니다. 오드는 얼른 그녀를 보내고 그들의 앞을 막아섭니다. 너스레를 떨며 셋 중 대장으로 짐작되는 덩치 큰 사내의 몸에 손을 대는 순간 오드는 밤에 꾼 악몽을 현실에서 보게 됩니다.

그때부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는데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열심히 읽어나갔습니다. 다 읽고 나면 아 그렇군, 하는 정도이고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글은 아닌데 읽고 있을 때는 딴 생각 안 하고 몰입하게 됩니다. 딘 쿤츠는 독자 눈을 사로잡는 방법을 아는 작가입니다.

악당을 앞에 두고 농담을 하는 걸 보면 오드는 전편에 비해서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꽤 죽는 편입니다. 죽은 사람 숫자를 따지면 1편의 더 많습니다만 체감은 이 쪽이 더 위네요. 오드가 능동적으로 나서기 때문인 듯합니다.

4편의 사건은 확실히 매듭이 지어집니다만 마지막 장면을 보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미국에서도 그 다음 이야기는 나오지 않은 것 같은데, 나오면 번역해 주겠죠. 그러기를 바랍니다.

덧. 서평 써놓고 책날개를 보니 오드 시리즈는 총 7편으로 완결될 예정이라고 적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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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계승자
제임스 P. 호건 지음, 이동진 옮김 / 오멜라스(웅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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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우주인이 발견된다. 놀랍게도 그는 5만 년 전 사람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지.

별의 계승자는 의문점 하나 던져주고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글입니다. 그 의문점이 너무 궁금해서 한달음에 읽었습니다. 괜찮은 sf이고 재미도 있는 편인데 몇 가지 점이 걸려서 아주 재밌다고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의문점을 풀기 위해서 계속되는 가설의 향연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걱정했던 것만큼 딱딱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미흡하게 느낀 건 캐릭터 부분입니다. 이 소설은 응원해주고 싶은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습니다. 다만 주인공과 대비되는 주장을 계속해서 어쩐지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했던 과학자에게 마지막 의문을 해결하게 한 점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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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이틀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 들녘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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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경감은 치매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 아내를 살해합니다. 제발 죽여 달라고 매달리는 아내의 청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는 그후 경찰에 자수하고,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합니다. 하지만 가지가 아내를 죽인 후 바로 자수한 게 아니라 이틀 동안 뭔가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이 복잡해집니다.

미스터리의 중심에는 밝혀지지 않은 가지의 이틀이 놓여 있습니다만 사라진 이틀은 그 미스터리에 집중하는 글이 아닙니다. 무게 중심은 주변 관계자들의 삶에 놓여 있습니다. 어떻게든 사건을 무마하려는 경찰,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려는 검사, 특종을 잡으려는 기자, 이 사건을 통해서 유명세를 얻으려는 변호사, 은퇴가 임박한 교도관의 삶이 가지 사건을 계기로 조명됩니다.

조직 간의 갈등을 다루는 작가의 솜씨는 여전히 뛰어납니다. 경찰 조직이 정말 저런 식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만, 문외한이 보기에는 일단 그럴 듯합니다. 저는 그런 현장감을 요코야마 히데오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미스터리를 읽다보면 일본인들의 문화나 감정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할 구석을 접하게 되는데 사라진 이틀에서도 그런 점을 많이 느꼈습니다. 자살 문제에 대해서는 뭐 그러려니 합니다. 워낙 많이 접해서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별 것도 아닌 일로 조직 전체가 전전긍긍하는 건 여전히 납득이 되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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