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스 레인코트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전행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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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유머가 좋다고 평을 읽었는데 나는 책을 읽으면서 한 번도 웃지 않았다.
흔히 유머는 만국공통이라고 말하는데 내가 보기엔 아니다.
슬랩스틱 코미디를 제외하면 문화에 기반한 유머는 다른 문화권에 먹히지 않는다.
뭘 알아야 웃지.^^
게다가 유머는 시대를 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80년대에(정확한 연대는 모르겠다. 주인공이 월남전에 참전한 35살로 나오는데 어린 나이에 군대에 갔다는 걸 감안해도 90년대는 아닌 듯하다) 나온 미국 소설을 가지고 웃기는 힘들지 않나 싶다. 특히 말장난은 더 그렇지.

실망스런 유머와 별개로 이야기는 재밌다. 유머를 버리더라도 즐겁게 읽을 만한 탐정 소설이다.
후속권이 나오길 바라고, 나오면 구입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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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계곡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0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0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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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가 드디어 나왔습니다. 그런데 1편이 아니고 10편이 먼저 나왔네요. 기출간된 시인의 등장인물이 중요하게 등장해서(그래서 제목도 시인의 계곡으로 붙인 모양입니다), 10편을 먼저 낸 모양인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네요. 1권 내고 말 게 아니라 전부 다 낼 작정이라면 순서대로 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이런 시리즈물에서는 주인공의 삶이 변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각 권의 사건을 읽는 재미보다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0편부터 접하면 그런 재미가 떨어집니다. 실례로 해리 보슈는 경찰에서 퇴직을 한 상태고, 자기가 몰랐던 딸까지 나오는데 독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생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만과 별개로 이야기는 재밌습니다. 시인의 범인이 다시 돌아왔고, 해리 보슈는 레이첼과 공조해서 사건을 수사합니다.

요즘 바빠서 서평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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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대장 존 비룡소의 그림동화 6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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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 대장 존이란 제목을 보고 학교가기 싫어서 몸살을 앓는 아이가 주인공이려니 했는데 그렇지는 않네요. 그 정도 상황이면 등교하기 싫을 텐데 꼬박꼬박 출석하는 게 존경스러울 지경입니다.

저는 학교가 정말 가기 싫었습니다. 하루하루 재밌게 놀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새벽(?)에 일어나서 학교에 가라니. 딱딱한 책상에 붙들어 놓고는 싫은 공부를 강제로 가르치고 숙제도 막 내주고, 게다가 때리기까지 합니다. 어찌나 싫던지 보름 정도 다니다가 관둬버렸습니다. 한 이틀은 좋았는데 삼 일째부터는 심심해서 몸살이 나더군요. 친구들이 모조리 학교에 가서 같이 놀 사람이 없었던 것이죠. 그때는 방송이 오후 5시30분에 시작되고 변변한 장난감도 없던 시대라 혼자 놀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글자도 몰라서 책을 읽을 수도 없고 말이죠. 결국 일주일 만에 두 손 들었고 차츰 학교에 적응해 나갔습니다. 
 

존의 지각은 아이 책임이 아닙니다. 아이로서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상황 때문에 발생합니다. 하수구에서 악어가 튀어나오고 덤불에서 사자가 덤비고 파도가 덮치고, 이건 정말 믿기 어려운 상황의 연속입니다. 존이 선생님에게 사실대로 지각사유를 설명했을 때 거짓말이라고 몰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선생님이 좀 막힌 사람인 것은 맞는데 그렇다고 비난을 받아야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치원에 다니는 조카 생각은 다르더군요. 사정을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거짓말로 몰아서 벌을 준 건 선생님이 무척 잘못한 거랍니다. 당연한 이유로 마지막 장면에서 통쾌하게 웃더군요. 조그만 녀석이 손뼉치고 좋아하는 게 웃겨서 저도 같이 웃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선생님에게 동정이 가더군요. 나이 먹어서 그럴까요. 
 

그나저나 존이라는 아이 정말 꿋꿋하네요. 다음날에도 학교 가려고 나서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학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나가야 된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 작가가 그림책을 만든 건 아닐 텐데 읽다보면 꼭 그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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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1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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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하는(하나 마나 한 소리군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신작입니다. 한국에서 왜 이렇게 인기가 있나 궁금해서 찬찬히 읽어 봤습니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솜씨가 좋더군요. 베르베르는 재능있는 이야기꾼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 미카엘 펭송은 타나토노트, 천사들의 제국에서 주인공으로 나왔던 사람이군요. 작가가 미카엘 캐릭터를 좋아하나 봅니다.

베르나르는 상상력이 좋군요. 신 후보생들이 모여서 신의 자리를 걸고 게임을 벌인다는 설정이 매력적입니다. 게임 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됩니다. 그리고 신들의 비밀을 하나씩 벗겨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그런데 읽고 있으면 좀 불안하긴 합니다.

이거 어떻게 마무리할 작정이지.
비밀을 벗기면서 마주치는 비밀이 대단한 것이어야 할 텐데(아니면 김이 빠지겠죠).

기존의 신들은 그리스 올림피아의 신들을 차용했고, 게임 내용은 실제 역사를 차용했는데 괜찮은 판단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작가가 모두 창조하려고 했었다면 맨 땅에 헤딩하는 식이 되었을 테고, 또 창조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독자에게는 너무 생소한 것이어서 불편하게 다가왔을 테니까요.

이야기 중간중간 끼워놓은 백과사전은 어떤 건 재밌고 어떤 건 지루하고 그러네요. 현재 1부까지 읽었는데 술술 잘 읽힙니다. 그런데 결말이 조금씩 걱정되네요. 이런 흐름이라면 독자를 만족시키기 쉽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덧.
한국에서 호평을 받아서 그런지 우리나라를 우호적인 시선으로 그리는군요. 한국 소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쓴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은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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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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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카가 가장 좋아하는 게 스티커 북과 똥입니다. 유치원 아이들을 보니 대체적으로 저 두 개를 좋아하는 것 같더군요. 스티커 북 사달라고 노래를 부르고 똥 얘기만 나오면 까르르 웃습니다. 동생이 똥 싸면 냄새난다고 난리를 피우면서 똥 이야기는 좋아해요. 거리에 말라붙은 개똥을 보면 폴짝 폴짝 뛰기도 하고요. 노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재밌습니다.

과자 사주는 것보다는 책을 사주는 게 훨씬 나을 것 같아서 가끔 책을 사주는데, 고르기가 만만찮네요. 한 동안 서가의 책을 둘러보다가 이거다, 싶은 책을 발견했습니다.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제목이 한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서점에서 읽어 봤습니다.

두더지가 땅 위로 고개를 내밀었을 때 누군가가 머리에 똥을 싸버립니다. 두더지를 골려주려고 일부러 그런 건 아니고 우연히 그렇게 된 것 같네요. 계획적이던 우연이던 두더지 입장에서는 화가 날 만합니다. 누가 자기 머리에 똥을 쌌는데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화가 난 두더지는 범인을 찾아다닙니다.
네가 내 머리에 똥 쌌지?
두더지의 심문(?)을 받은 동물들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 똥을 쌉니다.

하얀 물똥이 철퍼덕.
크고 굵은 것이 뚝.
까만 콩 같은 것이 다다닥.
새알 초콜릿 같은 것도 토도독.
누렇고 커다란 것이 촤아악.

봐, 네 머리 위의 똥 하고는 다르잖아.
그렇습니다. 두더지 위의 뭉글뭉글 긴 갈색의 철퍼덕과는 다릅니다.

그림의 똥을 지켜보고 있자니 웃음이 나옵니다. 추궁을 받은 동물이 마침 변비에 걸렸으면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요. 다행히 모든 동물이 시원스럽게 변을 보는군요.

두더지 탐정의 냄새나는 수사에도 불구하고 범인은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추리 소설도 아닌데 시간이 갈수록 범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군요.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 범인의 정체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두더지는 조수의 도움을 받아 결국 범인을 찾아내고 벌을 줍니다. 그 벌이란 게 재밌네요. 보고 있자니 입가에 미소가 그려집니다. 조카가 좋아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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