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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유 있는 '뻥'의 나라 - 황희경의 차이나 에세이
황희경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중국은 어떤 나라일까? 나는 , 뭐 다 알겠지만 손가락으로 공기를 쏘아내어 사람을 상하게 하고 물과 공중을 밝고 느긋하게 다니고 먼 거리를 한 걸음에 달리는 무협으로 대표되는 뻥이 심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는 아무 것도 생기지 않는다. 진주를 생각해볼까? 진주는 씨핵이 조개 속에 들어 있어야 생기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뻥도 그 근원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소리가 된다. 자 그렇다면 이러한 뻥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문화에서 그 근원을 찾아야하지 않을까? 넓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지속된 생활풍습의 결정체인 문화는 전승되어서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고 오지 않은 미래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그 문화를 기록하고 남겨두는 것은 글이다. 글은 책이 되고 살아남은 책은 고전이라는 이름으로 현대에도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은 고전의 나라다. 중국을 대표하는 고전을 생각나는 것만 봐도 <공자> <장자> <도덕경> <사기> <손자병법> <한비자> <서유기> <삼국지연의> <수호전> <홍루몽> 등이다.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서 살아남는 것은 인간의 말이 아니라 문자임을 불현듯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 그 많은 글들이 있어 중국이 존재하고 중국이 존재하고 있어 글들이 남았다.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투박한 말로 표현해도 좋다.
이 책을 읽으면 당연히 언급되는 책에 관심이 가기 마련인데 현대의 작가는 루쉰을 꼽는다. 루쉰은 아큐정전으로 유명한 문필가이자 사상가이다. 현대 중국 사상은 루쉰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만큼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음을 반증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고전으로는 중국의 4대 기서 - 서유기 , 수호전 , 삼국지연의 , 금병매 -와 손자병법 그리고 공자와 장자 노자 등의 이야기를 하는데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서유기와 손자병법이다. 서유기에 매력이란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인데 수호전과 삼국지연의보다 등장인물 수가 적어 안면인식과 이름 조합 장애가 있는 나는 등장 인물이 적은 서유기를 - 서유기도 괴물의 이름도 많겠지만 주연은 달랑 삼장법사 일행이니까 - 선택해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싸우지 않고 이기기를 주장한 손자병법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거린다.
중국의 고전들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을 해봤다 한국의 고전들은 중국의 고전처럼 다시 읽히고 있는가? 한국에는 중국의 고전과 같은 책이 없는가? 한국에도 좋은 문장과 생각들이 담긴 글들은 없을까?
참 웃기는 것이 한국에 살면서 중국의 고전은 좋은 것이고 배울 것이라 하여 열심히 찾아읽고 평생을 공부하는 한국 사람은 있는 것 같은데 한국 것을 찾아 배우고 평생내 공부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중국이 이유있는 뻥의 나라라면 한국은 그럼 이유없는 뻥의 나라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