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 - 타인 지향적 삶과 이별하는 자기 돌봄의 인류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8
이현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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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1인당 명품 소비 세계 1위가 한국이라는 조사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1인당 국민소득이라는 거창한 말에만 익숙해서인지, 1인당 명품 소비라는 낯선 말이 나를 웃게 만들었는데 그 1위를 우리가 했다니 그건 또 나를 놀라게 만들더라구요. 이런 풍조가 역시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인건가 싶긴 한데요. 가부장적인 가정 분위기와 혈연, 지연을 중시하는 아시아에서 왜 동네사람, 학교사람들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아오게 되었는지도 2부에 나온 '우리는 가족이지만 타인이다'등에서의 설명으로도 알게 되지만 그건 나 자신만 생각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예전 어른들과는 다른게 나만의 삶이라는 걸 추구한다고 하면서도 남들과 비교해서 평균이상이 되려고 노력하는 부분이 분명 있으니까요.


어쩌면 그건 '4부 - 오늘부터 타인 지향적 삶과 이별합니다' 에 나온 말처럼 "남부럽지 않게"라고 우리가 흔히 쓰는 한마디에 다 들어있다 싶기도 한데요. 빨리, 빨리 경제 발전을 이루어 서양의 어느 나라들처럼 잘 살아보자는 큰 구호아래 모두 모여 같은 뜻을 품어왔기에 그게 세월이 지나도 우리들 세포에 어느 정도 각인이 되어있어 그 느낌이 아무렇지 않은건지도 모릅니다. 그런 것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이상 살찌면 흉한 것이고, 주름잡힌 얼굴도 병원에 가서 피는 게 당연한거고 , 일정 나이에는 이런 이런 경험과 어느 정도를 해야하고, 뭐든 평균이하라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여기는 등등으로 흐름이란 것과 쏠림이란 문제를 만드는 원인이 되었을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은 그렇게만은 안 된다는 걸 내가 당하는 입장이 되면서 조금씩 느끼게 되는데요. 사회에서 만난 이들이 정의까지 가지않아도 되는 아주 사소한 일을 괜찮다는데도 나에게 강요하려 할 때, 당연하게 안된다는 게 있다는 걸 받아들이지 않으려 할 때 한번이라면 참거나 심지어는 잊을 수도 있지만 그 일이 또 일어나 우리들의 아이들이 같은 일로 겪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보니 이제는 멈춰야 된다 싶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왜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가"에서는 이제라도 "너무 똑같이 가는 것, 그리고 다들 그렇게 가더라라고 쉽게 인정하는 걸", 그래서 생기는 각자의 너무도 다른 욕망의 크기를 같은 테두리 안에 넣으려고 하는 걸 돌아봐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이것들이 흔쾌히 "그래도 괜찮다"라는 내 안의 허락을 받지 않았음에도 그런 척 밀고가는 일이면 나중에라도 그 일은 상처가 되어 돌아온다는 걸 알게되니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몸, 가족, 젠더가 삶의 제약이 되기도 하지만 나를 표현하고 만들어가는 하나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는 걸 인정하고 그걸 바탕으로 타인을 바라본다면,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쫓아 아름답게 보이는 것보다 내 안의 바람을 쫓아 느끼는 시간이 더 자유롭다는 걸 느낄 때 그 사람이 행복해진다는 자기 돌봄이라는 인류학 수업이 잔잔했음에도 오늘 나에게도 필요했구나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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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화장법
아멜리 노통브 지음, 박철화 옮김 / 문학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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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장소에 찾아 온 낯선 남자의 무례한 말은 나를 어떻게 만들까 싶은데요. 그 남자가 내 이름을 알고 주소까지 알고 있다면 그래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스치듯이라도 하긴 할겁니다. 비행기 출발이 늦어진다는 방송에 제롬은 책을 꺼내 읽고있는데요. 싫다는 티를 팍팍 내는데도 한 남자가 계속 말을 겁니다. 무례하다는 말로 표현이 안 되는 사람인데요. 그 사람 기가차게도 자신의 어두운 이야기를 꺼냅니다.


도저히 "싫소. 가시오"로 단순히 해결할 수 있는 이가 아니기에 무서운 마음까지 드는데요. 예의를 다해 그를 밀어내고자 했던 제롬은 뻔뻔스러운 텍스토르 텍셀에게 점점 말려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까지 하는데는 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닐까, 우리는 이제는 예상을 너무도 벗어난 택셀에 맞춰가는건지 난폭해져가는 제롬의 행동과 답에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적의 화장법"은 타인들의 평범한 대화로 시작해 살기등등한 대화로 이어집니다. 느리게인듯 보이다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공격적인 대화가 진행되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사이가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들의 바닥을 보이는데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던지는 텍셀은 제롬에게 기대하는 게 있는 걸로 보이는데 점점 제롬에게 변화가 생기면서 당연하게들 말하는 인간의 이중성을 보게 됩니다. 텍셀은 제롬이 혼자가 되길 기다렸다고 하는데요.


 그건 혼자 있을때와 무리에 있을때 변하는 한계가 다르다는 걸 제롬에게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보여준것이기도 합니다. 나 역시도 그렇지만 어느 순간 이제까지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인간을 보게되면 인간이란 존재가 저렇게나 타인의 시선에 약한거구나 하고 실망을 하곤 하는데요. 크고 작음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신들의 실수나 적의, 악의를 안에 묻어놨다 생각했는데 그것들이 슬쩍 모습을 드러낼 때 상대는 몰라도 내가 느끼고 나에 대해 화들짝 놀랄 때가 있었다면... 지나치긴 하지만 텍셀이 뭘 말하는지, 그리고 제롬이 뭘 누르며 실았는지 약간은 이해하게 될텐데요.


이런 인간의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 두 사람의 모습은 "결말이 어쨌다" 보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해 들여다보게 할겁니다. 텍셀이 가까이에 있었음에도 제롬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없는 무서운 과거를 지녔다는 것도 인간이 뭔가 내 안의 바닥을 상상한다면 어떤건지 보게 하면서요. 스릴러인듯 시작해 진짜 무서운 걸로 끝나는 "적의 화장법"은 화장을 잘 한다는 건 결국은 한듯 안한듯 하는 화장이 제일이라는 걸 보여준다 싶은데요.


어떤 완벽한 날이 오면 그는 당신에게 고통받아 마땅한 이유가 있다는 걸 증명할 겁니다. -30

나쁜 마음이 든다면 살짝이라도 드러내고 어느 정도는 나에게 자유를 허용하는 삶이라야 한다 싶은데 그게 또 어디까지라 선을 그을 수 없으니 어렵다 싶긴 합니다만 그렇게까지 되기전에 나만의 모습을 어중간하게라도 드러내고 털어내는 나만의 비법이 있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 "지옥은 우리 내부에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데 천국에 있던 천사가 악마가 되었지만 그 반대도 될수도 있지 않을까, 고통받아 마땅한 이유가 되기 전에 가끔은 나를 보는 내 시간을 갖자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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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머니 마인드 - 당신을 부의 길로 인도할 버핏의 80년 투자 인사이트
로버트 해그스트롬 지음, 오은미 옮김, 이상건 감수 / 흐름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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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주식에 대해 알게 되면, 아무런 일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

... "그렇다면, 나는 돈을 많이 벌고 싶지만 아무런 일도 하고 싶지 않으니까, 주식에 대해서 배울래요!"-165

아마 이런 마음이 몇 년동안 주식시장에 뛰어든 이들의 마음 아니였을까 싶은데요. 다행히도 빌 밀러는 이런 느낌만 가지고 주식에 대해 뛰어 들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철학이나 경제에 대해 배워갔기에 결론이 다르게 났다는 건데요. '머니 마인드'는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워런 버핏이 어렸을 적 당시의 경제 상황이나 그 때 투자하던 이들의 방법, 그리고 워런 버핏이 어떻게 달랐기에 성장하면서 , 그리고 지금까지 그의 이름이 성공의 다른 이름으로 우리에게 크게 불리우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목처럼 머니 마인드라는 걸 그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언뜻 생각하기에는 차갑게 기업 분석을 해나갔기 때문아닐까만 떠올릴겁니다. "기업을 운영하는 듯이 투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투자이다.(209)" 이런 정도말이죠. 물론 워런 버핏도 지금까지 기록된 투자 관련 글 중 가장 중요한 문장이라고 했다니 우리도 잊어서는 안 되는 말인건 맞습니다만 그를 아는 이들은 그가 주식시장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기업에 투자했기에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머니 마인드는 그에게 영향을 미친 이들과의 관계를 보여주면서 투자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져가는 걸 보여주는데요. 그 당시부터도 사람들이 주식을 비롯한 투자 방식에서도 쏠림이 있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워런 버핏은 그 쏠림을 무시했기에 지금까지 남을 수 있었구요. 그렇다면 머니 마인드를 가졌다는 건 돈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과 미래를 지켜볼 줄 아는 눈을 가진 이들을 말하는 걸까 했는데 살짝 다릅니다. 다른 사람들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게 배우고 확장해가되 상관없는 소음은 단호하게 끊어낼 수 있는 사람이며 자신을 신뢰하고 자신이 어떤 종목을 어떠한 이유로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는 겁니다. 즉 시장에 대한 관점, 투자 방법, 투자자로서의 기질이 합쳐져 투자 철학이 만들어지는 건데 이것의 조화를 가진 이야말로 머니 마인드를 가진 이라고 한다는 겁니다.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느린듯하기도 하지만 한 번 했다 하면 오래도록 지켜본다는 워런 버핏이 왜 투자에서 성공했을까를 보면 이런 부분때문이구나 싶기도 합니다, 그와 친분을 가진 이들만 보아도 "맞는다"싶으면 마음을 다 주는 것이 아닐까 하게 깊은 친분을 유지하고 서로의 이야기들을 잘 들어주는 것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그러면서도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눈여겨보고 이전까지와는 다른 투자도 불사하기에 여전히 그가 가진 새로운 걸 볼 줄 아는 투자 마인드가 궁금해질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다 주식의 가치를 밝히는 데만 집중하느라 투자에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투자 신조보다 올바른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는 걸 이제서야 알게되었다고 하는 저자 로버트 해그스트롬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됩니다. 투자란 돈을 보는 게 아닌데 그걸 모르고 투자라고 했다는 것도요. 다 다른 마음으로 투자라는 걸 하고 있겠지만 요즘은 다 자신에게 투자실력이 있긴했나 싶을텐데요. 이렇게 흔들린다싶은 동안이라도 워런 버핏의 머니 마인드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투자에 대한 또다른 시간이겠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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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크 팔로우 리벤지 스토리콜렉터 105
엘러리 로이드 지음, 송은혜 옮김 / 북로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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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하면서 이쁜 거, 멋진 거, 맛있는 것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러다 나 역시 갔던 곳도 보게 되는데 너무 달라보이는 사진 속 모습에 절로 넋을 놓다가 역시 "다르다"를 연발하기도 하구요. 이렇게 재능이 다르니 "좋아요"가 이렇게 많겠지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렇게 요즘 인기를 얻고있는 에미가 있습니다. 구두 블로거를 꿈꾸다 대세인 육아생활로 인플로언서가 됐는데요. 그 수입으로 풍족하게 사는 중입니다. 남편 댄도 말이죠.


"모든 게 너무 쉽다. 전부 공개된 자료니까."-75

때로는 사진과 글이 내 영역을 표시해 누군가 나를 특정할 수 있다는 게 무서울 때가 있는데요. 이들처럼 순간을 매번 올리는 이들이라면 더 그럴겁니다. 그래도 에미와 댄, 조심하며 자신들의 영역을 지켜가는 중이였는데 사람일이라는 게 생각처럼만 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들의 집 근처가 드러나고 그들의 글이 자신들의 위치를 에두르기는 하지만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금세 찾을 수 있게 하는 쉬운 길잡이가 된다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실제로도 일어난다는 걸 알기에 에미의 가족과 끔찍한 사건을 계획하고 있는 자의 쫓고 쫓김은 누구 생각대로 될지가 답이 나오게 됩니다. 댄과 에미는 자신들이 쫓기는 줄도 모르니 더 말이죠.


"오늘은 이 모든 게 갑자기 섬뜩하게 느껴진다. ..이 중에 어떤 사진을 인터넷에 올릴지는 나도 모른다"

왜 인스타그램으로 누아르가 될 수 있는지를 보게 됩니다. 우리가 다 아는 사실들의 나열과 사건이지만 그 속에 있는 이들의 뜨거워만 보이는 행동들이 다 차갑게 계산된 것들이라거나 그 상대편에 있는 이들도 그렇게 되어가는 과정을 거치는 걸 보면서 이제는 만나지 않아도 충분히 상대에게 잔혹한 짓을 할 수 있다는 걸 보면서요.


라이크와 팔로우, 그리고 리벤지는 제일 반전을 보여주는 건 댄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게 우리들 마음과 제일 비슷한 거 같기도 하구요. 보이는 대로 찍고 찍힌 사진처럼 보이지만 그것들이 말하지 않은 것들의 진짜는 너무도 다르다는 걸 처음부터 알았고 나중에는 치를 떨었던 댄의 변신은 "역시나"하는 마음을 주게 되거든요.


요지경이라 불러도 마땅한 SNS속 세상 이야기가 인플루언서들의 유명세를 단지 운으로만 여기지 말것과 그것을 유지한다는 건 큰 고통이기도 하다는 걸 보여주는데요. 이제는 끝나지 않을 익명 속 좋아요와 환호와 불안이 공존하는 세상을 너무 안일하게 봐도 안 되는 것이지만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의 정보를 얻는 곳 또한 SNS 속 사람들의 시선이라는 반대로 보이기만 하는 상황들이 그 세상을 너무 멀리 놔두기만 할 수도 보여주니 어렵지만 그래도 SNS세상 일정한  거리두기를 하는게 맞다를 새삼스레  알려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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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비밀이 없다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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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변호사 아내가 사라졌다. 조사해보니 평소 그녀는 남편이나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 사람으로 드러나... 이런 뉴스를 접하게 되면 다들 우선 남편을 의심하게 될 겁니다. 더군다나 그 변호사 남편에게 전처와의 사이에 폭력 사건이 있었다는 걸 알게되면 더 말이죠.


이렇게 사건이 시작됩니다. 집을 비운 아내가 연락이 되지않자 판옌중은 아내의 직장인 학원에 가게 되는데요. 그녀가 휴가라 오늘 아예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아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돌아가신 친정부모님이야 그렇다지만 그녀의 친구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아 어디 물어볼 곳이 없는 겁니다. 그런 그에게 학원에서는 며칠전 친정 엄마가 방문했었다고 하는데요. 우신핑이 사라졌다고 하자 주변에서는 그의 태도가 이상하다고 수근대기 시작하지만 우리는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그가 아니라 그녀가 이상한 것이 아닐까, 우리의 관심은 사라진 그녀 우신핑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보여주는 대로만 보면서도 우리는 늘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결혼했는데 이렇게까지 모를 수 있을까 , 아님 결혼까지 했는데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는 게 말이되나 싶은 이들을 보면서도 말이죠. 판옌중과 우신핑, 이 부부의 이야기도 이렇게 몰랐던 부분이 너무 많다로 시작은 하지만 이 이야기로만 끝나지 않게 됩니다. 더 먼 곳 그들의 과거속으로 들어가게 되는겁니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이 있다는 건 비밀이 아닐겁니다. 그 시절을 거쳐 우리는 크게 되는건데요. 그 시절이 가진 무게와 그걸 나눌 수 있는 이가 없어 짓눌리며 견디게 되는 비밀의 종류에 따라 사람이 어떻게 달라지는 가를 우신핑 주변 이들에게서 조금 더 현실적으로, 그래서 슬프게 보게 됩니다. 그리고 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줄거라 믿었던 가족들이 그렇지 못하다면 그들이 주는 상처가 낯선 이들보다 크고 날카로울 수 있다는 것도 말이죠.


우신핑의 과거속으로 들어가고, 누군가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야기하는 이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왜 이렇게 혼자만의 성을 쌓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지를 이야기하는데요. 우신핑의 늦게 찾은 친구들 역시 현실과 과거 사이에서 중심을 찾지 못하고 여전히 살아가는 중이라는 걸 보면서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지워지는 상처는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저자인 우샤오러는 피해자의 얼굴, 특히나 성에 관한 상처를 입은 이들의 얼굴이나 모습이 이러이러하다..라고 고정틀에 맞춰 정의해놓은 사회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사실은 피해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입장에서만 일의 전말을 풀어가기에 풀리지 않는다는 것과 피해자가 아이들이라면 자신을 높은 의자에 누군가 올려놓았다면 그만이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는 걸 보여주면서요.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겉으로 보이는 얼굴과 집안에서의 모습이 대부분 다르다는 걸 보여주면서 진실은 그 일을 저지른 사람이 아는 것이 아니라 피해를 당한 이만이 알게 된다는 것까지 말이죠.


비밀이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했지만 이야기는 감추고 싶어도 감춰지지 않는 것들의 이면을 보여주는데요. 익숙한 공간과 익숙한 사람들이 빚어내는 게 익숙하기만 하지는 않다는 잔인함이 마음에 걸리긴 합니다. 하지만 묻어둘 수만은 없는 일이 분명히 우리가 사는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고 그건 드러내야 하는 게 맞고 옳은 일이라는 걸 볼 수 있는데요. 더 이상은 이런 비밀이 없는 세상이 오길 바라기에 알아야 하고 직시해야한다 싶어 무거운 마음으로 그 결말까지 멈출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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