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멘토 공부의 기술 - 명훤 멘토가 전하는 7년간의 멘토링 수업
명훤 지음 / 아테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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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다닐때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후회를 할 때가 있거든요. 그러면서도 지금 필요한 게 있어 공부를 해보자 하면 왜이리 공부 할 시간을 미루기만 하는건지, 이게 습관인건지, 그냥 내가 공부를 싫어하는 건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공부는 열심히 하라 하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요. 아이들의 공부뿐 아니라 그 시기의 인생 멘토이시기도 한 명훤님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진작 이런 분을 나도. 우리 아이들도 만났더라면 인생이 좀 달라졌을까 하게 됩니다.

 

"배우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만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하다."-위정편(31)

공부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표준국어대사전에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라 나와있다는데요. 우리에게 공부는 그 정의 그대로 배우고 외우는 걸 중점으로 하게됩니다. 머리에만 익히는거죠. 그런데 외울 건 너무 많고, 외우고 싶을만큼 의지는 생기지 않는다는 게 제일 큰 문제일겁니다.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지식을 그 글자대로만 무조건 외웠기에 자신에게 응용되지않는 앎이란 나에게 공부가 되지않겠다는 걸 수능 공부를 하는 아이들 지문을 보면서 알게 됩니다. 응용이 안된다면 짧은 시간안에 쓱 보고 풀어나가야하는 필요한 순간에 꺼낼수가 없을테니요.

 

뒷 편에 멘티들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공부 할 의지나 동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꽤 중요했다는 걸 역시나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의지는 생겼지만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공부의 방법도 알려주고 있는데요. 특히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여러 팁들이 있어 저마다 자신에게 부족하다 생각했던 부분들을 들여다 볼 수가 있습니다. 저에게는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야 된다는 게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누구 누구는 이렇게 공부했다더라,, 라는 게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늘 관심이고 그렇게 맞추어 자신의 방법을 바꾸게 되는데, 그러지 말라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기본적으로 따라야 하는 건 분명 있다고 하는데요. 힘빼는 공부 방법을 택하되 공부의 기본기 "압축, 암기, 반복의 기술"을 닦으라는 건, 역시나 공부는 시간을 어떻게든 만들어야 된다는 걸 알게 합니다.

 

학습계획의 원칙에 보면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시험 준비전에 계획을 어떻게 짜야할지, 보상과 휴식도 학습계획의 일부로 하라던지, 자투리 시간의 위엄, 그리고 계획이란 통제가 아니라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에 보니 그렇지만 막상 시험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그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닐텐데요. 이런 하나 하나 짚어주는 부분들이 공부하는 이들이나 학생을 둔 부모님들에게 공부의 기술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되지않을까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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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마스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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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모른다", "그림자","마리오네트의 고백"등으로 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잘 믿게되는지, 그리고 믿었기에 그 뒷모습을 본다는 건 더 씁쓸하다는 걸 알려준 카린 지에벨인데요. 그녀의 이야기치고 생각보다 짧은 길이에, 그것도 220페이지에 2가지 이야기 "죽음 뒤에"와"사랑스러운 공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살짝 살짝 인간의 "설마"하는 감정을 건드려주는 부분이 있어 그녀의 실력을 역시나 볼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반전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왠지 다른 기대를 하게 했던 "죽음 뒤에"가 더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하게 됩니다.

 

 

"평생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남자가 시골에 있는 주택을 넘기다니, 흔한 일이 아니잖아?"-33

 

이런 일이 생깁니다. 이 사실만 놓고보면 좋을거같은데 유명 여배우 모르간 아고스티니 어렵기만 합니다. 다른 가족들에게는 작은 것이 돌아갔는데 생면부지의 자신에게는 고인의 가장 큰 재산이였을 주택을 남기다니요. 그런데 유언을 남긴 그 남자 오벨 메닐은 외딴곳에 있는 그 집에 찾아가보라고 합니다. 더 좋은 선물을 남겼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그녀, 남편과 함께 그 집을 찾아가보게 됩니다.

 

 

일이 어떻게 전개되는 걸까, 죽었다는 남자는 왜 그런 일을 한건가, 그리고 그들 부부를 몰래 쫓아오는 오벨의 형은 무슨 짓을 하려는 건가 싶어지는데요. 깔렸다 믿은 복선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생각못한 부분에서 놀라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런데, 나중에야 이 일이 보기와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되는데요. 우리가 뭔가 찜찜하게 생각한 게 뭐였는지를 알게 되는 부분에서는 섬찟함을 느끼게도 됩니다. "어쩐지"하는 생각으로요.

 

 

 

이렇게 "죽음 후에"에서 놀라고 자신을 호랑이라 여기지만 사실은 상처의 아픔에 정신을 놓은 살인마 막심 에누가 어린 양 무리에 합류하는 일이 생긴다는 "사랑스러운 공포" 를 만나게 됩니다. . 무자비한 커플 살인을 저지르는 막심인데요. 자신의 희생양을 고르기가 너무 힘들어지게 됩니다. 장애가 있는 열여섯명의 아이들과 자신의 아이를 돌보고싶어 따라온 부모 둘, 레크리에이션 강사와 인솔 선생님중 누구를 먼저 고를까 하는 고민으로요. 그를 쫓아오는 기동대와 형사 얀이 있기는 하지만 막심이 사건을 저지르기전에 올 수 있을지, 아니면 막심앞의 그들은 어떻게 될지가 너무 불안해지게 됩니다. 오직 사건을 벌이지않기만 바라게 했던 막심, 막상 일이 벌어지고 그의 과거를 듣자 조금은 안됐다 싶어지기도 하네요.

 

 

 

두 이야기 모두 사건의 중심 인물은 생각과 다른 이라는 걸 나중에야 보여주는데요. 어딘가 차가왔던 오벨을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있을거라 믿은 모르간과 자신도 결국 사람인 "누군가"라는 걸 알게 된 막심, 그들의 처음 생각과 계획은 엇나갔습니다. 생각도 못한 이때문에요. 자신이 잊지 못하게 된 사람을 가지게 된 것과 자신을 잊지 못하는 사람을 가지게 된 이들 중 누가 더 나은 건지, 혹은 못한지는 각자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는데요. '원수'와 '은인'의 간격이 동전의 앞 뒷면만큼 가까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데 길이가 중요한 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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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에필로그 박완서의 모든 책
박완서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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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주변이 문득 달라보일때가 있는데요. 박 완서님의 글을 보느라면 그렇습니다. 읽다가 책을 내려놓으면 주변이 조금 달라진 느낌입니다. 뭔가 고요해진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어머니나 할머니께 들었던 이야기같기도 하고 내가 어렸을 적, 나이들어가며 들었던 생각같기도 한 이야기들을 박 완서님의 글에서 볼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 좀 차분해지는 나를 느끼게 됩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소설임에 틀림없는 글에서도 그 분의 조근조근하게 맘을 드러내는 이야기소리가 느껴지기에, 그래서 가만히 앉아 이야기에 집중해야하기때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에서 ' 못 가본 길이 아름답다'까지 박 완서님 작품들의 '작가의 말'을 볼 수 있는데요. 시기가 다 달랐을텐데도 이어서 보면서 작가라는 길을 걸어가는 것에 대한 부담과 같은 길을 잘 가고 있다는 자랑스러움, 잘 나이듦이란 무엇일까를 보게 됩니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고들 하는데 이 책을 쓸 때는 내 주변의 그들이 있어 나는 이랬노라고, 나이에 상관없이 주변 사람을 잘 챙기신 걸 알 수 있어 볼 때마다 따뜻함이 느껴지는데요. 그렇게 사람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았기에 글을 쓸 수 있었던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나목"이라는 작품을 글쓰는 일에 넌더리가 날 때 읽으며 정화됨을 본인이 느꼈다는 대목에서는 작가와 독자의 같고도 다른 느낌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자발적으로 쓴 유일한 글모음 '산과 남를 위한 사랑법'에서는 마음이 통하는 이에게는 선물로도 잘 하셨다는데 그 선물을 받는 이의 마음은 어땠을가를 상상해보게 되는데요. 나목은 읽고, 산과 남을 위한 사랑법은 읽지 못했는데 다시 찾아 읽어보고 싶게 됩니다. 그 느낌을 어디에서 받으신걸까 부분들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는데요.

 

책 하나하나의 이야기을 쭉 이어보면서 이야기 글이 아닌 '서문'과 '발문' 이 이야기로도 편지를 받은듯한, 뭔가 가까워진 느낌이 들게 됩니다. 주인공들의 결말을 왜 그리 할 수 밖에 없었는지의 이야기들도 안 읽어본 책은 궁금하게, 읽어본 책은 더 궁금하게 만들어주는데요. 아마 그 때는 무심히 넘겼을 것이기때문입니다. 지금와 보니 넘겼던 부분들을 짚어주시는듯해 그걸 몰랐다는 게 좀 아쉬워지는데요.

 

작가의 몫은 어떤 부분을 '모르는 척' 강조하는 것이지만 독자의 몫은 그것을 넘어서 정말 있어야 할 삶의 모습을 꿈꾸는 것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가 자신의 꿈이시라는데 작가로서의 소원은 어느정도 이루신 거 아닐까 하게 되네요. 읽으며 사람과 사람이 스치고 부딪히는 곳을 여전히 꿈꾸게 하시니까요. 

 

"내가 쓴 글들은 내가 살아온 시대의 거울인 동시에 나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다. 거울이 있어서 나를 가다듬을 수 있으니 다행스럽고, 글을 쓸 수 있는 한 지루하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뿐이다."-그 여자네 집,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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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30년 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들
한성희 지음 / 메이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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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라면서 내가 느낀 걸 알려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만큼 실수 안 했음 싶고, 나보다 인생을 더 잘 살았음 싶어서 말이죠. 40년동안 정신과의사로 일하며 만난 환자가 20만명 정도라니, 웬만한 사람들보다 더 많이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그러면서 내 딸은 어떨까 걱정했을 저자 한 성희님의 이야기도 엄마란 같은 마음이라는 걸 알게 하는데요. 그런 그녀의 30년동안 미처 하지 못했던, 그러나 꼭 해주고 싶었다는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를 엄마와 딸의 입장 가운데에서 읽게 됩니다. 그래도 엄마의 눈으로 보게 되는 부분이 많아지는 걸 보면 우리 딸을 점점 세상밖으로 보낼 시간이 가까워지기는 했나 보다 싶어 아쉬워하면서 말이죠.

 

물론 아들에게도 전해주고픈 말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친구가 많았음 좋겠고, 혼자 있는 시간도 즐길 수 있는 멋진 사람이였으면 하고,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길 줄도 알고, 세상이 주는 상처에 너무 아파하지만 말고 다시 맞설 수 있기를 바라는 건요. 그래도 딸을 세상에 내보낼때 할 말이 조금 더 많은 건 사실입니다. 그건 내가 여자라서 공통점이 더 많을거라는 생각때문일텐데요. 아이들 이야기만 보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나보다 먼저 엄마가 된 분의 이야기를 보면서 앞으로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면을 더 보여주고 난 나대로 어떤 삶을 만들어가는 게 좋을지도 보게 되는데요.

 

세상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나이먹어가면서 더 느끼게 됩니다. 그럴 때 아이들이 걱정되는 것도 맞구요, 내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 부분을 아이들도 닮으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내가 그런 부분을 극복하려 노력한다면 아이들도 그렇게 되지않을까. 선배 엄마인 그녀가 딸에게 전하는 조언을 나이많은 딸인 나 역시 배워야겠다 싶어지는데요.

 

세상과 자아(세상에서 가장 아껴야 할 사람은 너 자신이다), 일과 인간관계(모든 일을 잘하려고 애쓰지 말 것),사랑(어떤 삶을 살든 사랑만큼은 미루지 말 것),감정(마음대로 되지 않는 마음은 그냥 쉬게 둘 것), 인생(너무 서두르지 말 것, 그리고 천천히 뜨겁게 살아갈것) 이렇게 5부분으로 나누어 말하고 있는데요. 제대로 된 한 사람이 되기위해 다 생각해봐야 할 부분인데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아지기도 하지만 그 전에 미리 알아서 잘 대처했으면 하는 마음이 욕심이라는 걸 알면서도 생기게 되는건 어쩔 수가 없네요. " 내 말이 ..." 란 부분은 아이들에게 사진으로 찍어 보내게 되네요. 잘못 전해져 잔소리가 되는 것보단 들여다 보면서 알고, 언젠가라도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음 하는 마음으로요.

 

"살아갈수록 알겠더구나. 힘을 키우는 것만큼이나 마음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며, 마음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경직되지 않고 부드러워지는 거라고,. 그러니 딸아, 온 마음을 다해 울고 웃으렴, 모든 감정을 흐르도록 둠으로써 생이 선물하는 다채로움을 가능한 많이 경험하렴. 어떤 시련이 오더라도 마음을 돌보는 일에 인색해지지 않기를 엄마는 진심으로 바란다."

모든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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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윈도 모중석 스릴러 클럽 47
A. J. 핀 지음, 부선희 옮김 / 비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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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초점을 맞추며 이웃의 일상을 찍고 관찰하는 애나는 호기심투성이 관찰자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어딘가 냉철하고 분석적이기 때문인데요. 그건 그녀가 이름높았던 아동 심리상담가였기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리고, 사람에 상처 주고 받았긴 하지만 그래도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 아닐까 해봅니다. 과거속 이웃들이나 환자들에 대한 기억을 여전히 곱씹는 걸 보면 말이죠.

 

사람들 마음이 아픈 건 여러가지 이유라는 걸 알고 그들이 극복하게 도와주기도 했었는데, 그런 그녀가 지금은 집 안에서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게하는 '광장공포증'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헤어진 남편 에드나 딸 올리비아와 간간히 연락을 하긴하지만 그들은 함께 살려면 아직 멀었다는 알쏭달쏭한 말만 할 뿐입니다. 거의 모든 걸 온라인으로 해결하는 그녀, 2층 올라가기도 힘들고 창문조차도 열지못한 채 아파하며 마지못해 살아가는 중입니다.

 

그런 그녀도 외부의 손길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온라인 배달만 가지고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처할수는 없으니 말이죠. 그러다 그녀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이 조금 보이는 일이 생기게 됩니다. 옆 집에 새로 온 아이 이선의 엄마 제인과 만나면서인데요. 어딘가 애나와 통하는 제인은 그녀를 이해하는 듯 보이고 사람은 언제고 달라질수 있다는 말을 건넵니다. 제인은 왠지 보이는 것과 다른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을 주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옆집 제인 집에서 나는 비명소리와 어쩌면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쩌면 살인 현장일수도 있겠다. 이게 문제입니다. 그녀의 신고로 모인 사람들은 물론 애나조차도 자신의 목격이 현실이였는지 헷갈리게 되는데요. 그녀가 하는 횡설수설은 그녀를 믿을 수 없는 사람, 믿어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몰아갑니다. 그녀가 자신의 목격을 간신히 확신할 즈음 누군가 그녀를 관찰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공간을 다른 이들처럼 활용할 수 없는 그녀인지라 누가 침입한다고 해도 집 밖으로 도망갈수도 없는데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착각은 아닌건지 우리는 그녀의 말과 고백을 쫓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21세기의 이창'으로 불린다는 것처럼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애나가 목격한 살인, 사라진 여자, 그녀를 믿지않는 이웃들과 경찰,그리고 마지막 장면까지. '이창'에서의 사진작가 제프의 심경도 느껴보고, 진짜 살인인걸까라는 의문에서는 '현기증'을, 그리고 자신이 점점 미쳐가는 거 아닐까 하는 애나의 두려움을 보면서는 '가스등'을 떠올리게도 됩니다.  

 

그녀가 거의 매일 보고 있다는 흑백영화들처럼 어딘가는 익숙하고, 어딘가는 낯선 그녀의 이야기는 그녀를 몰고가는 게 뭘까 궁금해지게 하는데요. 얼마전 아이와 오랜만에 "가스등"을 보게 됐는데, 점점 집중해가는 아이를 보면서 의아했던 적이 생각나더라구요. 흑백이란 것에서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아이는 싫어하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 영화에 비하면 사건이 복잡한것도 아니고 사람의 심리만 따라가는 단순한 이야기 구성이라 생각할 수 있음에도 흥미로워했기때문인데요. 사람을 밖에서의 모습만 보고 전체를 다 봤다고 할 수 없다는 건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일인건가 하게 되더라구요.

 

"그들은 자넬 또다시 놀래킬걸세."

...

행복한 가정은 모두 똑같다는 말 들어본 적 있나?'

"안나 카레니나일세.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것은 그게 틀린 말이라는 거네, 행복하건 행복하지 않건, 세상에 똑같은 가족은 없어, 톨스토이는,..."-145

 

누군가에게 관찰당하며 집 안에서 쫓기는 애나의 시선은 우리까지 같이 한쪽 구석으로 몰리게 하는데요. 보여지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나는 이 이야기에서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선택을 해야하는데요. 역시나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도 물론 보고 싶지만 그전에 애나가 즐겨보던 흑백 영화들도 하나씩 다시 찾아봐야겠다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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