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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트렌드 모니터 - 대중을 읽고 기획하는 힘
최인수 외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항상 느낀다. 특히 특히나 요즈음에는 더욱 많이 느끼는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들어보지도 못한 재택근무라는 것이 일상화되고 재택근무를 없애니 퇴사를 하다는 말도 안 되는 얘기가 들린다. 내가 입사하던 시절만 해도 한 직장에서 안 잘리고 20~30년씩 다닌다는 것이 엄청 대단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지금은 회사에서 굳이 정리해고를 하지 않아서 스스로 퇴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금요일 퇴근 무렵 부장님이 오늘 '저녁에 술 한잔 하라'라고 말하면 반박도 못하고 끌려가야 하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신입사원들도 정정당당하게 말한다. '저 오늘 약속이 있어서 안 되겠습니다'. 퇴근 시간이 되어서 과장, 부장들이 사무실에 있는데 신입사원이 먼저 퇴근하겠다고 인사하고 가는 모습이 이제는 익숙해진 풍경이다.
흔히 어른들은 요즘 젊은이들 혹은 학생들 문제 많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이는 내가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말이고 어른이 된 나도 알게 모르게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른다. 물론 나이가 많은 분들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난폭 운전을 하고 위험한 곳에 가지 말라고 해도 마치 베짱이 좋아서 그렇다는 듯 위험한 일을 불사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원하는 어른의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직장 생활이란 자아실현이라고 배웠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겪어보니 현실은 달랐다. 회사는 필요 없으면 언제든지 나를 내칠 수 있는 것이며 나의 모든 것을 다 바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즉 나의 성공과 회사에서의 성공은 전혀 다른 것이다. 돈을 벌 수 있는 수단 그 이상은 아닌 것이다. 모두들 저녁이 있고 나의 개인 생활이 있는 삶을 원한다. 그런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냥 꼰대 소리를 듣고 살아가야 한다.
인간관계도 많이 바뀌고 있다. 퇴근 후에 직장 동료들과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하며 스트레스 날리거나 회식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삶의 낙이라고 생각하였다. 지금은 TV를 틀거나 스마트폰만 들어도 심심할 것이 없다. 예능 프로가 친구 대신 수다를 떨어주고 넷플릭스를 보면서 하이볼을 마시는 것이 낙이 되었다. 술은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라는 생각 대신 혼자서 적당히 원하는 대로 마시는 것이 문화가 된 것이다. 나도 남들과 어울려서 떠들면서 술 마시는 것보다 집에 와서 혼자서 캔 맥주 한잔 마시는 것이 더 좋다. 혼자 마시기 어색하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면 되는 것이다. 폐쇄형 인간관계라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SNS를 통해 과거보다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다.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데 너무 러닝 타임이 길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30~50분 정도로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그렇게 영화 소개를 보고 나서 정말 마음에 드는 영화가 있으면 좋은데 결론을 알고 있다고 해도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의 경우 자꾸 중요한 장면에서 끊어져서 한 번에 몰아서 보거나 요약본을 먼저 보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물론 책에서 말한 대로 영화를 요약본만 보게 된다면 감독이 의도했던 부분을 놓칠 수는 있다. 하지만 어지간한 영화광이 아니고서는 그런 부분을 잘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질보다는 양이라는 전략을 택한 것인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전부 다 본다는 것은 무리이기에 이런 욕심을 내는 것이다. 시대가 복잡해지면서 알아야 할 것도 많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더 스트레스를 받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행히 나도 이런 유행에 뒤처지지는 않는다.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좋아해야 할까? 아니면 누군가가 주도하고 있는 이런 유행에 휘말리는 것을 우려해야 할까? 의류업체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올해 유행하는 디자인이나 컬러에 대해 퍼뜨리는 것처럼 유행에 휩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사회는 분명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며 시대의 변화를 무시한다고 해서 해결이 되는 것인 아니다. 적극적으로 변화에 대처해야 꼰대 소리도 듣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