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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평점 :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경험이 쌓여간다는 뜻이기도 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지혜를 얻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군주론과 같은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인생의 지혜는 조금은 약삭빠른 지혜를 얻게 될 수도 있다. 채근담의 경우 다소 힐링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책이다. 실용서라기 보다 철학 에세이 형식이기에 그냥 마음 편안하게 읽으며 잠시나마 삶에 여유를 가져보았다. 페이지마다 하단에 원문과 해석본이 별도로 수록되어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절제의 길에서부터 처세의 이치, 역경 속의 도, 세상을 초월한 미학, 백지의 여백, 속세를 초월한 관조, 삶의 해탈까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다 보니 잠시나마 뒤를 돌아보며 여유를 가질만한 시간도 가지지 못하고 달려왔다. 지금 나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아니라 나는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다독이는 내용이다. 직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어하고 아이들의 성적이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내려놓지 못해 걱정이 많고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잠시라도 내려놓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는데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고 그 순간만큼은 해방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처세라는 것이 다소 비겁해 보일 수도 있고 눈치껏 사람들 관계를 잘 유지시키는 비결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남이 나를 알아주기를 바라기 보다 내가 먼저 베풀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특히 직장에서 타인의 잘못을 꼭 집어서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는데 때로는 그냥 덮어주는 마음이 필요해 보인다. 남을 원망하는 마음을 계속 지닌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고 한다. 괜히 내 마음만 힘들어지는 것이니 그냥 물 흘러가듯이 흘려보내버리면 오히려 마음 편해질 것이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도 선행을 베푼다면 언젠가는 돌아오는 것일 텐데 이 역시도 책에서 배웠다기 보다 살아가다보며 느낀 점이다.
너무 완벽하려고 하다 보면 균열이 생기게 마련인데 조금씩 비우는 삶을 강조한다. 너무 잘 하기 위해 스스로를 독려하고 치열하게 살다 보면 인생의 허무함도 느낄 것이다. 조금씩 비워두면 여유가 생기고 유연하게 마음을 다스리라고 한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그런 여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를 옳아 매기 때문일 것이다. 적당히 중도를 지킬 줄 아는 지혜가 처세가 아닐까 생각된다. 단단한 땅에 물이 고인다는 말처럼 역경을 견뎌내야 내가 한층 더 발전하는 것이니 역경을 고난이라 생각하지 말고 나를 업그레이드해주는 고마운 존재라 생각해야 할 것이다. 책의 주된 내용이 마음을 비우면서 지나치게 잘하려고 하지 말고 삶에 힘을 다소 빼고 여유를 가지고 베풀면서 살라는 내용이다. 모든 사람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베풀고 마음에 여유를 가진다면 이 사회가 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 역시 내가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많은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데 말 그대로 치열한 경쟁이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하다 보니 여유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는 치열하게 달려나가야 하고 또 누군가는 여유를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삶을 지탱하는 두 기둥이라 하였다. 경쟁사에 밀리지 않기 위해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기에 가끔씩 주는 여유가 정말 삶에 힐링이 되는 것이다. 조금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사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영감을 주는 내용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