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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곤충 빌딩의 위기 ㅣ 제발돼라 놀라운 곤충 시리즈 2
김지균 지음, 이정수 그림, 제발돼라 원작 / 서울문화사 / 2026년 6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59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곤충 유튜버 ‘제발돼라’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학습 스토리북 [제발돼라 놀라운 곤충 시리즈 2권 - 최악 곤충 빌딩의 위기]는 표지부터 특이하다. 빌딩을 장악한 거대한 곤충들과 이에 맞서는 주인공의 역동적인 모습은 성인과 아이를 막론하고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곤충의 놀라운 능력과 생태계를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풀어냈다는 카피 문구는 일상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곤충들의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막상 책장을 넘겼을 때 마주한 결과물은 기대했던 방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 책은 본질적으로 성인이나 깊이 있는 곤충의 생태를 원했던 고연령 독자층보다는 유아 및 초등학생을 명확한 타깃으로 삼고 있다. 곤충에 관한 깊고 흥미로운 서사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내용의 깊이나 전개 방식이 지나치게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다가온다. 특히 텍스트와 삽화가 결합한 '학습 스토리북' 형태를 취하고 있음에도, 차라리 몰입감이 높은 완전한 만화 형식으로 풀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곤충의 기괴하면서도 역동적인 움직임이나 빌딩이라는 한정된 공간이 주는 긴박감은 단순한 글과 삽화의 병치보다 만화적 연출 속에서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글과 그림이 유기적으로 융합되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을 주다 보니, 만화가 가진 시각적 직관성과 텍스트가 가진 깊이 중 어느 것도 온전히 잡지 못한 어정쩡한 포맷이 되었다.
가장 큰 몰입 방해 요소는 스토리와 과학적 지식의 어색한 결합이다. 곤충의 생태적 특징과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기보다는, 특정 곤충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상황을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인상이 강하다. 빌딩을 장악한 곤충 지배자들과 맞선다는 극적인 설정에 비해, 위기를 탈출하거나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곤충의 특징이 소개되는 방식이 다소 어색하다.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 혹은 '설명을 위한 사건'이 반복되다 보니, 독자는 자연스러운 서사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전개를 묵묵히 지켜봐야 한다.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교육적 강박이 완성도를 망쳤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이 가진 순기능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다. 곤충을 무서워하거나 전혀 관심이 없던 유아 및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시각적인 자극과 쉬운 텍스트를 통해 생태계의 기초적인 개념을 심어주는 입문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다. 유튜브 채널 '제발돼라'의 팬인 어린이들이라면 친숙한 캐릭터와 감성 덕분에 가볍게 읽어 내려갈 만하다.
하지만 조금 더 밀도 높은 과학적 재미나 유기적인 서사 구조를 기대한 독자에게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다. 지식 전달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스토리가 성급하게 직조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음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정보를 억지로 주입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만화적 연출과 탄탄한 인과관계를 통해 곤충의 매력을 더욱 유기적으로 보여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