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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 스님의 이야기로 버무린 사찰음식 선재 스님 사찰음식 시리즈 1
선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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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적 어른들로부터 밥먹기 전에 들은 말 중에서 예전에는 식사하기 전에 항상 간장을 약간 먹었다고 들었다. 이유가 입맛을 돋구어주는 것도 있었지만 뱃속에 나쁜 세균들이 음식이 들어오면 뺏어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다가 간장이 먼저 들어가면 깜짝 놀라서 숨거나 도망을 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어릴적에 과학적인 지식이 거의 없었기에 그럴싸하게 들렸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고 직장에 다니면서 돈을 벌게 되면서 돈이 없어 먹을 것을 사먹지 못하는 걱정은 덜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동료나 친구들이랑 비싼 음식(주로 육류나 회)을 사먹으로 많이 다녔다. 고기 반찬이 나오기 무섭게 마구 집어 먹었는데 그러다보니 몇년새 10킬로그램 넘게 몸이 불어버리고 30년 동안 접히지 않던 배가 이제는 한손으로 쥐기에도 벅찰정도가 되었다.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이유로 퇴근하고 늦은 저녁시간에 야참을 빙자하여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잠을 자기 일수였다. 백해무익이라는 담배는 끊은지 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입이 심심하다거나 입맛이 살아났다는 이유 로 초콜릿이나 과자를 입에 달고 산다. 회식자리에서는 삽겹살에 소주가 최고의 음식으로 자리잡은지 이미 오래되었다.

 

  건강을 생각해서 계단도 걸어서 올라가고 남들과 어울려 땀 흘리며 운동도 하지만 음식 조절은 참 어렵기만 하다. 자기전에 군것질을 하였으니 밤새 소화시키느라 위가 열심히 운동을 한탓에 아침에 일어나기는 무지 힘들다. 어깨는 뻐근해서 와이프가 사준 홍삼과 비타민도 아침마다 먹는다. 출근해서는 졸음을 쫓느라 커피를 두잔 이상 마시고 점심먹기 무섭게 자리에 앉아 커피를 한잔 타서 자리로와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아마 직장인들 대부분이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얼마전에 중국 여행을 다녀왔는데 놀랐던 것이 그렇게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데 길거리에 배나온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은 아니었지만 나를 비롯한 동료들과 비교해볼때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우리의 문화는 무조건 빨리빨리가 만연해 있지만 중국은 대륙의 기질때문인지 만만디 정신의 소유자들이 많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지만 녹차를 자주 마셔 기름을 분해시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차가 오죽 좋았으면 영국인들이 차 수입으로 생기는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아편을 팔았고 그 때문에 아편전쟁까지 일어나지 않았던가. 미국에서도 역시 차 때문에 독립전쟁이 발발하였고 홍차의 맛을 잊지 못해 저렴한 카카오로 만든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를 개발(?)하지 않았던가?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터득하게 되는 지식들도 많았으며 나의 잘못된 식습관에 대해서도 반성의 계기가 되었다. 고기를 먹기위해 돼지나 소를 잡을 때 고통을 많이 주면 육질은 부드러워질지 몰라도 그 고통이 세포속에 스며들어 암덩어리로 변해서 우리가 섭취했을 때 좋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마귀도 곤충을 잡아 먹을 때 고통을 적게 주기 위해 머리부터 먹는다고 하는데 동물들 뿐 아니라 식물들에게도 해다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벼를 베거나 채소를 뜯을때에도 요란스럽게 기계소리를 내는 것보다 낫으로 조심조심 베어야 하며 칼로 다듬을 때도 한번에 다져야 살아있는 맛을 느낀다는 사실을 듣고 모든 음식을 소중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 외에도 건강을 지키기 위한 많은 좋은 정보를 얻었지만 일일이 다 열거할 수가 없네요. 오늘 점심때에는 어제 마실 술 때문에 해장국을 먹으러 갔는데 스님께서 알려주신대로 김치부터 한입 먹은 다음 야채를 먼저 먹고 고기 반찬을 먹었더니 한결 속이 부드러워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커피도 자제하고 대신 녹차를 마시니 스트레스가 훨씬 덜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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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찍어달라는 개미들에게 고함! - 매경이코노미 증권팀장이
명순영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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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서 주식투자를 한지 7년째이다. 그동안 관련된 책도 많이 읽었고 경제신문도 꾸준이 읽으면서 나름대로 많은 지식을 축척하였지만 혼자만이 주식 투자 노하우는 아직까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신문기사 한줄에 귀가 솔깃해지고 카페에 올린 전문가의 종목 추천을 유심히 살펴보는지도 모르겠다. 주식으로 큰 돈을 벌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식투자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언젠가는 대박이 날 것이라는 환상 때문일까? 아니면 예금보다는 높은 이율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때문일까? 이유야 어떻든간에 주식투자 덕분에 인맥도 넓힐 수 있게 되었고 경제지식도 많이 습득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먹고 사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가? 기업분석하는 애널리스트부터 펀드 매니저까지, 또한 전업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며 또 책을 출판하여 인지세를 통해서도 돈을 벌 것이다.

 

  좋은 주식을 골라서 장기 보유하는 것이 주식시장의 정석이라고 하지만 부동산처럼 거래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 마우스 몇번 클릭과 키보드로 아이디와 패스워드 입력하는 정도로 쉽게 매도와 매수가 이루어지니 단타에 대한 달콤한 유혹을 벗어버리기는 힘든 것이다. 주식시장에는 수많은 격언들이 존재하며 기술적 분석, 기본적 분석이니 다양한 기법들이 존재한다. 나만의 주식투자 노하우는 없다고 하였는데 굳이 방법을 얘기하자면 기술적 분석보다는 기업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본적 분석에 가깝다고 하겠다. EPS와 EV/EBITA, ROE 분석등을 통해 꾸준한 수익을 내고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현금 흐름에 투자하는 것이다. 기업 공시 지표들을 볼때도 어짜피 애널리스트들이 분석한 자료를 참고하지만 100% 신뢰할 수 없기에 약간의 지식이 있어야 함은 기본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내용은 책에서 과감하게 제외하고 애널리스트들의 자료를 신뢰하라고 한다. 물론 100% 신뢰하나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에 대해 자신있게 권한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주가 흐름에 대해 자세하게 분석을 하고 향후 주가의 향방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표현을 빌린다. 딴지를 걸자면 손 안대고 코푸는 겪이다. 주식 강연에서 질의응답 시간에 빠지지 않는 것이 '종목 하나만 찍어주세요'와 '앞으로 주식이 오를까요? 떨어질까요?'이다. 그러나, 밑져야 본전도 안되는 이런 질문에 대해 답변을 바라는 것이 어리석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잘 찍으면 당연한 것이고 못찍으면 얼굴에 먹칠을 할 수도 있으니 누가 쉽게 말을 하겠는가? 이미 지나간 과거에 대해 삼성전자 주가가 언제 얼마나 올랐는지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인 나도 설명이 가능하다.

 

  가치투자에 대한 강연을 들으면 '누구는 현대 모비스 주식을 얼마에 사서 10년째 보유하고 있더라'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렇게 자기 투자에 대해 열변을 토한 다음 많은 청중이나 시청자들로 부터 관심을 유발한다. 그런 다음 어떻게하면 이런 종목을 찾는지에 대해서는 두리뭉실하게 설명을 한다. 하긴 그러 능력이 있다면 굳이 힘들게 강연을 하거나 책을 쓸 필요가 있겠는가? 굳이 이름 석자를 날리겠다는 욕심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마이다. 책을 읽다보면 부자되기는 참 쉬운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당장 투자할 종자돈이 부족하거니와 어렵게 모은 돈을 주식에 투자했는데 마이너스가 되면 가슴이 미어진다. 종목을 잘 골라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다른 종목은 더 오르는 것 같다. 꼭지에 도달했는데 이익실현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쭈루룩 미끄러진 경우도 많았다. 주식투자해서 돈을 버는 방법 중 내가 아는 하나는 오르락 내리락 하는 종목을 찾아서 매도 매수를 반복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꾸준히 오를만한 주식을 사는 것이다. 아마 저자는 후자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 같다. 어려운 용어 없이 설명을 하였지만 과거에 너무 집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뿐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지 모른다. 누구나 알만한 내용보다 주관적이라도 좋으니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 있는 내용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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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주의자를 위한 경제학 - 대통령들의 경제교사, 최용식 소장의 경제학 혁명
최용식 지음 / 알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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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기과학을 전공하고 기상청에 근무하는 후배가 남긴 명언이 있었다. 주식시장을 예측하지 못하듯 기후도 예측이 불가능하니 섣불리 일기 예보를 믿지말고 그에 맞게 적절히 대응을 하라고 했다. 슈퍼컴퓨터는 계산을 빨리 할 뿐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는게 그녀의 지론인 것이다. 나도 해양학을 전공하였기에 어느정도 이해는 된다. 주기적으로 엘니뇨와 라니냐가 되풀이 되지만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애당초 포기한 것이고 그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경제학과 자연과학 중 어느것이 더 오래된 역사를 지녔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자칭인지 타칭인지 알수는 없지만 한국의 그린스펀이라는 최용식 소장께서 반기를 들고 나왔으니 과학적 경제예측법을 제시한다. 이래서 과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나보다.

 

  근대 경제학의 기초를 세운 칼마르크스 폴 크루먼, 케인즈, 애덤스미스 위에 당당히 앉아 있는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저자라는 사실은 알 수 있다. 무슨 의미일까? 근대 경제학자들의 연구결과에 힘입어 당당하게 고지에 앉을 수 있었다는 의미인지 이분들의 뒷받침이 없었거나 혹은 책을 읽지 않았다면 감히 경제학에 대해 논하지 마라는 의미일까? 경제학은 경제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과감하게 예측가능한 경제학을 논한다.

 



 

   

 

 

 

 

 

 

 

어떤 경제학자는 여성들 미니스커트의 길이가 짧아지면 경기가 어려워지는 신호라고 하고 또 혹자는 그 반대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여서을의 미니스커드의 길이를 측정하지는 못하거니와 짧다는 기준이 없으니 판단할 수도 없다. 게다가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으니 유명한 패션디자이너가 짧은 미니스커트를 경기와 관계없이 유행시켰을 지도 모르지 않은가? 경제라고 하면 아주 포괄적인 의미를 지녔는데 경제를 예측한다는 말은 모든 기후변화를 예측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애당초 기대수준을 낮춰야 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실업율, 환율, 물가와 같은 변수들이 있다고는 하지만 input이 동일할 때 동일한 output이 나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지구를 하나의 유기체로본 가이아이론 처럼 경제도 하나의 유기체로 봐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논리이다. 하지만 결정적일때 정반대의 예를 들어 경제학에 대해 문외안에 가까운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책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문구 중 하나가 <이 문제는 뒤에서 다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이다. 책의 내용이 어려워 하루만에 읽어 내려갈 정도의 수준이아니기에 뒤에서 자세히 살펴본다는 말은 책장이 넘어 갈수록 정치인의 정치 공약처럼 느껴졌다. 

 



 

  이과생으로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들이 많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방대한 분량과 저자의 모호한 표현력이 더욱 혼란스러웠다. 물리학과 회계학의 공통점이 깊은 밤 잠못들 때 숙면으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는데 경제학 서적도 유사한 점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우리의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경제현상이 아니라 다소 수준높은 물가나 환율과 같은 주제를 다루어서인지 몰라도 보충수업을 받거나 2~3번 정독을 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삼국지도 3번정도 읽었을때 그 진가를 알 수 있었듯이 [회의주의자를 위한 경제학]도 그 정도 읽어야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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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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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3때 우리 집은 큰 아파트 단지 옆에 슈퍼마켓을 했다. 이름하여 산장슈퍼... 산을 끼고 있어 외진 곳에 위치해서 이웃이라고는 없고 집 바로 앞에는 밭이 있고 옆으로는 산이 있었다. 2층 주택에 위층은 살림을 하였지만 주로 1층에서 밥을 먹고 살림을 하였었다. 날이 어두워지면 혼자서 있기에 무섭다고 하셔서 항상 가게 문을 닫는 시간인 밤 11시에는 어머니와 함께 짐을 정리하고 가게를 정리하였다. 어머니께서는 하루 종일 가게일을 보셔서 개인 시간이 거의 없다보니 1주일에 한두번은 교대를 하였다. 가끔식 가게를 볼 때쯤이면 지겹기도 하였기에 어머니가 언제쯤 오시나 기다리기도 하였다.가게에 물건을 외상으로 받고는 납품업자들로 부터 가끔씩 대금 독촉을 받기 하루 전부터 매상을 따로 모아두었다가 다음날 겨우겨우 처리하고는 주말에 매상이 많은날 자식들 용돈이나 등록금 낼 돈을 마련하곤 하셨다.

 

  이런 어머니가 안따까워 고3 학력고사를 마치고나서 대학입학까지 여유가 있었기에 근처 벽돌 공장에서 벽돌 찍어내는 일도 도왔다. 익숙하지 않은 일을 하는 탓에 많은 일당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우리 가게의 자금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 동네 슈퍼다보니 취급 물품이 많아 담배와 술에서 부터 오뎅과 같은 반찬거리와 우표까지 없는 것이 거의 없었다. 시내에 가서 조금 싸게 사서 정가에 팔 수 있었기에 돈 몇 푼 벌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10리길을 멀다하지 않고 다녔었다. 그렇게 어려서부터 사회의 쓴맛을 조금이나마 맛보았지만 아직 철이 들기에는 이른 나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설 명절이 다가와서 명절 음식을 준비하느라 방앗간에 가서 참깨를 볶아오라고 어머니께서 주셨다. 역시나 명절을 앞두고 있어 방앗간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고 나는 차례를 기다리며 어머니께서 챙겨주신 참깨를 내려놓고는 근처에 오락실과 공원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보며서 여유롭게 대기하기에는 너무나 지겨운 시절이었다. 그렇게 몇시간이 지나 해가 뉘역뉘역 질때쯤에 내 차례가 되었고 봉투를 열어보니 참깨 대신 하얀 참쌀이 들어 있었다. 방앗간 주인은 별 생각없이 강정을 만들기 위해 쌀을 튀기러 온 줄 알았고 나도 별 생각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1되 정도 되는 찹쌀을 튀겼으니 부피가 몇 배로 부풀어졌음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상상이 갈 것이다. 그렇게 하얀 강정 재료를 자전거에 실고 오르막길을 힘겹게 올라가면서 나는 처음에 어머니께서 참깨 얘기하신 것은 오락하느라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강정을 어떻게 만들려고 하시나 하는 생각했다. 때마침 가게에서 아들을 기다리느라 먼발치에서 바라보시던 어머니는 그만 하얀 쌀을 보며 아연질색을 하셨다. 그러고는 나더러 다짜고짜 화를 내시며 '내가 분명히 참깨를 볶아 오라고 시켰는데 이게 뭐냐' 하시며 마구 화를 내셨다. 나는 제대로 설명을 듣지도 않고 그냥 시키는 대로 방앗간에 어렵게 어렵게 다녀온 죄밖에 없는데 너무도 억울했다. 몰라다는 항변에 그러면 전화라도 해볼 것이지 이렇게 생각이 없냐며 열을 올리셨다. 참깨도 볶아야 하는데 그것도 못 볶고 제사때 쓸 찹쌀까지 날라갔으니 이를 어쩌나며... 이왕 엎질러진 물 후회하기 보다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갈 것을' 하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나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 씌우는 어머니가 너무 미워 나는 저녁도 먹지 않고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나는 나대로 2층에서 혼자 책을 보다가 잠깐 누웠는데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어머니는 또 어머니대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셨으니 맘이 편할리가 없었다. 명절이라 가게 물건도 많았고 밖에 내놓은 것들도 밤에는 모두 가게 안에 집어 넣고 해야하는데 혼자서 다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앞섰을 것이다. 뒤에 알았지만 어머니께서도 내가 조금만 참을 것을 하는 생각에 후회를 하셨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모질게 몰아세우고서는 다시 내려와서 문 닫는 것 도와달라고 하기에는 미안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땅거미가 지고 달이 뜨면서 가게 문을 닫을 시간이 되었다. 어머니께서 너무 무거워 상자를 끄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잠이 깨어 신발을 신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얼릉 1층으로 내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께서 가게 문을 닫으려고 정리하고 계셨다. 나는 괜히 말 했다가 또 혼날 것 같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짐을 들어다가 가게 안으로 집어 넣었다. 어머니도 그때까지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가게 셔터를 내리려고 하는데 어머니께서 옆에서 도와주시다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는 나와 어머니는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웃고 말았다. 어머니께서는 '웃기는 뭐 잘했다고 웃냐.'라고 하셨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온화한 모습이었다. 나도 멋적어서 그냥 웃으며 저녁도 못 먹어 배고프니 얼릉 밥 챙겨달라고 보챘다. 그렇게 93년 설 명절 준비는 시작되었던 것이다.

 

  지금도 그대의 기억이 생생하다. 얼마전에 어머니께서도 그렇다고 하시는 것을 봐서는 모자지간에 통하는게 있는가보다. 그렇게 철없던 아들이 이제는 두 아이의 아빠가 되어 버렸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때 그 기억 만큼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가끔 그때 내가 쌀이 담긴 것을 보고 한번이라도 의심을 했더라면 혹은 어머니께서 잘 챙겨주셨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머니와 아들간의 사랑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담배값이 오른다고 남들 사재기할때 단골들에게 가격 오르기전에 사라고 있던 재고 모두 소진하시면서 많은 돈 욕심 부리지 않던 어머니. 젊었을 때 자식들과 여행한번 제대로 못다녀 보았지만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온천이라도 친구분들과 마음 편히 다녀오실 수 있도록 다음 주에 2박 3일 백암 온천 예약해드렸다. 아이처럼 기뻐하시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앞으로 이렇게 해드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후회하지 않도록 효도를 하면서 어머니와 좋은 추억을 더 많이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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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쓰레기통 속에 있다 - 맥도날드 창업자 레이 크록의 꿈과 성공의 일대기
레이 크록 지음, 장세현 옮김 / 황소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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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브랜드 가치를 지닌 햄버거 회사, 브랜드가치 세계 10위 등의 화려한 수식어를 가진 회사 맥도날드,  전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그러나, 나는 맥도날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물론 회사에서 배우고 접하는게 있다보니 그런 눈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맥도날득 햄버거를 팔아서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라는 생각은 진작에 버리고 있었다. 입지 좋은 곳에 가게를 차려서 부동산으로 수익을 올리는 회사라 생각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회사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 본업보다 부업으로 더 많은 돈으 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혹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있어 단순 업무(가령 빵을 굽고 감자를 튀기고 콜라를 컵에 담고 포장하는 일)는 저렴한 인건비를 들여 파트타이머들에게 시키고 일부의 정직원들로 구성된 회사라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약간의 색안경을 끼자면 학생들을 고용하여 노동력을 착취한다고도 할 수도 있겠다.

 

  이미 TV와 같은 언론매체를 통해 맥도날드의 성공신화와 시스템에 대해서는 익히 들은바가 크다. 다른 책에서도 많이 인용하고 있으니 책의 내용이 그다지 새롭지는 않은 것이다. 굳이 레이 크록이 자서전을 통해 홍보하지 않아도 마케팅에 댛 공부할 때 스타벅스와 더불어 빠지지 않는 단골매뉴가 아니던가? 맥도날드와 버거킹중 어느 햄버거가 더 맛있는가? 물론 버거킹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맥도날드를 찾는다. 이것이 바로 마케팅의 힘이 아닌가? 스타벅스는 출퇴근하는 고객을 노려 땅값이 비싼 노른자위에 투자하는 반면 맥도날드는 스스로 투자한 가맹점의 가치를 높여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맥도날드의 성공요인은 단순하다. 누구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햄버거를 최단시간내에 만들어서 청량음료와 함께 고객에게 제공하고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매뉴와 장난감을 끼워서 판 것이다. 적절한 표지셔닝으로 타켓을 상당히 잘 선정한 덕분이다. 덕분에 짧은 시간내에 브랜드가치를 순식간에 올렸으며 시내 번화가에서 뿐 아니라 경영학이나 마케팅 서적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책의 제목에 대한 비밀은 의외로 간단하게 풀렸다. 레드오션에서 사활을 걸고 경쟁업체를 압도해야만 한다. 우리나라만 봐도 당장 유사 업체들이 롯데리아, 버거킹도 있으며  KFC나 던킨도넛 등도 잠재젹인 경쟁상대가 아닌가? 그런 경쟁업체들의 비밀은 쓰레기 통속을 잘 뒤져보면 비밀이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전혀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남의 회사의 기밀을 스파이를 동원하여 몰래 빼나가는 것도 아니고 회장이 직접 남의 가게 쓰레기 통을 뒤질리 만무하니 부끄럽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좋은 위치를 선점하여자리를 잡고 있으며 - 요즘은 대형마트에 갈때 마다 보게 된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사은품으로 주고 앉아서 먹기 불편한 의자와 저렴한 인건비를 강점으로 내세운 맥도날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지만 이제 세계인의 건강을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패스트푸드로 인해 건강을 해치며 일회용 종이컵의 남발하지만 한번도 혹평을 받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열량이 적게들어 갔으며 환경을 생각해서 일회용 컵을 다시 가져오면 환불해준다는 그럴싸한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하지 말고 지금까지 축척한 돈을 사회에 어떻게 환원할지 고민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세계적인 기업의 회장이자 억만장자로서 굳이 자서전을 출판하여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는가? 자신의 회사나 성곰담은 이미 기업체나 대학가에서 성공신화로 자리잡고 있으며 많은 부분은 이미 공개가 되어있다. 끈기를 가지고 도전하라는 조언따위는 식상하다. 이렇게 자서전을 내면서까지 독자들 아니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것은 책을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맥도날드가 햄버거가 아닌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처럼 본래의 의도 외에 숨은 의도가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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