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완결판이다. 보통 소설이 이렇게 시리즈로 출판되는 경우는 이야기가 순서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가 읽은 소설은 김 부장, 정 대리, 권 사원, 송 과장 네 명의 주인공 각자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당연한 말이지만 마지막에 등장하는 사람이 진짜 주인공일 것이다. 직상 생활을 20년 넘게 하다 보니 사원~부장까지의 생활을 다 겪어보고 있지만 다행히도 지금은 김 부장 같은 꼰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아마도 송 과장도 김 부장의 자리에 올라가게 되어도 그렇게 꼰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물론 그때가 되면 소설에서처럼 호칭이 남아 있지도 않겠지만. 1, 2권에 비하면 3권은 조금 실망스럽다고 해야 할까? 영화도 1편보다 나은 2편은 없다고 하듯이 시리즈의 경우 3편부터는 흥미를 잃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3편이 재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소설 속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에서 실제로 직장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고 했고 저자와 소설 속 송 과장이 모두 같은 송 씨이고 마지막에 살짝 흘린 것을 봐서 저자의 이야기를 3편에 담았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에세이를 쓰는 느낌으로 적은 것일 수도.
소설 속 송 과장은 처절하게 살았다. 어릴 적 지독하게 가난했고 그 가난이 싫어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투자도 하고 투잡을 하면서 훌륭한(?) 아내도 얻었다. 저자의 연애담을 약간의 MSG를 가미했을 수도 있고 투자에 대해서도 직접 경험했던 이야기들을 담아낸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에게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직장 생활을 대충 하고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테크가 필수라고 생각하는 이 시점에 따끔한 조언을 해주고 싶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정대리처럼 자신과 재력이 다른 사람들을 보며 열등감을 느끼고 무작정 따라 하려는 헛된 망상을 버리라고 조언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재테크로 성공한다는 것이 쉽지 많은 않은 길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누가 나에게 돈 벌어라고 쉽게 알려주지도 않고 나에게 걸려오는 전화나 나를 찾는 사람은 나에게 뭔가 아쉬운 사람들이다. 보험 가입하기는 쉽지만 막상 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몇 단계와 인증을 거쳐 겨우 상담사와 연결이 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렇게 보험금 받기도 힘든데 나에게 알짜배기 정보를 쉽게 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이 점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고 싶은 것은 것 같다.
송과장이 부동산을 통해 돈을 얼마나 벌었고 또 경제적 안정을 얻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종잣돈을 마련하고 원하는 물건을 잡기 위해 노력했던 처절한 사투는 모르고 성공한 이야기만 보고 그냥 뛰어드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재테크 전문 서적이 아니라 소설이므로 너무 믿어서는 안되지만 중요한 것은 모두 말을 한 것 같다. 즉, 세상에 공짜는 없는 것이다. 노력하고 공부하고 의심하고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송 과장 편에서는 직장 생활에 대한 이야기보다 본인의 힘들었던 삶과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네 명의 주인공을 보며 나는 혹은 나의 삶은 누구를 닮았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닮고 싶은 사람, 절대 닮아서는 안되는 모습들. 그렇면서 스스로를 다시 돌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