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문체만 바뀐다면 근래 나오는 일본 미스터리와 크게 다를 게 없어뵈는데...

이래서 형식이 중요한 건가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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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살아나간 흔적...문득 인디언들이 강제 이주당했을 때 걸었다던 그 길이 떠올랐음.

걷다가 죽은 아이와 노부모를 안고서 묵묵히 걷기만 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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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두 번째 까지 읽었을 때의 리뷰

http://blog.naver.com/cheshireee/90142743582

 

1. 인연이라면 인연.

- 벌써 세 번째 읽는 책이다.

  읽어본 사람이라면 모두 동의할 테지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의 글도 아닐 뿐더러

  설령 내용과 소재가 가볍다 한들 내가 아는 김영하 식의 문체는 결코 가볍지 않아 어떤 것이든

  약간은 불편하고 낯선 것으로 변해버리곤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불편하고 낯선 것'

  아직도 희미하게 남아있는 용어적 지식에 의하면 그것이 스투디움과 푼크툼의 원리였던가.

  조금 일그러지고 낯선 것이 더 이목을 끈다 는 뭐 그런 것.  

  어쩌면 김영하 씨의 작품이 마음에 들면서도

  또 어떤 것들은 영 정을 붙이기 힘들어지는 이유가 거기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는 발간되자마자 구입했고

  처음 읽었을 때는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어' 라며 화를 내기까지 했다.

  그러다 두 번째 읽고 나서야 작가의 메세지가 조금이나마 보이는 느낌이었고

  (허나 그걸로는 조금 부족했고)

  세 번째 읽고 나서는 메세지가 무슨 필요야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 읽는 과정에서 이 책은 스스로의 리셋 과정에 의해

  중고시장에 팔렸다가 다시 구입되어 내 책장에 돌아왔다나 뭐라나

 

2. 바라봐야 될 것.

-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의 출발점도 그렇고 탄생배경과 성장과정의 특이성. 혹은 캐릭터 자체

  그 어느 쪽을 보아도 이 글의 주인공(혹은 주인공으로 낙점지어진 듯한 인물)은 '재이' 이다.

  그래서 예전 리뷰를 썼을 때 재이의 심정이 좀 더 드러났으면 좋겠다 고 생각했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부분적으로나마 작용하고 있다.

  허나 예전과 조금 달라진 것은 '동규' 에 대한 시선이다.

  함구증을 겪고, 가출했다가 돌아옴을 반복하며, 재이에 대한 애정과 증오가 번갈아 나타나는

  그의 행적과 책 말미에 흥미로운 이야기는 변절자로부터 나온다 는 부분에서

  어쩌면 재이보다 동규가 중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를 재이에게 포커스를 맞춰 생각해본다면

  다른 이들의 말처럼 '또다른 예수의 재림' 으로 읽힐 수도 있겠지만

  동규에게 혹은 동규의 시선에 포커스를 맞춰 생각해본다면

  흔히 있는 좀 특이한 친구에 대한 과한 동경 쯤으로 변모할 수 있는 이야기다.

  아마 이 점이 이 책을 읽는 데 대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과연 재이를 초월적 존재의 재림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환상이 덧대어진 아이로 봐야 하는가.

  물론 읽는 사람의 선택에 달렸을 뿐 답은 없다.

 

 

3. 픽션과 팩션.

- 이 책을 동규에게 포커스를 맞추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 것은 프롤로그 때문이었다.

  마법사와 조수가 등장하고 황제의 부당한 요구를 피해 마법사가 도망가버린 뒤 

  남겨진 조수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작가의 물음.

  이것이 재이가 가버리고 난 뒤의 목란과 동규의 입장과 매치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겠지만 재이는 사라지고 난 뒤

  동규는 무너졌으며 목란은 어쨌든 다시 일어설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이것 역시 꽤나 흥미로운 구도였다.

  만약 '또다른 예수의 재림' 으로 이 이야기를 읽는다면

  변절자는 동규가 될 테고 추종자는 목란이 될 것이다.

  허나 예수의 부재를 견디지 못 하고 무너져내린 쪽은 유다인 동규였다.

  그렇다면 그것은 죄책감 탓일까. 아니면 부재에서 오는 공허 탓일까.

  그러고보니 책의 어느 부분에서 슬픔을 없애기 위해 폭력으로 대응한다

  뭐 그 비슷한 구절이 있었던 듯 하다.

  사랑하는 가족이 떠나버리는 슬픔을 방지하기 위해 살해한다 뭐 그런 거?

  어쩌면 동규의 배신과 무너짐은 그 부분의 이야기로 예고되었던 것이 아닐까.

 

 

4. 연상되는 것들

- 가장 많이 떠오른 책은 더글러스 커플런드의 '지옥만세' 였다.

  아마 '예수의 재림' 이라는 것 때문이 아닐까 싶지만...

  그리고 김영하 씨의 다른 작품인 '빛의 제국' 과 '살인자의 기억법' 이 떠올랐다.

  현실과 허구 사이를 어떻게 오가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혹은 만들어내고 싶은지

  조금 윤곽이 그려지는 기분이다.

  왜 김영하 씨 이야기를 하면 리얼 어쩌고 하는 단어가 붙여지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 순위를 매긴다면

- 본의든 아니든 김영하 씨의 작품을 꽤 많이 읽게 되었다.

  빛의 제국,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퀴즈쇼, 검은 꽃,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 중에서 베스트를 꼽는다면 살인자의 기억법 과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정도?

  살인자의 기억법은 소설인 듯 소설 아닌 그 형식 자체가 놀라웠고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살인자의 기억법보다 앞선 그 방식(현실인지 아닌지 헷갈리는)의 사용과

  내용의 어우러짐이 탁월했던 것 같다.

 

 

6. 안타까운 점

- 동명의 드라마가 방영되고 난 뒤

  자꾸 이 책을 드라마의 원작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있어 안타깝다.

  그로 인해 판매부수가 더 늘어날 법한 내용도 아니다 보니

  그저 오해만 쌓이는 게 아닐까 하는 별 쓰잘데기 없는 우려를 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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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목가 1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7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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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결론부터 말하자면, 1권도 채 읽지 못 하고 덮어버렸다.

 

 

2. 내 소설적 취향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찰해보게 되었다. (내지는 소설에 바라는 것)

   a. 신파적 사랑 이야기에 약하다.

    - 허나 폭풍의 언덕을 위시한 '불멸의 사랑' 에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몇몇 작품에

      크게 반응하지 않은 것을 보면 내 감정적 반응의 주체는 아마도 '사랑' 보다는 '신파' 인 듯.

 

   b. 허나 지나친 감정 표현은 꺼려한다.

    - 내부는 '신파적 감정' 이더라도 겉모양은 고인 물처럼 잔잔해야 한다.

      터질 듯한 내면을 담담히 풀어내는 문장.

      음악 취향은 비록 하드락에 가까울 지언정

      문장 취향만큼은 이지리스닝 내지는 모던 락에 가깝다.

 

   c.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일 것.

    - 작은 주제로 시작하여 자꾸만 증폭되어 가는 일련의 글들.

      그러다 어느 순간 문장 속에서 주인공마저 보이지 않고

      묘사되어지는 상대마저도 보이지 않은 채

       제 3, 제 4의 인물들만 가득하다 결국 돌아오는 길마저 잃어버린 일련의 글들을 싫어한다.
       소설이건, 음악이건, 영화건, 미술이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이거다.

       "그래서 뭘 말하려고 하는 건데?"

       아무 것도 말하지 않는 게 목적이라면, 그래서 거기에 충실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통과다.

      그런데 본인이 뭘 말하려고 했는지, 하다못해 어떤 느낌이라도 전달하려고 했는지조차 

      잊어버린다면......글쎄 안타깝지만 내 독서 취향과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밖에...

 

 

3. 미국의 목가의 경우-

   말하고자 하는 바가 흐릿한 책은 아니다.

   뒤에 실린 평가만큼이나 문장이 강렬하다.

   그럼에도 '더이상 못 읽겠다' 고 판단이 내려진 까닭은

   나부터가 미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까닭이다.

   소설이 진행되는 배경의 적어도 50% 이상은 차지하는 듯한 정보가

   뇌 속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결국 하얀 것은 종이요, 까만 것은 글자니라- 하는 식의 읽기만 지속되고

   한 챕터에서 다음 챕터(혹은 다음 단계)로 이어질 때까지의 설이 너무 길다 보니

   마치 주제와 숨바꼭질 내지는 주제를 두고 강강수월래를 하는 듯한 느낌에

   결국 책을 덮어버렸다.

 

4. 미국 역사에 대한 지식은 없더라도

   하다못해 관심이라도 있는 사람이 읽어야 흥미가 일법한 책이다.

   미국 역사에 대한 관심은 없더라도 톨킨 류의 풀어쓰기(?)에 익숙한 사람이 읽어야 할 듯 싶다.

   무엇보다 나처럼 '용건만 간단히' 에 속하는 부류가 읽기에는 좀 많이, 버거울 성 싶다.

   특히 요즘같이 여름이 마지막으로 발악하며

   햇빛을 여기저기로 퍼뜨리고 있는 이런 시기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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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자오선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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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드라마에 대한 편견을 모조리 뒤엎어버리고

 

그저 살아남기 위한 대혈투로 둔갑시킨 작가의 대담함에는 찬사를 보내는 바지만

 

늘 그렇듯 적나라한 시선은 대상이 무엇이든지간에 따라가기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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