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파는 내가 끼니마다 음식을 만들고, 때로 쓸고 닦기도 하는 부엌의 후미진 곳에서 소리 없이 썩어가고 있었다
-나는 그 양파가 싱크대 밑 수납장에서 아무도 모르게 고양이 시체로 변화하는 과정에 소설의 진실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아마 작가의 말의 저 문장들이 이 소설집의 인상을 설명해주고 있지 않나 싶다. 일상의 것들에 이질적인 그림자가 물들기 시작하는 순간. 혹은 잊혀진 것들이 물러지고 삭아져 낯설고 기괴한 이형이 되는 찰나.
그러한 순간들에 대한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