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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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책들이 있다.


읽는 내내 공감하고 동의하면서도 

다 읽고 나면 그래서 어찌 해야 하는 거지 하는 의문만이 남는 그런 책들.

그것이 좋은 것이냐 나쁜 것이냐 를 따지자는 건 아니고

그저 지금의 이 현실은 어떤 것인가 에 대해 

되짚어 볼 계기가 되었다 정도랄까.


내가 기억하는 나의 세대는 무기력 그 자체였다.

물론 개인차야 있겠지만

'그저 시키는 대로 공부해서 대학만 가자' 했더니

대학 나온 자들이 너무 많아서 

뭘 해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게 되어버린 세대-

이것이 내가 인지하는 나의 세대였다.


그 중에서 난 애매하게 모난 돌이었다.

하고 싶은 것은 있었으되 재능은 부여받지 못 했고

부여받지 못 한 재능 

후천적으로라도 익히자 할 만큼 경제적 기반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럼 어차피 재능 없는 마당에 앗싸리 포기하고 먹고만 살자 라고 하기에는

또 고집이 너무 셌던 거지. 


그런 식으로 여러 해 꿈과 현실 사이를 오가다 보니 

최종적으로 형성된 나의 모습은

이 책에 나오는 개인주의자 와 

집단주의 그 중간 어드메에 헤매고 있는 게 아닐까 싶었다.

보통의 사회 수순과는 살짝 멀어져 있는데

또 어느 선 바깥에서 보면 

그 집단의 일부로 보이기도 하는 그런 입장?

사실 이런 입장에 대해 크게 불만은 없는 편이지만

가끔 이렇게 애매해도 되는가 싶기도 하다.


요즘처럼 변화가 급격하고 

사람들의 감정마저 수시로 고저를 오가는데다

그 격렬함을 감추지 않는 것마저 유행처럼 번져가는 상황에서

나 혼자 이도 저도 아니지만 난 괜찮아 이러고 있어도 되는 건가.

이렇게 변하고 변하다가 다 변해서 무너져버리면

그래서 내 발밑의 원만큼의 땅만 남기고 낭떠러지가 되어버리면


그 때도 개인이 행복할 수 있을지.


여기까지 생각이 들면 암담해진다.

그렇다면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개인으로써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최소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해서 뭐든 해야 돼 라고 생각하지만

당장 출근해서 매출 압박을 받고 있노라면 

아무 생각이 없어져 버리곤 한다.


이렇게 개인이 사라져 가는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더 집착적으로 뭐든 그리고 있는가도 모르지.

...언제까지 할런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그림이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칠 순 있을까?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만 현재 내 그림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결론은?

....정진만이 답이거늘 

해가 바뀜과 동시에 체력이 50% 이상 절감된 느낌이다.


아무튼 멈추지 않는 게 중요하겠지. 아마도.

그것이 그리는 거든. 그저 살아가는 것이든. 

그리고 그 와중에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

일단은 그 정도까지라도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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