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이해
케이 레드필드 재미슨 지음, 박민철 옮김 / 하나의학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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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블로그에 책 제목을 써 넣자마자

살예방상담센터의 연락처들이 보이는 것에 놀랐다.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한 리뷰를 복사해서 서재에도 올리는 중이다.

 작성자 외 보는 사람도 그 연락처들이 보이는지는 모르겠지만

 업로드 된 이후에도 그 연락처들이 계속 보인다)


참고로 말하자면 난 자살할 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없을 거라는 건 확신하지 못 하지만

일단 지금은 그럴 생각도 체력도 없다.


나름의 우울과 내부적으로만 격정적인 시기를 지나오면서 몇 가지 깨달은 것은


우울감이 심할 때는 감각과 기억이 둔해진다는 것


이 우울감은 나의 내적, 외적에도 요인이 있겠다만

가족력 역시 분명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가족력은 부모 양측 모두에게 있었다는 것


이 정도까지 깨닫고 나자

아이러니하게도 우울에 대한 죄책감을 어느 정도 떨쳐낼 수 있었더랬다.


'내가 이상해서 우울한 것만이 아니잖아! 피가 이런 걸 어쩌라고!!'

라는 자기합리화가 작용한 면도 분명 있으리라.


사실 자살의 이유가 무엇인지

우울의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에 대한 것이라면 시간이 지난 후에

이랬니 저랬니 하면서 판가름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타인의 경우 과연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일까 싶다.


그저 사례만 모아놓은 것 같다- 는 일독의 감상보다는

깊이 들어간 것 같다- 는 게 이독의 감상이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문제라는 것은 똑같다.


한 사람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폭풍을 누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병이나 사고 등을 은유하면서

가는 데는 순서없다. 사람 언제 죽을 지 모른다 는 말을 종종 듣곤 하는데

이 리뷰를 쓰며 그 말을 떠올리다가

문득 지금 남아있는 우리 모두가 용케 자살하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일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살면서 자살 충동을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듣긴 들었다만 어쨌든.


누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말에

그 죽음의 원인으로 자살도 끼워넣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부쩍 드는 요즘이다.


누가 언제.

그만큼 힘들어서 터질지 모른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도울 수 있지?

애초에 내가 도울 수 있는 문제긴 한가?


늘 그렇듯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과 제발 그만 좀 하라는 생각이 충돌한다.

이 역시 자살성향이 깃든 가족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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