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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 이다혜 기자의 페미니즘적 책 읽기
이다혜 지음 / 현암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무언가 리뷰를 쓰다가 지워버리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것 역시 혼란의 일종인가 싶긴 하지만
솔직한 리뷰를 쓰자면
지난 나의 삶을 간증 수준으로 이야기 해야 할 듯 싶은데
공개적인 장소에서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은 마음에
에둘러 가다 보니 결국 이도 저도 아닌 리뷰가 되고 말더라 -
라는 게 솔직한 이유일 것이다.
나의 삶을 간증하지 않고 리뷰를 쓰기 위해
사회에서의 내가 아닌 창작하는 나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보자면
점점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이게 맞는 걸까 이래도 되는 걸까
특히 최근 어두운 가족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하면서는
이러한 생각이 더욱 강해졌다.
그 가족에서는 '이기적이고 저만 아는 엄마' 가 나오는데
과연 이 설정이 다른 설정에 비해 너무 강해 보이진 않는지
이 가족 안에서의 비극이 과연 '엄마' 의 탓으로 여겨지지는 않을런지
내가 저 엄마의 설정을 저렇게 끌고 간 이유는 무엇인지
엄마 라는 인물이 저렇게 된 이유는 과연 잘 설명이 됐는지
거듭 물어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뼈대가 잡혀가는 꼴을 보자면
뭘 어떻게 해도 그 '어두운 가족' 의 이야기는 '엄마' 때문이 되어버릴 것 같다.
이건 보는 나의 시각 때문인지
아니면 이야기를 꾸며내는 나의 사고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서 있는 이 땅, 이 사회의 환경 때문인지
다른 사람이 보면 다르게 볼 수 있는 건지
수시로 의문이 반복된다.
멋 모르고 좋아하던 것들을 더 이상 좋아할 수 없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에도 이게 학습된 결과인지 진짜 생각인지를 의심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을 내뱉고 나서 '이렇게 말해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최근 들어 나타난 경향들이다.
이것이 과연 시야가 넓어졌다는 증거인지
아니면 그냥 의심 많은 성격이 되었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까지보단 다른 각도로 보게 된 것 같아서
그것만으로도 좋은 일 아닌가 싶다.
물론 혼란 이후에 제대로 정립된다면야 더 좋은 일이겠지만
과연 정립이라는 게 가능할 날이 있을지가 의문이다.
p.s. 리뷰가 산만하고 뭔 소린가 싶으시다면 감기 때문이라 생각해주시길.
...이번 감기 독하네요. 열은 없는데 정신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