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음.








1. 가장 첫째로 든 생각.

   ....이 나라는 대체 장례식 때 며칠의 휴무를 주길래 이렇게 오래 쉴 수 있나

   (...사회생활의 폐해려니)

   그리고 이 가족은 미쳤구만.


2. 현재 보려고 생각 중인 자비에 돌란 영화는 대략 5편 정도이다.

   아이 킬드 마이 마더(2009) - 봤음

   하트비트(2010)

   로렌스 애니웨이(2012)

   탐엣더팜(2013) - 봤음

   엘리펀트 송(2014)

   단지 세상의 끝(2017)

 

   ...정리해보니 여섯 편이고 이 중 벌써 두 편은 보았으니

   아마도 꽤 취향저격의 스타일이었지 싶다.


3. 첫째로 든 생각이 '얘네는 장례식 때 대체 며칠을 쉬는 거냐' 였다면

   두 번째 든 생각은 '과연 자비에 돌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아이 킬드 마이 마더 - 하트비트 - 로렌스 애니웨이 등으로

   이어지던 필모그래피로 인해 탐엣더팜 이전에는

   그럭저럭 다채로운 색상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라고 여겨져왔던 모양이다.

   (짜증은 겁나 낼지언정

   -아직도 아이 킬드 마이 마더에서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기억에 남음-)

   그런 그가 갑자기 해초에 발이 얽혀 헤어나오지 못 하고

   꼴깍거리는 듯한 영화를 내놓으니

   어디선가 본 리뷰가 절로 이해가 갔다.

   '...과연 자비에 돌란에게 무슨 일이 있었단 말인가'


4. 영화에 대해,

   특히 극 중 캐릭터 프랑시스(프란시스인가? 아무튼)에 대해

   여러 이야기가 있는 듯 하지만

   그 여러 이야기 중 프랑시스 역시

   퀴어적 성향이 있엇을지도 모른다 에 대해서는 '글쎄' 라고 말하고 싶다.

   가족이 놓인 배경은 이웃과 교류가 없는 시골.

   그나마 몇 안 되는 이웃마저 큰아들 성질머리 때문에 멀어진 듯 하고.

   거기다 어머니 역시 망설임 없이 아들의 뺨을 갈기는 걸 보면

   온화한 성정은 아니지 싶다.

   그렇다면 여기서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아버지 역시 감싸는 성정은 아니었지 않았나 하는 것.

   고립된 가족은 서서히 서로를 갉아먹기 시작하는데

   그나마 있던 형제는 약삭빠르게 도망가고

   이 빌어먹을 가족, 애증의 대상인 어머니와 농장이

   결국 온전히 자신의 책임이 되어버린 거다.

   일찍 도망가지 못 한 죄로.


5. 그렇다면 탐은 영화가 끝나도록 벗어나려 하지 않았나.

   폭력도 폭력이지만 소속감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 초반에 나오는 추도문을 위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문장이

   그나마 탐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다.

   '널 대신할 사람이 필요할 거야'

   어쩌면 그냥 저기서 죽고 싶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6. 다만 궁금한 것은

   과연 프랑시스와 기욤, 이 두 형제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는 거였다.

   단지 기욤의 얘기를 거론한 이유로

   사람을 팬 걸로는 설명되지 않는 무언가가 더 있었을 것 같은데

   기욤이 고향을 떠나기 전 끄적거린 노트와

   그에 신경쓰는 프랑시스만 보여줄 뿐 끝내 설명해 주지 않는다.


7. 가족끼리도 거리 유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은 영화였다.

   좀 더 프랑시스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 들긴 하지만

   이걸로도 됐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도망쳐서 다행이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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