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내 인생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차선과 차악이 아닐까 싶다. 말하자면 늘 최고도 최악도 아닌 상태.
돈 빌려가 입 닦는 친척들이 있었지만
다행히(?) 여기에 생면부지의 사기꾼은 끼어들지 않았고 화목하다 할 수 없는 가정사가 있었지만 다행히 구성원들은 자기체면과 책임을 중시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중독‘ 의 경우-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에 대한 리뷰를 쓰며
난 우울을 강박으로 이겨냈다는 표현을 썼다.
중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우울에 빠져버린 마음은 몸을 괴롭히는 쪽으로 뻗어나갔고 이에 타고난 체질(아토피와 알러지)는 어쨌든 지속적으로 약을 먹어야 하는 핑계가 되었다.
알러지약-위장약-감기약 등 일반의약품으로 구할 수 있는 약은 모두 돌아가며 말이다.
어쩌면 그래서 알콜에 더 의존을 하지 않을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
무엇이건 몰입할 때면 찾아오는 감각은
일종의 유리이다. 즉 안에서부터 온전히 나로만 채워진 세계 안에 틀어박힌 듯한 감각.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고치 에 들어간 듯한 감각.
그런데 점점 많은 것을 한꺼번에 하길 요구받고
한 우물만 파면 망하기 쉽다는 등의 말을 들으며
결국 드는 생각은 ‘그래서 난 실패자인가‘ 하는 것
어쩌면 그래서 다들 그렇게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를 가리켜 ‘일종의 임사체험‘ 이라 했던 김혜리 기자의 말이 떠오르며 아 이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화를 많이 보는건가 싶기도 했다.
어떻게든 한순간이라도 잊고 싶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