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스포일러 포함
1. 사실 이 영화는 별로 볼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보게 됬는고 하니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이후
제임스 맥어보이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랄까.
물론 결과는 ".....뭐지" 였지만
2. 벌써 14년전의 영화 '아이덴티티' 는
미디어에 대한 기억력이 낮은 나로서는 꽤 오래 기억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중인격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 자체가
당시에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었고(일단 난 그렇게 기억한다)
무엇보다 인격이 나타나고 사라짐을 배경과 소품 설정에 녹였다는 게 놀라웠음.
3.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배우가 살렸다' 라고 해야 할까.
제임스 맥어보이 연기가 호평이길래 그거 보려고 봤다가
안야 테일러 조이 연기만 넋놓고 봤달까
그리고 그 외에는 "......"
4. 무엇보다 너무 과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인격끼리 싸운다 까지는 뭐 그럴 수 있겠다
(뭐가 그럴 수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난 솔직히 비스트의 설정을 납득할 수 없다.
여럿의 자아들 사이에서 절대악이 나타날 수도 있겠다만
왜 거기다 신봉자를 덧붙이고
인류의 진화를 꾀한다는 식의 양념을 친 건지 모르겠음.
그 대사를 듣는 순간 들은 생각은 '식스센스와 엑스맨의 합체냐' 밖에 없었다.
가뜩이나 다중인격 처럼 현실적으로 다루기 힘든 주제에
굳이 신봉자와 비신봉자를 나누어
상처입은 영혼만이 구원에 다다를 수 있나니 어쩌니
하는 살까지 덧붙일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5. 14년 전의 영화 아이덴티티가 인상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럴 수도 있다 라고 생각하게 만든 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다중인격처럼 미세한 관찰이 없거든 그 사실을 파악하기 힘든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점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든 '그럴 수도 있다' 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6. 포털에서 본 '이것은 케이시에 대한 이야기다' 라는 영화 평에 한 표.
그리고 배우가 아깜다 는 평에도 한 표 던지는 바다.
7. 안야 테일러 조이 는 '더 위치' 에서 보고 두 번째 보는 건데
얘는 데뷔한지 얼마나 됐다고 계속 이렇게 빡센 역만 하는 건가 싶어
필모그래피를 뒤져보니 엑스맨 외에는 거진 스릴러네...
8. 결국 케이시에게는 어딜 가든 똑같을 뿐 아닌가.
차라리 케이시 역시 다중인격이라
케이시의 다른 인격과 케빈이 다른 인격이 만나는 이야기라면 더 흥미로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