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괄호
엘로디 뒤랑 지음, 이예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1. 나와 내 가족이 아프지 않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2. 기억도 나지 않는 3~4살 무렵 큰 병에 걸린 적이 있다고 한다.

   어느 정도였냐 하면 '이 아이는 이제 죽겠구나' 싶을 정도?

   몇 개월 여간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한 끝에 서서히 호전되기 시작하였고

   그 덕이라기에는 뭐하지만 어쨌건 지금까지 큰 병치레는 없이 살아왔다.

   대신 잔병치레가 엄청나다는 것이 문제지만.


3. 하여 내가 정확히 기억할 수 있는 큰 병이라고 해봐야 마음의 병 정도이고

   그나마도 처음 문제를 자각한 시점과 나아가던 시점의 일이 기억날 뿐

   중간의 기억은 전혀 없다.

   수시로 울고 그림도 찢고 심지어 그림도구도 다 갖다 버리고 한

   단편적인 기억이 날 뿐 어떤 식으로 사고가 전개되어

   어떤 식으로 문제가 자각되었는지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이 없다.

   다만 나에게는 해소되지 않은 원망과 분노가 있었고

   그걸 덮어두고 무조건 가족이니까 이해해야 된다 로 일관하려 하니

   병이 난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할 뿐


4. 그 때 말고 기억이 없는 시절이 또 있다.

   서울로 이사오기 전 광주에서의 기억인데.

   어릴 때 이사오긴 했다만서도 그래도 11살~12살때까지는 지냈었으니

   어느 정도는 기억이 날 법한데도 기억이 전혀 없다.

   광주에서부터 가세가 기울었으니

   마음의 병이 싹튼 것도 그 때부터였나 보다 하고 짐작할 뿐

   이 역시 증거는 없다.


5. 오랜만에 만난 친우와 이야기하다가 이런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

   "이상하게 엄청 힘들거나 우울했을 때의 기억이 없어."

   너무 힘드니까 무의식적으로 지우려 한 건지

   아니면 그 때 당시 기억을 보존할 정도의 능력조차 없었던 건지


6. 다른 많은 투병일기 중 유독 이 책을 사게 된 이유는

   창작하던 사림이 뇌에 직격타가 오는 병을 앓게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보면서 자꾸 '나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론은? 아마 비극이었을 듯.

   일단 주인공의 나이 때 쯤의 우리집이나 나의 자금사정은

   그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었을테고 그 때 진 빚으로 아직까지 허덕이고 있겠지

   그리고 후유증으로 난 그 후로 한참이나 일을 할 수 없었을테고

   그럼 지금처럼 휴직기도 가질 수 없었겠지.

   어쩌면 가지려는 생각조차 안 했을 지도 모르겠다.

   다른 방식으로 그려봐야다는 생각 자체를 못 할 수도 있으니.


7. ...더 잘 살면 좋기야 하겠다만

   제발 나나 내 가족이나 큰 병이나 앓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책이었음.

   아울러, 지금보다 더 나이 들면 분명 난 독거인~독거노인 이 되어 있을테니

   빨리 대비책을 강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음.

   ....그러려면 일단 몸을 챙겨야 한다. 특히 눈 조심을 하자.


8. 오늘의 리뷰는 더더욱 산만하구나.

   기승전 눈 조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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