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4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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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해하지 못 했음. 그러나 감동적이다.

 

2. 중견작가, 혹은 거장이라 불리는 작가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내가 맞닥뜨리는 난관은 바로 '이해하지 못 함' 에 있었다.

   여기서 이해하지 못 함은 철저히 상식과 지식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럭저럭 말은 이해하고 그 뜻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나

    그 말이 나오게 된 상황이나 배경에 대한 지식이 일말도 없으니

    극중 인물의 사고의 흐름에도 공감할 수 없게 되고

    그러다보니 정치적, 역사적 소설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

    왜? 못 알아먹겠으니까.

 

3. 그렇다면 왜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는가.

    노력할 정도로 궁금하지 않았다는 게 답이 되겠다.

    전쟁에 휘말린 인간이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는 나의 관심이 될 수 있지만

    전쟁이 어떻게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가 는 나의 관심이 될 수 없다.

    그런 사고로 이제껏 문학을 대했고 앞으로도 그럴 전망이다.

 

4. 하여 지식이 지나치게 넘치는 문학들은 경계를 먼저 하곤 했다.

    문학 이라는 창작물을 잊어버린 채 자신의 지식 설파에만 매달리고 있지 않은가

    또 얼마나 많은 페이지를 그냥 넘겨야만 할까

    난 지식이 있는 자가 만들어낸 진짜인 듯 가짜인 이야기를 읽고 싶은 거지

    당신의 강연을 듣고 싶은 것이 아니다.

    시간이 오랜 만큼 생각의 벽 또한 두꺼워 나의 이러한 편견(이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의 벽을 넘어온 책은 그리 많지 않다.

    박상륭의 '죽음의 한 연구'

    이승우의 '생의 이면' '지상의 노래'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5.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작가의 철학이랄지 철학적 사유랄지가 어떻게 등장인물의 삶으로 화했는가 하는 것이었다.

    가벼움과 무거움을 미끼처럼 던져두고

    각각 대비되는 인물들을 만들더니

    결국 말하는 것은 존재와 삶 이라니. 그냥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

 

6. 솔직히 아직도 이 책에 대해 뭐라 말해야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지식(내지는 철학)과 창작의 조화의 모범적인 사례 같다는 것.

 

7. 결과적으로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슬펐다는 것도 생경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르는 것 자체가 핵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언뜻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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