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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행 야간열차 (윈터 리미티드 에디션) ㅣ 세계문학의 천재들 1
파스칼 메르시어 지음, 전은경 옮김 / 들녘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1. 일단 말해두고 싶은 것. 내가 산 것은 세트가 아니다.
세트 이전의 판본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통합된 한 권이라는 것.
2. 그레고리우스의 지적인 사유. 프라두의 가책. 난 그것들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 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게 읽히는 다른 책들에 비해 평점이 높은 이유.
언젠가 수시로 하던 생각들을 불러 일으키는 힘이 있다는 것.
4. 더 말하기도 입 아프지만
이제껏 지나온 나의 시간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그림이다.
그림을 열망하면서 내가 어떻게 변해왔고 어떤 것들을 멀리하기 시작했으며
어떤 모습이 되고자 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만큼 대사건이었던 거다.
그림을 시작한 것 자체가.
허나 시간이 지나고 결국 그림이 아닌 다른 것을 해서 먹고 살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되었을 때
그 때의 나를 향해 한 서린 말도 많이 했더랬다.
그 때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그랬다면 달랐을까 하는 것.
(누군가 다시 돌아간다면 그림을 그릴 것이냐 라는 질문에 아니. 라고 답하던 시기였다)
5. 또다시 시간이 지난 지금.
그림을 택했던 그 때의 나와 그림을 택한 나를 원망하던 또다른 시간 속의 나를 돌이켜 보면
어쩌면 결론은 정해져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술과 지적인 것' 에 쉽게 매혹되는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지적인 것은 몰라도 예술적인 것' 에는 쉽게 매혹되는 아이로 태어난 이상
내 손으로 무엇이건 만들어내고 싶어했을 거란 생각.
장르는 상관없이 어쨌든 '만들어내는' 것에 매료되고 결국 택하게 되었을 거란 생각.
요즘은 부쩍 그런 생각이 든다.
6. 솔직히 이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르겠다.
줄거리는 어렵지 않은 반면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과 프라두의 사유는 수시로 눈이 감길 정도로 어려웠다. 내게는.
하지만 이 삶(프라두의 삶) 과 저 삶(그레고리우스의 삶)이 교차되는 것과
결국 돌아오는 것은 일상이라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더랬다.
그리고 예의 바른 지성인인 그레고리우스 자체도.
(프라두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 똑똑한 당신...이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