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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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 문장 한 문장이 가슴을 저민다

 

더 정확하게 말해보자면

 

억지로 칼로 가슴을 헤집어 문장을 집어넣는 것 같은 느낌이다.

 

너무 아픈 현실을 너무 나긋하고 다정하게

마치 지나간 사랑노래인양 아련하게 표현하여 더욱 슬프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생각하려 하지 않아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되뇌며 겨우겨우 페이지를 넘기다가 결국 울컥하고 만 것은

어쨌든 난 아침이 오면 출근을 할 것이고

별 것 아닌 일로 인생의 괴로움을 논하며

급여인상을 언제 거론하면 좋을지 따위나 생각하고 있겠지 하는 사실 때문.

 

 

본문의 문장처럼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많은 아이들이 또 죽었고, 많은 젊음들이 사라졌고, 가장이 이 추위 속에 굴뚝에 올라가 있다.

 

 

그래도 난 여전히 어떤 행동도 하지 않고

살아남는 게 가장 큰 미덕인 양 그렇게 살겠지.

이게 사는 건가 라는 생각 따위나 하며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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