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조씨 여성분 때문에 갑과 을 이야기가 한창인 듯한데...솔직히 난 갑과 을의 입장에 대해 열변하는 누구의 말도 믿지 않는 편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을이 되기 쉬운 서비스직에 장기간 일해왔기 때문이지 싶은데...뭐 갑과 을의 시시비비를 따지자는 건 아니고 그냥 한때 커피 만들던 사람의 입장에서 대처하기 곤란했던 몇 가지만 말해볼까 한다.


1. ˝늘 먹던 거요˝
- ....당신은 매일 가는 커피숍이지만 커피숍(특히 프랜차이즈의 경우) 직원의 입장에서는 당신처럼 매일 오는 사람들이 수십 명이다. 그 사람들의 3~40% 정도가 왜 매일 같은 거 먹는데 기억 못하냐며 짜증을 낸다. 말해두지만 당신의 메뉴를 기억해주는 직원이 특별한거지 손님의 메뉴를 기억하는 게 당연한 건 아니다.


2. ˝컵 하나만 더 주세요˝
- 이건 남녀노소 불문하고 참 가볍게 부탁하는 건데...
직원 입장에서는 적잖이 짜증나는 일 중 하나다.
커피숍이라고 일회용품 공짜로 들어오는 것 아니고 규모가 큰데면 컵 판매수 총량으로 월별 매출과 메뉴 매출을 잡기도 한다. 그런데 컵 더 달라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커피숍 종이컵은 공짜로 들어오는 줄 알고 심지어 보증금 달라고 하면 화를 내기도 한다.
컵 더 달라는 요청을 하지 말란 얘기가 아니다.
다만...카페라고 종이컵 공짜로 들어오는 게 아니라는 것만 알아달라는 거...


3. ˝제가 왜 이런 것까지 해야 되요?˝
이건 손님이 아닌 일하러 들어온 알바생과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몇몇 드라마가 방영되고 바리스타란 직업이 각광을 받으면서 알바라도 하고 싶어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의 대부분의 바람은 ˝깨끗하고 예쁜 가게에서 커피 만들고 싶다˝ 이다. 다른 말 필요없이 그 가게가 깨끗하고 예쁘다면 그만큼 치우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만 알아줬음 한다. 화장실부터 에어컨 필터. 유리창까지 대부분 직원의 책임이다. 드라마에 나오지 않았을 뿐이지...바리스타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는 매장청소이다.


이거 외에도 여러 사례가 있지만...
직원이 아니었다면 생각하지 못 했을 듯한 부분만 일단 추려보았다. 쓰고 나니 대체 왜 쓴 거지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내 입장을 내세우기 앞서 상대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기...이것만 실천되도 참 많은 문제가 사라질 거 같은데 힘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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