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적인 앨리스씨
황정은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야만적이라기보단, 차라리 가련한 앨리스 씨

 

실패와 패배의 기록이라기보단, 가련할 정도로 길고 긴 애도의 기록

 

문득 살펴보게 되는 것은

나를 둘러싼, 혹은 내 주변의 폭력은 어느 정도에 수치에 도달했으며

그것을 향한 나의 외면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

 

여태껏 본 황정은의 글은 늘 폭력적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폭력에 노출된 소수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 폭력에 어찌 대항할 줄도 모르고, 도움을 청하는 방법도 없을 뿐더러

청해봤자 도로아미타불인 사람들.

그래서 그 상태로 그냥 노출되고만 있다가 결국 제 풀에 꺾여 스러져버리는 그런 사람들.

 

그래서인가보다.

씨발스러울만치 욕설이 많이 나오는 문장을 읽으면서도 먹먹해지고 마는 것은

결국 이것은 애도의 기록임을 알기에.

 

앨리스씨는 결국 떨어졌고, 올라오지 못 했고, 난 그래서 슬프다.

허나 나의 일상으로 돌아가면 결국 아무렇지 않은 듯 살 것을 알기에 또 슬프고 먹먹하다.

어쩌면 그래서 다들 폭력에 민감하고 슬픈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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