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딴방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1999년 12월
평점 :
-외딴 방 첫번째 리뷰
http://blog.naver.com/cheshireee/90144999453
처음과 달리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난 그들을 어떻게 살게 하였나.
누차 생각해왔듯 내가 부모에게서 얻은 것 중
가장 큰 백분율을 차지하는 것들이 체념과 포기, 원망, 시간과 돈을 아까워하는 성향- 등이라면
과연 난 그들을 어떻게 살게 하였나.
굳이 '외딴 방' 때문이 아니라도 문득문득 출퇴근 버스 안에서 들곤 하는 생각이다.
일과 집, 그저 일과 집으로 점철된 생활을
고의는 아니었다 해도 여지껏 그들에게 강요해왔구나
내 꿈을 쫓는 그 긴 시간 동안 그들의 꿈(어쩌면 집이었을, 또 어쩌면 자녀의 결혼이었을)을
망가뜨려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슬퍼져 버렸다.
그와 동시에,
언젠가 한번쯤 자전적인 이야기들을 남김없이 풀어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겨우 외면이 가능하게 된 지금 보다 더 무덤덤해져
상황에 관여하면서도 그것이 날 해치지 않게끔 내가 강해졌을 때
아니면 아직도 문득문득 옛 감정들이 치밀어 올라 눈물이 날 때 그것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은 지나간 날들을 되짚어 가며
하나의 거름이나 외면도 없이 써내려가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언젠가 나도.
한 번쯤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