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1. 내용 자체보다 그것을 풀어나간 형식이 놀라웠음.

   이는 나란 사람의 성향 탓인지도 모를 테지만 사실 작가적 시점을 내세워

   먼 발치서 서술로 풀어나가는 편이 속 편할지도 모를 법한 설정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것을 굳이 주인공의 입장에 서서.

   끊어지는 기억 그대로를 답습해가며 표현하고자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야기 자체보다 그 풀어가는 방식 탓에 꽤 오랜 기간 고민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2. 소설이나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줍잖게나마, 혹은 가뭄에 콩나게 듯이나마

   이야기를 떠올리고 매끄럽게 나아가는 법을 생각하곤 하는데

   어쨌든 요는, 주인공이 정말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들어내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인공의 이야기어야 한다는 것.

   그런 점에서 '살인자의 기억법' 은 나의 시덥잖은 가치관에 부합한다 볼 수 있다.

 

3. 여기에 하나 더.

   주인공 외의 다른 이들의 서술이 나오질 않는지라

   과연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허구인지가 헷갈린다.

   아마도 이 점 역시 이 소설의 매력이라 볼 수 있을 듯.

 

4. 언젠가 '살인자의 기억법' 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이 역시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살인자의 기억법' 이 영화화 된다면

   꽤 여러 갈래로 진행될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소설대로 혼자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버린 노인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 듯 하고

   그 노인을 둘러싼 새로운 트루먼 쇼가 될 수 있을 듯도 한데 과연 어느 쪽이 나올 것인가.

 

5. 나라면, 새로운 트루먼 쇼를 만들 듯 하다.

   아무래도 난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 외의 사람들이 거짓말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6. 이제껏 본 김영하 소설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듯.

   아울러 살인자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는 점에서

   조이스 캐럴 오츠의 '좀비' 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누군가 묻는다면 절대적으로 '살인자의 기억법' 을 읽으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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