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모든 것 안녕, 내 모든 것
정이현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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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 나오는 문장인 '조용히 닳아가는 것' 과

작가의 말 중 하나인 '소설을 산다' 는 문장이 절묘하게 결합된 듯한 이야기이다.

 

굳이 소설이 아닌 이야기라 표현한 까닭은,

 

아마도 그녀와 비슷한 나이대일 거라 짐작되는 7,80년대 생들.

특히 꿈은 곧 포기하기 마련인 것이고

우정이란 단어의 뒷면에는 결국 돈 빌릴 때나 연락하는 게 친구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사랑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존재했던 적도 없던 것이라 믿게 되어버린-

 

한 마디로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믿지 않게 되어버린 

어떤 사람들(나를 포함한)의 이야기인 듯 싶어서이다.

 

문장은 담담하나 그것이 그려내는 상황은 지나치리만치 현실적이다.

그러나 과연 그 현실이 7,80년대 생이 아닌,

설명하자면 서태지가 가수가 아닌 그저 이슈메이커일 뿐인 이들에게도 가 닿을까 생각해보면

이 이야기의 전달성이 과연 효력이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를 통틀어 꽤 충격적인 사건이 하나 일어나는데.

구태여 그 사건이 일어났어야만 했던 이유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아름다운 것들을 믿지 않게 되고

그 믿지 않음이 곧 나이 들어가거나 혹은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구태여 그 사건을 만들어내서

마치 작별의 원인이 사건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물론 내가 이해를 잘못 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내가 읽은 그녀의 첫번째 책인 '너는 모른다' 와 마찬가지로

담담하게 채색되는 일상이 인상적이고

그 담담한 색채가 나를 붙잡아 이끌기도 하지만

어? 하며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면이 있다.

 

왜 굳이 이런 게 여기에? 라는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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