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민음사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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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모르는 일련의 감정들이 하나로 합체된 글- 이라고 본다.

   이를테면 정말 죽음이 멀지 않았다고 느껴질 정도의 나이. 스스로의 늙음을 자각하는 느낌.

   그럼에도 찾아오는 욕망. 혹은 사랑.

   그것들이 어느 정도로 강렬하게 다가오는지

   그거라도 잡지 않으면 정말 자기 인생이 덧없이 느껴질만한 것이었는지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다.

 

 

2. 다만 인상적이었던 것은, 잠든 소녀를 보며 사랑에 빠졌다는 점이었다.

   잠에서 깨어 옷을 입은 그녀를 보면 못 알아볼지도 모르겠다는 주인공의 말이

   과연 이게 사랑인가. 이것도 사랑인가 하는

   참으로 구태의연한 질문을 떠올리게 했다.

 

 

3. 그럼에도 "나쁘지 않아" 라며 스스로를 설득(?)시킬 수 있던 건

   글 전체에 감도는 꿈과 현실의 경계 어디쯤에 존재하는 듯한 분위기 탓이었던 것 같다.

   마술적 리얼리즘의 창시자(맞나?)라 불리는 마르케스 씨의 소설이니

   어렵지 않게 환상이 펼쳐졌다가 또 어렵지 않게 현실로 돌아오고.

 

 

4. 허나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순전히 짧은 글보다 긴 글을 선호하는 나의 취향 탓이라 생각된다.

 

 

5. 짧은 글과 뜨거운 곳의 정서(+ 욕망)는

   내가 쉽사리 공감할 수 없는 영역의 것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책이었다.

 

 

6. 정말 난 친구 말마따나 '어쩔 수 없는 신파적 취향' 의 소유자인 듯 싶다.

   배수아씨의 철수도 그렇고,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도 그렇고

   문장 어딘가가 차갑고 딱딱하여 쉽사리 정이 가지 않음.

   어디까지나 내 감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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